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승인 비만 치료제 효과 비교

최근까지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비만 치료제 가운데 체중 감소 1등 공신 약물로 '펜터민+토피라메이트(큐시미아)'가 선정됐다.

이번 결과는 미국 아이오와의대 Rohan Khera 교수팀이 총 2만 9018명을 대상으로 시행된 대규모 무작위 연구 28개를 종합 검토한 결과로, 펜터민+토피라메이트 복용 환자에서 체중이 약 8.8㎏ 줄었고, 5%의 감량 효과를 보인 환자도 75%로 나타나 타 치료제보다 높은 성공률을 보였다. 대상군 나이는 평균 46세였고, 체중은 100.5㎏, 체질량지수(BMI)는 36.1㎏/㎡이었다.
현재 FDA가 승인한 비만 치료제는 △식욕억제제 펜터민(phentermine)과 △지방흡수저해제인 오르리스타트(orlistat) △펜터민+토피라메이트(큐시미아) △리라글루타이드(삭센다) △로카세린(벨빅) △날트렉손+부프로피온(콘트라브) 등 6가지가 있다.

국내에서는 2015년 로카세린을 시작으로 2016년 6월 날트렉손+부프로피온이 식약처로부터 허가를 획득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JAMA 6월 14일자 온라인판[JAMA. 2016;315(22):2424-2434]에서 확인할 수 있다.


펜터민+토피라메이트 이어 리라글루타이드 체중감소 효과 우수

▲ 큐시미아

Khera 교수팀 연구에서 우수한 체중 감소 효과를 보인 펜터민+토피라메이트(2012년 FDA 승인)는 과거 임상시험에서도 비만 또는 과체중 환자의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 수치와 혈압을 개선하고, 체중 감소율이 10%로 괄목할 만한 효과를 보였다.

펜터민+토피라메이트 다음으로 체중 감소 효능이 큰 약물에 리라글루타이드(2014년 FDA 승인)가 꼽혔다. 복용 환자에서 체중이 5.3㎏ 줄었고, 5%의 체중 감량에 성공한 환자도 63%였기 때문이다.

리라글루타이드도 펜터민+토피라메이트와 마찬가지로 과거 임상시험에서 평균 체중 감소율이 8%를 나타내는 등 효능을 검증받았다. 3731명의 비만 또는 과체중 환자를 대상으로 리라글루타이드 3mg 또는 위약을 투여한 결과, 체중 감소율이 평균 8%로 2.6%였던 위약군과 비교했을 때 5.4% 더 감소했던 것이다.

날트렉손+부프로피온(2014년 FDA 승인)도 복용 환자에서 체중이 5.0㎏ 감소했고 체중을 5% 가까이 감량한 환자도 55%인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로카세린(2012년 6월 FDA 승인)과 오르리스타트(1999년 FDA 승인)에서 체중이 각각 3.2㎏, 2.6㎏, 5%  감소에 도달한 환자는 49%, 44%로 타 치료제와 비교했을 때 체중감량 효과는 크지 않았다.

이 밖에 연구팀은 체중이 10% 감소한 환자 비율를 추가로 분석했다. 세부적으로는 펜터민+토피라메이트(54%), 리라글루타이드(34%), 날트렉손+부프로피온(30%), 로카세린(25%), 오르리스타트(20%) 순으로, 펜터민+토피라메이트를 복용한 환자에서 가장 우세한 감소율을 보였다.
 

복용중단위험 낮은 약은 로카세린

▲ 콘트라브

하지만 효과가 좋은 만큼 따라오는 부작용도 감수해야 하는 걸까?
높은 체중 감소율을 보인 리라글루타이드가 이상 반응으로 인한 복용 중단 위험이 2.94배(위약 대비)로 가장 높았고 날트렉손+부프로피온이 2.64배로 그 뒤를 이었다.

이를 두고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Siddharth Singh 교수는 "리라글루타이드는 이상 반응으로 인해 복용을 중단했다기보단, 경구제인 기존 비만치료제와 달리 약물을 하루 한 번 피하주사해야 하므로 투여에 어려움을 느낀 환자들에서 복용 중단율이 높은 것으로 추정한다"고 부연했다.
날트렉손+부프로피온도 중독치료제 날트렉손과 항우울제 부프로피온 복합제인 만큼 자살 위험에 유념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과거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날트렉손+부프로피온 효능 및 안전성을 알아본 임상시험에서 날트렉손+부프로피온 복용군에서 자살 위험이 확인된 것이 가장 큰 예다.
 

▲ 벨빅

2014년 FDA가 제시한 처방정보데이터(Highlights of prescribing information)에 따르면 비만 환자 약 4000여 명을 대상으로 날트렉손+부프로피온을 56주 동안 복용한 결과, 자살 위험 또는 자살 충동과 관련된 부작용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지만, 똑같은 연구를 재분석한 결과 자살을 시도한 환자가 위약군(1명, 0.03%) 대비 날트렉손+부프로피온군에서 3명 즉 0.20% 더 많았다.

반면 로카세린과 오르리스타트는 타 치료제와 비교했을 때 이상 반응으로 인한 복용 중단위험이 1.3~1.34배로 가장 낮았다.

오르리스타트는 이미 과거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이 입증되면서 2~3년간 장기간 사용해도 무방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 사이에서는 오르리스타트가 지방흡수저해제인 만큼, 지방성분 흡수를 억제해 대변으로 배출하는 작용 기전의 특성상 설사, 지방변 등의 부작용을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날트렉손+부프로피온 자살위험 유의”
Singh 교수는 "이상 반응으로 인한 복용 중단 위험은 로카세린이 가장 낮고, 날트렉손+부프로피온과 리라글루타이드가 가장 높았다"면서 "특히 날트렉손+부프로피온은 신경정신학적 기전을 가지고 있으므로 자살 위험 증가를 무시할 수 없다. 복용 전 만성 알코올사용장애 환자 등을 제외한 일반 비만 환자는 복용 전 금기 대상에 속하는지를 반드시 따져보고 처방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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