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장 한동수
한양의대 교수
한양대구리병원
소화기내과

최근 '염증성 장질환 치료를 위한 최신 지견'을 주제로 심포지엄이 열렸다. 한양의대 한동수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연세의대 박재준 교수, Oxford University의 Dr. Satish Keshav가 차례로 강연하고 질의 응답이 이어졌다. 본지에서는 이날의 강연 및 질의 응답 내용을 요약·정리했다.


 

 

 

 

2016 유럽 크론병 및 대장염학회(ECCO) 하이라이트   

박재준
연세의대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올해 유럽 크론병 및 대장염학회(European Crohn’s and Colitis Organization, ECCO)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염증성 장질환에서 임상적 의사결정을 유도할 수 있는 혁신"을 주제로 개최되었다.

Early Immunomodulatory Exposure and the Long-Term Outcome of Crohn's Disease
면역조절제의 조기 노출이 크론병의 장기적 예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후향적 연구에서 6개월 이내 면역조절제에 노출된 군과 그렇지 않은 군의 propensity score 매칭을 진행해 분석한 결과, 면역조절제 조기 노출군에서 스테로이드 사용 비율이 유의하게 낮았으나, 입원률, 수술, 표현형(phenotype) 진행에 있어서는 통계학적 차이가 없었다.

A 104 Week Mucosal Healing Assessment of Symptomatic Small Bowel Crohn's Disease
 5-ASA, thiopurine, 생물학적 제제를 투여한 환자에서 점막 치유를 2년간 평가한 결과, 42%의 환자가 소장의 점막 치유를 보였고 이러한 점막 치유는 꾸준히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약물 증량, 입원율 등의 장기적 예후와도 관련이 있었다.

Efficacy of Autologous HSCT for Refractory Crohn's Disease
 난치성 크론병 환자에서 자가골수 이식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한 연구 결과, 자가골수 이식으로 연구 시작 6개월에 80% 환자에서 약물 치료가 없는 관해를 달성했다. 이후 50% 이상의 환자에서 재발했으나 그 중 80%에서 약물 치료로 다시 관해에 도달했다. 주로 감염과 관련된 부작용이 빈번히 발생해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겠다.

 Diamond Study: Comparison of ADA Monotherapy and ADA/AZA Combination Therapy for Patients with CD
일본에서 adalimumab 단독요법과 adalimumab+azathioprine 병용요법을 비교한 전향적, 무작위, 다기관, 오픈라벨 연구가 진행됐다. 일차 종료점은 26주차의 관해, 이차 종료점은 내시경적 치유(endoscopic improvement)로 정의했다. 연구 결과, 26주차의 관해는 adalimumab+azathioprine 병용요법군과 adalimumab의 단독요법군 간에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은 반면<그림 1>, 내시경적 치유는 병용요법 군에서 높은 경향을 나타냈다.
 


A Multicentre, Double-Blind, Placebo-Controlled Phase 3 Study of Ustekinumab
건선 등에서 이미 사용되고 있는 12/23p40 항체인 ustekinumab에 대해, 항TNF제제에 불응하는 중등증-중증의 난치성 크론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다기관, 이중 맹검, 위약군 대조 연구 결과, 주 평가변수 및 부 평가변수 모두에서 위약 대비 효과를 나타내, ustekinumab이 난치성 크론병에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됐다.

Results of ANDANTE, a Randomised Clinical Study with an Anti-IL6 Antibody (PF-04236921) in Subjects with Crohn's Disease Who Are Anti-Tumour Necrosis Factor Inadequate Responders
크론병에서 IL-6 생성 증가 및 CD4+ T세포와 대식세포로부터 생성된 IL-6 수용체가 질병 활성화와 C-reactive protein (CRP) 증가와 연관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항TNF제제에 불응 또는 실패한 환자를 대상으로, 항IL-6 항체에 대한 무작위배정 임상 연구를 진행한 결과, 주 평가변수인 CDAI-70, 부 평가변수인 CDAI 관해율에 있어 모두 위약군 대비 효과를 보여 크론병 치료의 대안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됐다.


염증성 장질환에서 전신 염증 조절의 중요성   

Dr. Satish Keshav
Oxford University

IBD의 장관 외 증상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과 같은 염증성 장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 IBD)은 장에 국한되어 발생하나 IBD와 동시에 또는 별도로 발생할 수 있는 장관 외 증상(extraintestinal manifestation, EIM)에 유의하여 전신적 염증을 조절하는 쪽으로 치료의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EIM은 눈, 구강궤양, 강직성 척추염, 말초 관절염, 결절성 홍반, 괴저성 농피증, 원발경화성담관염 등 다양한 기관의 질환으로 나타나며, 환자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궤양성 대장염의 경우 중등증의 전신 염증 반응이 나타나며, 크론병의 경우에는 두드러진 전신 염증 반응이 나타난다. 크론병의 중증도를 나타내는 Harvey Bradshow Index (HBI) 점수는 EIM이 있는 환자에서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높게 나타나며, 삶의 질을 나타내는 Short Inflammatory Bowel Disease Questionnaire (SIBDQ)는 EIM이 있는 환자에서 낮게, 그리고 전반적인 활동 장애를 나타내는 Total Activity Impairment (TAI)가 높게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Inflamm Bowel Dis. 2013;19:847-55).

또한 EIM은 활동성 IBD와 반드시 동시에 나타나지는 않는데, 말초 관절증, 결절성 홍반, 상공막염 등의 EIM은 IBD와 동시에 발생하는 반면, 축성 관절증, 괴저성 농피증, 포도막염 등은 IBD의 증상보다 수개월 먼저 나타날 수 있다. 초기에 EIM을 나타낸 환자들은 이후에도 EIM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IBD 환자에서 초기에 EIM을 인식하고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Inflamm Bowel Dis. 2015;21:1794-800).

Adalimumab과 전신 염증 관리
Adalimumab이 EIM 완화에 미치는 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연구 결과, EIM이 완화된 환자의 비율이 adalimumab군과 위약군에서 연구 시작 26주 후 각각 53.9%, 30.9%, 52주 후 59.6%, 41.7%로 adalimumab이 위약 대비 유의하게 EIM를 완화시켰으며, 치료를 일찍 시작할수록 효과가 더욱 뛰어난 경향을 보였다(ECCO 2016 March 16-19, Abstract P496)<그림 2>.
 


다수의 크론병 환자들은 항문 주위 질환을 동반하며, 이러한 환자의 약 9~17%는 직장결장절제술을 시행 받게 되는 등 예후가 좋지 않다. 이러한 누공성 크론병 환자에서 adalimumab의 효과를 분석한 후향적 연구 결과, adalimumab은 위약 대비 누공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Gut. 2009;58:940-8). 또한, IBD 환자에서 화농성 한선염이 동반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adalimumab 투여군에서 화농성 한선염의 누공을 완전히 제거하는 환자의 비율이 위약군 대비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Br J Dermatol. 2010;162:195-7).

크론병에서 혈중 CRP 농도는 병의 활성도와 비례하게 나타난다. IBD에서 CRP 수치 증가는 조절되지 않는 장의 염증을 의미하기 때문에 장절제술 필요성을 예측할 수 있다. 항TNF제제는 CRP를 간접적으로 감소시키는데, CLASSIC I 연구와 CHARM 연구 결과 adalimumab은 관해의 유도 및 유지에 위약 대비 유의한 효과를 나타냈으며, CRP 감소에 있어서도 adalimumab은 위약 대비 유의한 효과를 보였다(Gastroenterol. 2006;130:323-33, Gastroenterol. 2007;132:52-65).

결론
IBD는 장뿐만 아니라 전신적 염증에도 영향을 미치고, 이러한 전신적 염증은 IBD와 동시에 또는 독립적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환자의 삶의 질에 관여한다. 따라서, IBD의 치료 시에는 장과 전신적 염증 모두를 타깃으로 하는 adalimumab과 같은 항TNF제제를 고려할 수 있다.


최적의 궤양성 대장염 치료

Dr. Satish Keshav Oxford University 

환자 증례
30세의 젊은 여성 환자로, 2010년 건선성 관절염을 진단 받았고 2012년 대장염을 진단 받았다. 처음에는 관절에 효과가 좋은 sulfasalazine을 투여했고, 이후 5-aminosalicylic acid (5-ASA)를 투여했다. 이후 azathioprine을 투여했으나 오심과 구토로 중단했고, methotrexate (MTX) 투여는 비정상적인 간수치로 중단했다. 2013년 원발 경화성 담관염 진단을 받아 이후 leflunomide와 mercaptopurine을 투여했으나, 이마저도 효과가 없어 infliximab을 투여했더니 1~2년 정도 효과가 있다가 이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현재는 위장관계 증상, 관절통과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궤양성 대장염에 대한 Adalimumab의 치료 효과
Ulcerative Colitis Long-Term and Remission and Maintenance with Adalimumab Treatment of Moderate to Severe Ulcerative Colitis (ULTRA)-1 연구에서 adalimumab은 위약 대비 관해 환자 비율이 높게 나타났으며(Gut. 2011;60:780-7, Inflamm Bowel Dis. 2013;19:1700-9), adalimumab 투여 기간이 지속될수록 코르티코스테로이드 투여 중단 환자 수가 증가했다(Am J Gastroenterol. 2014;109:1771-80).

전 세계 20개국에서 40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adalimumab 투여 전 6개월과 투여 후 6개월의 실제 임상(real world) 데이터를 분석한 단일군, 공개 INSPIRADA 연구에 따르면, adalimumab 투여 기간이 지속될수록 관해에 도달하는 환자 수 및 삶의 질은 증가했으며 입원율은 투여 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ECCO 2016 March 16-19)<그림 3>.
 


또한, ULTRA-1 연구의 후향적 하위분석인 ULTRA-2 연구에 따르면, adalimumab은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서 위약 대비 모든 원인의 입원율 및 궤양성 대장염 관련 입원율을 감소시켰다(Gastroenterology. 2014;146:110-18).
 
한편, 작년에 개정된 NICE 가이드라인에서는 adalimumab을 활동성 궤양성 대장염 치료에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항TNF제제는 크론병 및 궤양성 대장염과 같은 IBD 치료에 있어 관해 유도 및 유지에 정립된 치료제로, 각 환자에 맞는 치료제를 선택하되 반응 및 약물 농도를 주의 깊게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


Discussion

패널 천재희
연세의대 교수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천재희: 위 환자에서 EIM, 급성 및 중증도, 약물 작용기전 등을 고려해 장에만 작용하는 약물 또는 전신적으로 작용하는 약물을 선택 가능할 것 같습니다.
 
Keshav: 해당 환자의 경우, 이전에는 항TNF제제에 반응했던 관절 증상과 원발 경화성 담관염의 EIM을 가지고 있어 치료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adalimumab으로 교체 투여했으며, 필요 시 투여량을 증량하고 MTX도 다시 투여하면서 반응을 관찰했습니다. 현실적으로 이것이 최선의 치료 옵션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동수: 모니터링은 어떻게 하십니까?
 
Keshav: NICE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IBD 치료에 항TNF제제를 사용 시 12개월마다 평가를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영국의 지역 병원에서는 일반적으로 환자의 임상 상태를 Simple Clinical Colitis Activity Index (SCCAI)로 평가하고 대장내시경, CRP 수치 측정 등을 시행합니다. Calprotectin 측정의 경우 현재 일상적으로는 시행하지 않으나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이보다 소규모의 평가는 3개월 마다 실시하며, CRP 및 calprotectin 측정 등이 포함됩니다.
 
천재희: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환자의 증상이 악화되었는데 대장내시경 외에는 확인할 방법이 없을 때 대장내시경을 실시합니다. 정기적 감시가 아닐 때에는 2~3년 간격으로 하며, 환자가 관해 상태를 유지하고 있더라도 예상치 못한 장 누공이나 감염 등에 대비하기 위해 실시합니다. 또한, calprotectin은 장 염증이 없는 상태에서, 과민성 대장 증후군(irritable bowel syndrome, IBS) 혹은 협착 때문에 통증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염증 자체가 심해서 그런 것인지를 구별하기 위해 측정합니다.
 
Keshav: 영국에서 매년 대장내시경을 하는 것은 NICE 가이드라인에서 매년 이 치료제를 중단할 수 있는지 점검할 것을 권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환자의 관점에서도 활성 질환을 갖고 있다면 이 치료제를 계속할지 아니면 중단할 것인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동수: Calprotectin 변화를 기점으로 영상 촬영, 대장내시경 타이밍 등 결정에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치료제의 혈중농도 모니터링(therapeutic drug monitoring, TDM)은 어떤 기준으로 시행하십니까?
 
Keshav: TDM은 1년에 한 번으로 의무화되어 있지는 않으나, 최적의 치료제 사용을 위해 시행합니다. 점막 치유가 되는 일부 환자에서 약물 농도가 상승되어 있다면, 투여량 경감을 기대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약제비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동수: 실제 임상에서 면역억제제 병용을 항체 형성을 억제할 정도로 용량 감량하여 1년 이상 시점에도 지속하시는지요?
 
Keshav: Infliximab 또는 adalimumab과 면역억제제, MTX의 병용 시 항TNF 효과가 상승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여러 연구를 통해 강력한 데이터가 나와 있습니다. 명확한 기전은 알려져 있지 않으나, 과학적 근거가 있기 때문에 병용을 하고 있습니다.
 
한동수: 진료에서 TDM을 생물학적 제제 유도 후 확인하고 유지 시 또 확인하는지요?
 
Keshav: TDM 관련 방침은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있고 아직 정형화되지는 않았습니다. 현재 1년에 1회 실시하는 이유는 약제비 절감을 위해서입니다. 환자의 상태가 좋고 체내 약물 농도가 높다면 투여량을 경감해도 되는데, 몇몇 환자에서 이런 경험이 있습니다.

정리·메디칼라이터부
   사진·고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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