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장 이경열
연세의대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최근 '실제 임상에서 확인된 Rivaroxaban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주제로 좌담회가 개최됐다. 좌장은 연세의대 이경열 교수가 맡았으며 차의대 김진권 교수와 이화의대 송태진 교수가 차례로 강연한 후 토론이 이어졌다. 본지에서는 이날의 강연 및 토론 내용을 요약·정리했다.







 

패널 <왼쪽부터>
서권덕 원광의대 교수·군포산본병원 신경과
이기정 가톨릭의대 교수·서울성모병원 신경과
이종윤 국립의료원 신경과 과장
최혜연 경희의대 교수·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한상원 인제의대 교수·상계백병원 신경과















심방세동 환자의 치료 현황 및 비타민 K 길항제의 한계점
 

김진권
차의대 교수
분당차병원 신경과

실제 임상 데이터의 중요성
무작위 대조군 연구(randomized trial)는 연구에 참여하는 환자 수가 적고, 엄격한 포함기준(inclusion criteria)을 만족하는 일부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제한점이 있다. 하지만 임상의는 이러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전체 환자를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 임상 데이터(real world data)는 대조군이 없기 때문에 효과를 정확하게 비교하기 어렵다는 제한점이 있지만 일반적인 의료환경에서의 장기적인 이득과 위험도(benefit-risk)를 평가하고 합병증 발생률 및 환자의 복약 순응도 등을 파악하기가 더 용이하다. 또한 실제 진료실에서 접하는 환자의 특성은 무작위 대조군 연구보다 실제 임상 데이터에 포함된 환자와 더 유사하다. 


GARFIELD 연구
Global Anticoagulant Registry in the FIELD (GARFIELD) 연구는 35개 국가에서 진행된 registry 연구로 한 가지 이상의 뇌졸중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새롭게 진단된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 AF) 환자의 치료 현황을 조사하고, 뇌졸중/전신색전증(systemic embolism), 출혈 발생률 등을 추적관찰했다. 연구 시점에 따라 총 5개의 코호트로 나눠 진행됐다.

연구 초기에는 심방세동 환자의 항응고 치료에 비타민K 길항제(vitamin K antagonist, VKA)가 가장 많이 사용됐으나, 점차 새로운 경구용 항응고제(new oral anti-coagulant, NOAC)의 근거가 확보되며 사용빈도가 증가했으며 항혈소판제의 사용빈도는 점차 감소했다. 이는 항혈소판 치료보다 항응고 치료의 효능(efficacy)이 우월하고, NOAC의 출혈 위험도가 낮다는 것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2012년경부터 NOAC의 사용빈도가 급격하게 증가했는데,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및 주요 출혈 발생률은 전체 국가의 평균에 비해 낮았으나 뇌졸중/전신색전증 발생률은 전체 국가의 평균에 비해 약간 높은 경향을 보였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다른 나라에 비해 NOAC의 사용빈도가 낮고 VKA와 항혈소판제의 사용빈도가 4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타민 K 길항제의 한계점
2014년 미국심장학회/미국심장협회/미국부정맥학회(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American Heart Association/Heart Rhythm Society, AHA/ACC/HRS) 가이드라인은 VKA로 잘 조절되는 심방세동 환자의 경우 NOAC으로의 변경을 권고하지 않는다. 하지만 실제로 VKA로 잘 조절되는 심방세동 환자가 존재하는지, 그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 중요하다.

Dresden NOAC Registry 연구
독일에서 진행된 Dresden NOAC registry 연구는 VKA를 사용하다가 rivaroxaban, dabigatran 또는 apixaban으로 변경한 환자를 대상으로 뇌졸중/일과성뇌허혈발작(transient ischemic attack)/전신색전증 및 주요 출혈 발생률과 환자의 복약 순응도 등을 추적관찰했다. 또한 추가적으로 VKA를 계속 유지한 환자들의 목표치료범위 내 시간(time in therapeutic range, TTR)을 역으로 추적한 후 12개월간 추적관찰했다.

연구 분석 결과 NOAC 투여군이 VKA 투여군에 비해 hypertension, abnormal liver or renal function, stroke, bleeding, labile INR, elderly, drugs or alcohol (HAS-BLED) 점수가 더 높았다. 이는 임상의가 출혈 위험도가 높은 환자의 경우 VKA보다는 NOAC을 선택하는 경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12개월간의 추적관찰 기간 동안 VKA 투여군의 TTR이 71%에서 75%로 증가했는데, 이는 연구에 참여할 경우 임상의와 환자가 약제 복용에 조금 더 신경을 쓰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된다. 

연구 결과 VKA 투여군의 뇌졸중/일과성뇌허혈발작/전신색전증 발생률은 NOAC 투여군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VKA 투여군의 TTR이 75%로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주요 출혈 발생률은 NOAC 투여군보다 약 33%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1>. 
 

 

이 연구를 통해 international normalized ratio (INR)가 잘 조절되는 심방세동 환자에서도 VKA는 NOAC보다 출혈 위험도가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Apixaban for Reduction in Stroke and Other Thromboembolic Events in Atrial Fibrillation (ARISTOTLE), Rivaroxaban Once-daily Oral Direct Factor Xa Inhibition Compared with Vitamin K Antagonist for Prevention of Stroke and Embolism Trial in Atrial Fibrillation (ROCKET-AF) 및 Randomized Evaulation of Long-term Anticoagulation Therapy (RE-LY) 연구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TTR이 높을수록 혈전색전성 사건(thromboembolic events) 발생률은 낮았지만 TTR과 주요 출혈 발생률 간의 관련성은 관찰되지 않았다(J Thromb Thrombolysis. 2014;38:150-9).

ORBIT-AF registry 연구
INR의 변동성이 큰 경우 출혈 및 허혈성 뇌졸중 발생률이 증가하는데, Outcomes Registry for Better Informed Treatment of Atrial Fibrillation (ORBIT-AF) 연구에서 6개월 이상 INR이 안정적으로 유지된 환자를 대상으로 INR의 변화를 12개월간 추적관찰한 결과 33%의 환자만이 지속적으로 INR 2.0~3.0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과거의 안정적인 INR 기록이 앞으로의 INR 안정성을 보장하지는 않음을 알 수 있다.


Rivaroxaban의 실제 임상 데이터: XANTUS 및 RELIEF 연구
 

송태진
이화의대 교수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XANTUS 연구
Xarelto for Prevention of Stroke in Patients With Atrial Fibrillation (XANTUS) 연구는 rivaroxaban을 복용 중인 총 6,784명의 환자를 1년간 추적관찰한 임상 4상 연구로, rivaroxaban의 유효성 및 안전성 외에 관찰 기간 중 중단 없이 지속적으로 복용했는지(persistence)와 정해진 용량대로 복용했는지(adherence)를 평가했다. 


연구에 참여한 환자의 40.6%가 발작성(paroxysmal) 심방세동에 해당됐고, 고혈압(74.7%)이 가장 흔한 동반질환이었다. 54.5%의 환자가 VKA 치료 경험이 없었으며 40.8%의 환자는 기존에 VKA 단독요법으로 치료 중이었다. Rivaroxaban Once-daily oral direct factor Xa inhibition Compared with vitamin K antagonism for prevention of stroke and Embolism Trial in Atrial Fibrillation (ROCKET-AF)에 참여한 환자의 평균 congestive heart failure, hypertension, age≥75, diabetes mellitus, stroke (CHADS2) 점수는 3.5점이었던 반면, XANTUS 연구에 참여한 환자의 평균 CHADS2 및 CHA2DS2-vascular disease, age 65~74 years, sex category (VASc) 점수는 각각 2.0, 3.4점으로 실제 임상에서 접하는 환자와 더욱 유사했다.

연구 결과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주요 출혈 및 뇌졸중/전신색전증 발생률은 약 4%로 매우 낮았는데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과 뇌졸중/전신색전증 각각의 발생률은 100명년당 1.9건 및 0.8건이었다.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41.5%로 가장 흔한 사망 원인이었으며, 암으로 인한 사망이 19.5%, 출혈로 인한 사망이 10.2%를 차지했다. ROCKET-AF 연구 등 기존 NOAC 데이터와 마찬가지로 CHADS2 및 CHA2DS2-VASc 점수가 높을수록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주요 출혈 및 뇌졸중/전신색전증 발생률이 높았다.

한편, 20 mg 투여군에 비해 15 mg 투여군에서 주요 출혈,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및 혈전색전성 사건(뇌졸중/전신색전증/일과성뇌허혈발작/심근경색) 발생률이 높았는데, 이는 임상의가 고령이거나 신기능 저하 또는 동반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20 mg보다는 15 mg을 투여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된다.


1년간의 추적관찰 기간 동안 rivaroxaban의 치료 지속성은 80%이고 75% 이상의 환자가 치료에 대해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나 rivaroxaban의 우수한 복약 순응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주요 출혈 발생률은 1.9%로 낮았으며 이들 중 대부분은 보존적 처치(conservative method)만으로도 호전됐고 prothrombin complex concentrate (PCC) 치료를 받은 환자는 매우 드물었다. 이러한 결과는 ROCKET-AF 및 Dresden NOAC registry 연구 결과와도 유사하다. 

ROCKET-AF와 XANTUS 연구 결과를 비교했을 때,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의 차이는 관찰되지 않았고 뇌졸중/전신색전증 및 모든 뇌졸중 발생률은 실제 임상 데이터인 XANTUS 연구에서 더 낮았다. 또한 ROCKET-AF 연구에서 한 가지 이상의 뇌졸중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에서 rivaroxaban은 warfarin 대비 비열등성 및 낮은 출혈 발생률을 보인 반면 위장관 출혈(gastrointestinal bleeding)을 증가시키는 문제를 보였는데 XANTUS 연구에서는 rivaroxaban이 위장관 출혈을 증가시키지 않았다(Eur Heart J. 2016;37:1145-53).

RELIEF 연구 
Real-life Evidence of Stroke Prevention in Patients with Atrial Fibrillation (RELIEF) 연구는 항응고 치료 경험이 없는 18세 이상의 새롭게 진단된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rivaroxaban과 VKA의 유효성을 비교한 후향적 연구이다. 연구 결과 rivaroxaban은 허혈성 뇌졸중, 일과성뇌허혈발작, 두개내 출혈 및 심근경색의 복합 발생률을 VKA 대비 50% 가까이 감소시켰다(p=0.0245)<그림 2>.

 

 

결론
실제 임상 데이터인 XANTUS 및 RELIEF 연구에서 rivaroxaban은 ROCKET-AF 연구와 유사한 사망률 감소 효과를 보였으며, ROCKET-AF 연구에 비해 낮은 뇌졸중, 주요 출혈, 두개내 출혈 및 위장관 출혈 발생률을 보였다. 또한 다른 NOAC의 데이터에 비해 높은 80%의 치료 지속성을 보였다. 



Discussion

한상원: NOAC의 보험 급여가 이뤄졌지만 아직까지 항혈소판제가 심방세동 치료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실제 임상에서 NOAC을 사용하는 데 가장 큰 제한점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김진권: 비용이 가장 큰 제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상원: NOAC 복용 후 미세한(subtle) 출혈 소견이 관찰된 경우 NOAC을 잠시 중단하는 것이 좋을지 궁금합니다.

김진권: 용량을 줄이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으나 환자가 두통과 같은 증상을 호소하지 않는다면 그대로 유지할 것 같습니다.

이경열: 무작위 대조군 연구에서도 VKA의 TTR이 60%를 넘지 않았는데, 실제 임상 데이터에서는 75%가 나왔습니다. TTR에 대한 기준이 다른 건지, 아니면 검사를 자주하지 않아서 그런 건지 궁금합니다. 

김진권: 기준은 같다고 알고 있습니다. 환자에 대한 교육과 point of care testing (POCT) 사용 여부에 따라 TTR은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경열: VKA의 TTR이 75%로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출혈 발생률이 높은 것이 중요합니다. 뇌졸중보다 출혈의 예방에 중점을 둔다면 NOAC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종윤: INR의 변동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INR이 낮았을 때 발생한 혈전이 INR이 목표치료범위로 정상화될 때 떨어져 나와 색전증을 유발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경열: GARFIELD 연구에서 국내 심방세동 환자의 약 40%가 VKA 치료를 받고 있다고 조사됐는데, 이 수치는 제 생각보다 높은 것 같습니다. 최근에 제가 조사한 바로는 30%를 넘지 않았고, 그중에서도 INR이 치료범위 내로 유지되는 비율이 매우 낮았습니다.

이종윤: 그렇습니다. 뇌졸중으로 내원하는 환자 중 심방세동으로 진단받은 후 aspirin만 복용하던 환자가 흔합니다.

이기정: Rivaroxaban의 반감기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합니다.

송태진: 연령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8~12시간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Rivaroxaban은 factor Xa를 억제하는 기전으로 작용하는데, 반감기는 짧지만 대사산물에 의해 효과가 24시간까지 지속되기 때문에 1일 1회 복용할 수 있습니다. 임상 2상 연구에서 1일 2회 용법으로 투여한 결과, 합병증 발생률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경열: 1일 1회 용법과 1일 2회 용법의 NOAC 중 어느 것을 더 선호하십니까?

송태진: 저는 환자의 복약 순응도가 낮은 경우 1일 1회 용법의 NOAC을 선호합니다.  

이종윤: 대부분의 환자는 1일 1회 용법을 더 좋아합니다. 저는 기존에 1일 2회 복용 중인 다른 약제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1일 1회 용법의 NOAC을 선호합니다. 

최혜연: 저도 기존에 1일 2회 복용 중인 약제가 있다면 1일 2회 용법의 NOAC을 처방하기도 합니다.

서권덕: Rivaroxaban은 식사와 함께 복용해야 생체이용률이 거의 100%까지 증가합니다. 아침 식사를 거르고 약을 복용하는 환자도 많은 것 같은데, 저는 간단하게라도 음식을 먹고 복용하도록 교육하고 있습니다. 점심을 일정하게 먹는 환자라면 점심식사 후 복용하게 하는 등 환자 생활패턴에 따라 복용시간을 정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이경열: Rivaroxaban은 크레아티닌 청소율(creatinine clearance, CrCl) 15 mL/min까지는 사용할 수 있고, 심재성 정맥혈전증(deep vein thrombosis, DVT) 환자에서 용량 조절이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사진·고민수 기자
정리·메디칼라이터부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