좌장 최동섭
고려의대 교수
고대안암병원 내분비내과

최근 '제2형 당뇨병 관리의 최신 지견'이라는 주제로 좌담회가 개최됐다. 
좌장은 고려의대 최동섭 교수가 맡았으며 고려의대 김신곤 교수가 강연한 후 토론이 이어졌다. 
본지에서는 이날의 강연 및 토론 내용을 요약·정리했다. 






 

패널 <왼쪽부터>
김동선 한양의대 교수·한양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이문규 성균관의대 교수·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장학철 서울의대 교수·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최문기 한림의대 교수·춘천성심병원 내분비내과
















DPP-4 억제제의 새로운 선택
 

김신곤
고려의대 교수
고대안암병원 내분비내과

"Anagliptin, 혈당 강하 효과 외에
 지질 강하 등 추가적 이점 보여
 MAGE 관리의 중요성"


혈당 관리에 있어 고전적으로 'glucose triad', 즉 당화혈색소(glycated hemoglobin, HbA1c), 공복혈당, 식후혈당의 조절이 중요하게 여겨져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혈당 변동폭(mean amplitude of glycemic excursion, MAGE)이 더해진 'glucose tetrad'가 중요시 여겨지고 있다. 

식사 시마다 증가하는 혈당 변동은 산화 스트레스(oxidative stress)를 유발하여 내피세포(endothelial cell) 손상에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같은 HbA1c 수치를 가진 환자에서도 MAGE에 따라 합병증 발생에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그림 1>. 

 

 

스웨덴에서 제1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는 HbA1c가 높아질수록 사망률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는데, 그 중 HbA1c가 6.9% 이하인 비교적 정상에 가까운 환자에서도 대조군 대비 사망률이 높아 혈당만으로 평가되지 않는 다른 지표들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N Engl J Med. 2014;371:1972-82). 

90년대부터 2000년대 후반까지 진행된 호주의 한 연구에서는 연구 기간 동안 목표 혈당 도달률이 20% 내외로 혈당이 크게 개선되지는 않았지만 당뇨병의 합병증인 망막병증(retinopathy)의 발생은 지속적으로 감소되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는 다회 인슐린 주사요법(multiple daily injection, MDI) 및 지속 피하 인슐린 주입요법(continuous subcutaneous insulin infusion, CSII)의 사용이 꾸준히 증가함에 따라 같은 혈당에서도 혈당의 변동을 줄여주는 것이 미세혈관 합병증을 감소시키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Diabetes Care. 2011;34:2368-73). 

급성 심근경색(acute myocardial infarction, AMI) 환자를 대상으로 MAGE를 평가한 연구 결과에서는 혈당 변동이 심한 환자에서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심혈관 사건의 발생이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Cardiovasc Diabetol. 2013;12:33). 

평균 혈당이 90 mg/dL, 360 mg/dL, 그리고 90에서 360 mg/dL을 오가는 혈당 변동 샘플의 세포사(apoptosis) 비율을 확인한 결과, 평균 혈당이 꾸준히 360 mg/dL로 높았던 샘플보다 혈당 변동 샘플에서 세포사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Am J Physiol Endocrinol Metab. 2001;281:E924-30). 

Metabolic Karma
일과성 고혈당(transient hyperglycemia) 또는 혈당 변동성(glycemic variability)의 증가는 장기적 예후에 영향을 끼치며, 혈당이 개선된 후에도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데 이를 ‘Metabolic Karma’라고 지칭한다. 

고혈당 클램프(hyperglycemic clamp)에서 3시간 동안 고혈당에 노출시킨 마우스의 대동맥 내피 세포를 관찰한 실험실 연구 결과에서는 단 3시간의 노출에도 불구하고 이후 6일까지 NFκB의 발현이 상향조절(upregulation) 되어있어, 일과성 고혈당일지라도 결국 유전자 발현(gene expression)에 영향을 주는 epigenetic change를 일으키는 것을 알 수 있었다(J Exp Med. 2008;205:2409-17). 

혈당 관리에 있어 초기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초기의 잘못된 혈당 관리는 이후 혈당이 개선돼도 합병증 발생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혈당 변동성 개선 및 식후 고혈당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평균 혈당이 6.5%를 초과하지 않더라도 식후 혈당 변동성이 당뇨병성 합병증을 유발하는 데 장기적으로 영향을 끼쳐 당뇨병이 아닌 전당뇨병 단계 또는 대사증후군을 동반한 환자에서도 당뇨병의 합병증인 신경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는 보고들이 있다. 

저녁 혈당 관리
아침에 고열량을 섭취하는 것과 저녁에 고열량을 섭취하는 것이 각각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전체적인 혈당 조절 및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glucagon like peptide, GLP)-1 분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점심 식사는 600 cal로 양 군에서 동일하게 섭취했으며 저열량 식사는 200 cal로, 고열량 식사는 700 cal로 섭취하도록 했다. 아침에 고열량을 섭취한 군에서는 아침 혈당이 증가했으나, 점심이나 저녁 식후혈당은 크게 증가하지 않아 전체 식후혈당을 유의하게 감소시킨 반면, 저녁에 고열량을 섭취한 군에서는 아침 혈당이 증가하지 않았으나 점심과 저녁 혈당이 모두 증가해 전체 식후혈당이 비교적 높은 결과를 보였다(Diabetologia. 2015;58:912-19). 

이와 같은 결과는 아침에 고열량을 섭취하는 것이 비단 아침 혈당에만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라 전체 하루의 혈당에 영향을 끼치며, 섭취한 총 열량이 같더라도 아침에 고열량을 섭취하는 것이 제2형 당뇨병의 혈당 조절에 이득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러나 실제로는 아침을 잘 챙겨먹는 일이 드물고 우리나라 정서상 저녁 식단에 고열량을 편성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저녁 혈당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Anagliptin과 sitagliptin 투여 시 나타나는 혈당 변화를 비교한 연구 결과, sitagliptin의 경우 저녁 혈당 강하 효과가 상대적으로 감소하는 반면 anagliptin의 경우 아침 혈당뿐 아니라 저녁 혈당 강하 효과가 유지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Diabetes Obes Metab. 2015;17:511-5)<그림 2>.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anagliptin 투여 후 연속 혈당 모니터링(continuous glucose monitoring, CGM)을 시행하여 anagliptin의 약역학적 특성을 평가한 연구 결과, anagliptin은 아침 공복혈당 및 전체 식후혈당, 그리고 야간 고혈당의 개선을 나타냈으며, MAGE를 약 24 mg/dL 유의하게 감소시켰다(Jpn Pharmacol Ther. 2012;40:859-69). 

Metformin과의 병용
Metformin은 apical sodium dependent bile acid transporter (ASBT)을 억제하여 담즙산(bile acid)의 재흡수를 저해하고 결국 소장의 L-세포의 GPR131에 작용하여 GLP-1 농도를 증가시켜 혈당을 감소시킨다(Pharmaceutical Res. 2007;24:1803-23). 

한편, DPP (dipeptidyl peptidase)-4 억제제는 GLP-1 분해를 억제하는 기전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metformin과 DPP-4 억제제의 병용은 혈당 강하에 시너지 효과를 나타낸다. Anagliptin 단독 투여, metformin 단독 투여, anagliptin+metformin 병용 투여를 비교한 연구 결과, anagliptin 또는 metformin을 단독으로 투여했을 때보다 병용 투여할 경우 혈당 강하 효과가 유의하게 증가했다(Jpn Pharmacol Ther. 2012;40:883-94).

Anagliptin의 효과와 안전성
▶Anagliptin 약물 정보
현재 anagliptin은 100 mg으로 출시되어 있고, 식사와 관계 없이 1일 2회 투여를 원칙으로 한다. 크레아티닌 청소율(creatinine clearance, CrCl)이 30 mL/min 미만인 신장애 환자의 경우 100 mg 1일 1회 투여하도록 되어있으며, 중등도의 간장애 환자까지는 용량 조절이 필요 없다. 

CYP450 효소에 의해 대사되거나 저해하지 않으며 공유결합(covalent bond)을 이루는 화학적 특성으로 인해 반감기(half-life)가 짧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DPP-8, DPP-9, FAP와의 선택성(selectivity)은 각각 25,700, 17,000, 22,000으로 DPP-4 억제제 중에서도 상당히 좋은 편이다. 혈중 DPP-4 활성(activation)을 투여 후 12시간 이내에 80%, 24시간까지 60%를 억제하며, 6일 정도를 반복 투여할 경우 24시간 동안 혈중 DPP-4 활성을 약 80% 이상 억제하는 효과를 나타냈다(Jpn Pharmacol Ther. 2012;40:847-58).

▶Sitagliptin 대비 비열등한 혈당 강하 효과
Metformin으로 조절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anagliptin과 sitagliptin을 추가한 24주, 다기관,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 임상 3상 연구가 진행됐다. 일차 종료점은 기저 시점부터 24주까지의 HbA1c의 변화로 정의했으며, 연구 결과 혈당 강하 효과에 있어 anagliptin의 병용이 sitagliptin의 병용과 비교하여 비열등성을 나타냈다. 

기저 HbA1c가 8.0% 이상이었던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위 분석한 결과에서는 anagliptin을 병용한 환자군에서 sitagliptin 병용 환자군 대비 16주, 24주 혈당이 유의하게 감소하여, 혈당이 높은 고위험 환자군에서 anagliptin이 sitagliptin보다 좋은 개연성을 나타냈다(Diabetes Obes Metab. 2015;17:511-5).

▶BMI 수치가 높은 환자에서의 효과
DPP-4는 지방세포(adipocyte)의 크기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비만할수록 혈중 DPP-4 농도는 증가하는 것이 알려져 있다(Diabetes. 2011;60:1917-25). 

HbA1c 변화량과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의 연관성을 평가하기 위한 여러 종류의 DPP-4 억제제에 대한 메타분석 결과, BMI가 낮을수록 혈당 강하 효과가 높았고 BMI가 높을수록 혈당 강하 효과가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다(Diabetologia. 2013;56:696-708). 

BMI가 25 kg/㎡ 미만인 환자와 25 kg/㎡ 이상인 환자로 나눠 anagliptin으로 12주간 치료한 연구에서는, 양 군 간의 HbA1c 변화량에 유의한 차이가 없어 BMI가 증가하더라도 혈당 강하 효과가 유지되는 결과를 나타냈다. 

▶지질 프로파일 개선 효과
조절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anagliptin 100 mg을 1일 2회 투여하여 52주간 평가한 연구 결과, anagliptin은 전체적으로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low 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 LDL-C) 수치를 약 6% 감소시키는 효과를 나타냈으며, 특히 기저 LDL-C 수치가 140 mg/dL 이상으로 높은 환자에서는 약 14% 감소시키는 효과를 나타냈다. Anagliptin은 중성지방(triglyceride, TG) 또한 전체적으로는 약 4%, 기저 수치가 150 mg/dL 이상으로 높았던 환자에서는 약 16%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였다(Jpn Pharmacol Ther. 2012;40:771-84). 국내에서 진행됐던 anagliptin의 3상 임상에서 지질 수치 변화를 살펴본 결과,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high 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 HDL-C)의 기저 수치가 40 mg/dL 이하로 낮았던 환자에서 약 1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성
제2형 당뇨병 환자 중 약 40%는 신장애를 동반하고 있으며, 그 중 약 50%의 환자는 stage 3 이상의 신장애를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DPP-4 억제제가 대개 stage 3의 신장애 환자부터 용량을 감소하거나 사용이 허가되어 있지 않은 반면, anagliptin의 경우 stage 3의 신장애 환자까지는 100 mg 1일 1회 투여를 유지하고, stage 4 또는 stage 5의 환자에서는 100 mg 1일 1회 투여하도록 되어 있다. 식사 및 운동 등 생활 습관이 조절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anagliptin을 1일 2회 투여한 결과, anagliptin은 추정 사구체 여과율(estimated glomerular filtration rate, eGFR)이 60 mL/min/1.73㎡ 미만인 중등도의 신장애 환자에서 효과적으로 혈당을 감소시켰다. 

결론
혈당 조절에 있어 식후혈당 및 혈당 변동성의 조절이 중요하며, metformin과 DPP-4 억제제의 병용은 혈당 강하에 시너지 효과를 나타낸다. Anagliptin은 선택성이 뛰어난 새로운 DPP-4 억제제로, 일차 치료제로 권장되는 sitagliptin 대비 비열등한 효과를 나타내고 지질 수치 강하 및 비만 환자에서 혈당 강하, 신장애 환자에서의 안전성 등의 추가적인 이점을 보인다.


Discussion  

이문규: 오늘 강연 내용에 포함되진 않았지만 301 연구도 발표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단일 약제로 사용됐기 때문에 더욱 직접적인 영향을 알 수 있으므로 추후에는 301 연구에 대한 소개도 강연에 포함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최문기: DPP-4 억제제 계열 약물이 갖는 효과는 비슷하기 때문에 결국 심혈관계에 미치는 효과가 있느냐에 따라 장점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동선: 현재 데이터 차별점을 위해 head to head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언급하셨지만 우리나라 여건상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현재 소개된 연구 자료에서는 HbA1c가 8% 이상 높은 환자에서 sitagliptin이 anagliptin에 비해 혈당 강하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실제 anagliptin이 혈당 강하 효과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정도로 의미 있게 해석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또한 타 DPP-4 억제제 대비 비열등성을 가진다는 것만으로는 anagliptin의 차별화된 특징으로 부각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김신곤: 우리나라 연구에서 진행된 301 및 302 연구에 참여한 환자 중 BMI가 25 kg/㎡ 이상인 환자군에서 anaglitin과 sitagliptin의 효과를 비교 하는 등 BMI에 따른 효과를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이문규: DPP 활성도나 효소 활성도의 경우 신장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혈중 DPP-4 활성이 아닌 신장이나 혈관 등의 조직(tissue) DPP-4 활성에 대한 연구들을 진행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김신곤: 일본에서 하는 연구 결과들을 보면 LDL-C가 올라가지 않고 떨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일본인 인구 집단의 특성이 반영돼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생활 습관 개선 등으로 인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장학철: Anagliptin 임상에 참여 했는데, 기존의 약제에 비해 혈당이 눈에 띄게 감소되는 결과는 없었습니다. Anagliptin의 특장점을 찾아야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입니다. Class effect 중 어떤 연구를 어떻게 부각시키느냐가 관건일 것 같습니다. 

최동섭: 1일 1회 투여 약제가 대부분이지만 국내 환자의 경우 저녁 식사 시 고열량을 섭취하기 때문에 오히려 anagliptin처럼 1일 2회 투여하는 편이 저녁 혈당을 안전하게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김신곤: 확실히 1일 2회 투여하는 편이 저녁 혈당 감소에는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리·메디칼라이터부
 사진·고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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