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장 성기철
성균관의대 교수
강북삼성병원 순환기내과

최근 '항응고 치료의 최신 지견'을 주제로 좌담회가 열렸다. 좌장은 성균관의대 성기철 교수가 맡았고, 성균관의대 서우근 교수, 성균관의대 이종영 교수가 차례로 강연한 뒤 토론이 이어졌다. 이날의 강연 및 토론 내용을 요약 정리했다.


 

 

 

 

패널 <왼쪽부터>
김장영 연세의대 교수·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심장내과
박재형 고대의대 교수·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신승용 중앙대의대 교수·중앙대병원 순환기내과
윤종찬 한림의대 교수·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순환기내과

 

 

 

 

 

 

 

 
 

GARFIELD/Dresden 연구를 중심으로 살펴본 Real World Data의 중요성

서우근
성균관의대 교수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RCT의 한계와 Real-world data의 중요성
무작위 대조 연구(randomized control trial, RCT) 상에서 criteria에 의해 선별된 소수의 환자에서 확인된 것을, real-world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들에 적용시키기에는 여러 가지 한계가 있다. RCT 결과만으로는 다양한 동반 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나타날 수 있는 이상사례를 유추하기 어렵고, 임상연구가 종료된 이후에 발생한 문제점들에 대해서도 별도의 추적 관찰이 요구되므로, real-world 연구는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real-world data도 약물의 효능(efficacy)을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고, 치료에 영향을 주는 다른 요소들이 배제하기 어려우며, 질 좋은 자료를 선별하는 과정이 어렵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따라서 RCT와 real-world data가 서로 상호 보완적인 관계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GARFIELD 연구
Global Anticoagulant Registry in the FIELD (GARFIELD) 연구는 가장 큰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 registry 연구다. 2010년 코호트1부터 2016년 시작한 코호트5까지 새롭게 심방세동을 진단받은 35개국의 환자를 대상으로 최소 2년 이상 추적관찰했다.
 
1개 이상의 뇌졸중 위험 요소가 있고 새롭게 심방세동을 진단받은 환자가 실제로 어떻게 치료를 받는지 알아보고 치료 지침을 세우는 것이 연구의 목적이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의 치료 경향 및 출혈 등의 부작용, 치료 연속성, 동반질환 등을 관찰하고, 심방세동 치료 시 불필요한 부분은 최소화 하고 필수적인 부분에 대해서 최선의 치료 전략을 수립하고자 했다. 또한 환자의 예후를 예측하기 위해 위험 인자를 분석했다. 아시아에서는 한국, 중국, 일본이 모두 참여하였다.
 
Dresden Registry 연구
2014년 AHA/ACC/HRS 가이드라인은 환자가 warfarin으로 잘 조절된다면 굳이 약물 교체를 할 필요는 없다고 언급한 동시에,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와 논의하는 것이라고 명시했다. 또한 약물에 대한 환자의 선호도를 고려하는 것이 환자의 치료 순응도를 높이는 방법 중 하나로 고려되고 있다.
 
Warfarin 치료를 우선시 하는 가이드라인과는 다르게 현재 'VKA에 안정한 환자들이 실제로 존재하는가?’에 대해 의의를 제기한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Dresden registry 연구팀 또한 이를 확인하기 위해 2013년 2월부터 warfarin에 대한 registry 연구를 추가로 진행했다. VKA에 안정한 환자들의 TTR을 역으로 추적하고 2013년부터 50개의 기관 427명의 환자들을 1년간 추적 관찰한 후, TTR 변화값을 근거로 INR 값과 치료 순응도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연구가 진행됐다.
 
Registry 연구 중 약물선택에 관한 bias 2가지를 발견했다. 첫 번째, 의료진이 약물 선택 시 고위험군 환자에게 NOAC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었다. 고위험군에서 warfarin 사용 시 우려되는 약물상호작용, 출혈 등에 불안감으로 NOAC을 선호할 가능성이 있다. 두 번째, 임상연구를 진행하면 warfarin 투여군의 TTR값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Registry 연구라고 할지라도 실제 진료 현장보다는 의사 및 환자의 치료 순응도가 증가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TTR이 증가하면 혈전 위험은 감소하지만, 출혈 위험은 여전히 문제가 되기 때문에 안전성을 생각한다면 NOAC을 고려해 볼 수 있다<그림 1>.
 


Rivaroxaban과 apixaban을 투여한 환자들을 관찰한 결과, apixaban 투여군에서 투여 용량을 감량한 경우가 9배 정도 더 많았다는 흥미로운 보고가 있다.

국내 코호트 연구
국내외 모두 심방세동을 동반한 뇌졸중 환자의 치료 및 예후에 대한 전문적인 코호트 연구는 많지 않다. 최근 연자를 포함한 연구진에 의해 심방세동을 동반한 뇌경색 환자의 예후를 포함한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는데 이에 따르면, 1년 재발률은 약 3-4%, 3년 재발률은 약 10%에 이르며, CHADS2 혹은 CHA2DS2-VASc score와 같이 기존에 알려진 예측지수가 잘 맞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반면에 TTR은 재발률과 높은 상관관계를 유지하여 VKA를 사용하는 환자의 경우 TTR의 유지가 매우 중요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Ann Neurol. 2016;79-317-325).

NOAC의 유효성 및 안전성
최근 홍콩에서 발표된 관찰 연구에서 dabigatran은 warfarin, aspirin보다 허혈성 뇌졸중 발생을 더 많이 낮췄고, 생존율 또한 가장 많이 증가시켰다. 또한 출혈 경향은 warfarin, aspirin, 치료를 받지 않은 군보다 낮게 나타났다(Am J Med. 2014;127:329-36.e4).

국내에서 만성 신부전이 있는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warfarin 투여군(n= 993)과 NOACs 투여군(n=326)을 비교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NOAC 투여군은 dabigatran 과 rivaroxaban을 투여했다(dabigatran n=267, rivaroxaban n=59). 신장 기능은 사구체 여과율 60 mL/min을 기준으로 평가했다.
 
연구 결과 NOAC은 신장 기능이 정상인 심방세동 환자보다 신장 기능에 이상이 있는 환자에게 더 혜택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즉, 신질환을 동반한 심방세동 환자는 NOAC을 사용하는 것이 전체 사망률, 뇌졸중, 입원, 출혈 등에 있어서 예후가 좋은 것으로 관찰됐다(Europace. 2015;17: ii69-ii75)



Rivaroxaban의 임상적 유용성
 

이종영
성균관의대 교수
강북삼성병원 순환기내과

서론
항응고기전에서 직접적 트롬빈 억제제(direct thrombin inhibitor)인 dabigatran은 응고인자(factor) IIa에 작용하며, rivaroxaban, apixaban, edoxaban은 주로 factor Xa에 작용한다(Eur Heart J. 2008; 29:155). NOAC의 복용법은 dabigatran, apixaban이 1일 2회, rivaroxaban이 1일 1회이다. Rivaroxaban은 연령이나 체중에 따라서 용량 조절이 필요하지 않지만, dabigatran, apixaban은 용량을 조절해야 하거나, 신중하게 투여해야 한다. Rivaroxaban은 사구체 여과율이 15~49 mL/min인 환자에서도 1일 1회 15 mg 용법으로 투여가 가능하다.
 
ROCKET-AF 연구
Rivaroxaban Once-daily oral Direct Factor Xa Inhibition Compared with Vitamin K Antagonism for Prevention of Stroke and Embolism Trial in Atrial Fibrillation (ROCKET-AF) 연구는 warfarin 대비 rivaroxaban의 비열등성을 입증한 임상연구로, CHADS2 score의 평균값 및 분포도, 다른 위험 요소를 고려했을 때 다른 NOAC 연구에 비해 고위험군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비판막성(nonvalvular)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 AF)이 있고 뇌졸중 고위험군(CHADS2 점수≥3)인 14,26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rivaroxaban 또는 warfarin을 투여해 1차 평가변수로 뇌졸중 및 전신색전증(systemic embolism)의 발생과 안전성 평가변수로 출혈 정도를 비교했다(N Engl J Med. 2011;365:883-91).

피험자에는 크레아티닌 청소율(creatinine clearance, CrCl)이 30~49mL/min인 중등도의 신질환자가 2,950명 포함되어 있었는데, 신질환이 없는 심방세동 환자의 경우 rivaroxaban 20 mg을 1일 1회 투여하였고, 신질환이 있는 심방세동 환자의 경우 용량을 감량해 15 mg 1일 1회 투여하였다.
 
연구 결과, 1차 유효성 평가변수는 rivaroxaban 투여군과 warfarin 투여군 간에 유의한 차이가 발생하지 않아 warfarin 대비 rivaroxaban 비열등성을 증명했다. 안전성과 관련하여 주요 및 비주요 출혈은 유의한 차이가 없었지만 결정장기(critical organ) 출혈 및 치명적 출혈은 warfarin 투여군에서 더 많이 발생했고, 두개내출혈(intracranial hemorrhage, ICH) 발생률은 rivaroxaban 투여군이 warfarin보다 현저히 낮았다.
 
XANTUS 연구
최근 rivaroxaban의 안전성을 재확인한 real-world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Xarelto for Prevention of Stroke in Patients with Atrial Fibrillation (XANTUS) 연구는 뇌졸중 예방 목적으로 rivaroxaban을 투여 중인 6,784명의 심방세동 환자의 안전성을 평가하고자 했다. 연구 결과 3상 임상연구인 ROCKET-AF 연구 결과와 마찬가지로,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환자들이 rivaroxaban 복용에 따라 겪는 출혈 발생률은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ROCKET-AF 3상 임상연구 환자군은 CHADS2 점수가 평균 3.5점으로 중등도 이상의 위험을 보였었지만, XANTUS 연구의 환자군은 평균 2.0점으로 뇌졸중의 평균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는 차이점이 있다. 3상 임상연구가 고위험군에서 안전한지를 입증했다면, 이번 XANTUS 연구는 좀 더 보편적인 심방세동 환자들에게서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생각된다.

안전성 평가변수 중 주요 출혈 발생률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ROCKET-AF 연구에서는 warfarin 투여군 3.4%, rivaroxaban 투여군 3.6%인 반면, XANTUS 연구에서는 연간 출혈 발생률이 2.1%였으므로 ROCKET-AF 연구보다 낮은 출혈 위험을 나타냈다<그림 2>.
 


420일간의 추적 관찰 기간 동안 6,784명의 심방세동 환자 환자 중에 96.1%는 전체 사망, 주요 출혈 또는 뇌졸중/전신 색전증이 발생하지 않았다. 연간 사건 발생률은 전체 사망 1.9%, 혈전 관련 사건 1.8%, 뇌졸중 및 전신 색전증 0.8%이었다. 사건 발생률은 CHADS2 점수가 높은 고위험군에서 많이 발생하였다. 이와 같은 경향은 CHA2DS2-VASc 점수로 분석하였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또한 rivaroxaban 20 mg보다 15 mg을 복용한 환자에서 사건 발생률이 더 높았다.

결론
XANTUS 연구는 세계 처음으로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에서 NOAC의 실제 사용에 대해 전향적으로 연구한 대규모 real-world 연구이다. XANTUS 연구에서 75%의 환자들이 rivaroxaban 치료를 받은 1년에 대해 만족을 나타냈으며, 연구 종료 시점에 80%의 환자들이 치료를 지속했다. 효과와 안전성, 환자 만족도가 높은 rivaroxaban이 심방세동 환자의 치료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Discussion

성기철: RCT와 관찰연구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습니까?

김장영: RCT를 교과서라고 본다면, 관찰 연구는 자습서라고 생각합니다. RCT의 장점은 연구에 영향을 주는 혼란 변수들을 통제할 수 있어서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밝힐 수 있으나, 경우에 따라서는 한정된 경우에만 적용이 가능하여 매일 만나는 real world 치료에 일반화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반면, 관찰 연구는 진료 현장의 다양한 진단과 치료에 대한 정보를 줄 수 있으나 혼란변수를 통제하지 않으면 왜곡된 인과 관계를 유추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임상에서 의사 결정시에는 두 가지 결과를 종합하여 결론을 도출하고, 그것을 우리 진료 실정에 맞도록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성기철: 복약 순응도 또한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윤종찬:  Warfarin의 경우 TTR이 얼마나 잘 유지가 되는지가 중요한 문제입니다. 실제로 아시아보다는 북미에서 TTR 유지가 더 잘 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진료 상황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 ROCKET-AF 연구에서 국내 환자의 TTR은 50% 정도였으나 RCT가 아닌 실제 진료현장에서는 이보다 낮은 것으로 보고 되고 있습니다.  또한 복용 횟수와 관련해 1일 1회 복용이 복약 순응도를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Warfarin 투여 중인 환자에서 NOAC으로의 약물 교체는 여러 가지를 고려한 후에 진행해야 하겠지만, 순응도에 있어서는 NOAC이 더 우수한 것 같습니다.
 
성기철: 부정맥 환자의 경우 NOAC을 어떻게 사용하고 계십니까?
 
신승용: 제가 진료하는 환자들은 허혈성 심근병증이나 심부전에 심방세동이 2차적으로 동반된 경우보다는 심방세동 자체를 문제로 내원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동율동으로의 회복을 1차 치료 목적으로 항부정맥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잘 아시는 바와같이 항부정맥제는 1일 2회 용법인 약제가 많습니다. 따라서 항응고제 선택 시 복용횟수보다는 약제의 특성을 주로 고려해서 환자에게 가장 적절한 선택을 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항응고제를 제외한 나머지 약제가 1일 1회 복용으로 처방가능하거나 1일 2회 복용 시 약물 복용 순응도에 문제가 있어 치료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도의 환자라면 1회 복용하는 약제로의 변경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용량결정에 있어서는 신기능에 문제가 없다면 가능한 한 권장되는 표준 용량을 처방하려고 노력합니다.
 
성기철:  항혈소판제와 함께 사용하는 경우는 어떻습니까?

박재형: 항혈소판제 2제요법과 NOAC을 어떻게 병용할 지 많이 고민이 되실 것입니다. 오래된 가이드라인에는 NOAC에 대한 언급이 없습니다. 다만, 경구용 항응고제를 사용하는 환자가 고위험군인 경우 항혈소판 2제요법 사용기간을 단축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심방세동 가이드라인에서는 CHA2DS2-VASc 점수와 HAS-BLED 점수를 고려해 위험군에 따라 사용기간을 다르게 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대략 6개월을 기준으로 하며, 최소 4주 동안 3제요법을 적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또한, 12개월 이상 투여 시 NOAC이나 warfarin 단독요법을 권고합니다.
 
성기철: 치료 효과가 좋고 복약 순응도를 높일 수 있는 NOAC이 심방세동 치료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정리·메디칼라이터부
사진·고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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