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발달 빠를수록 우울증 위험 높아… 남아는 관련 없어

 

사춘기가 일찍 시작하고 가슴 발달이 빠른 여아에서 우울증 위험이 높다는 최신 연구가 발표됐다.

단 남아에서는 사춘기 시작 시기와 우울증 위험 간 연관성이 없었다.

홍콩의대 Mary Schooling 교수팀은 1997년에 태어난 약 5800명 소아를 대상으로 사춘기 시작 시기와 청소년기 우울증이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확인하고자 홍콩 생존 코호트("Children of 1997" Birth Cohort)를 전향적 분석했다. 

사춘기 시작 시기는 가슴, 생식기, 음모 발달에 대한 성 성숙도 검사(Tanner stage)로 확인했고, 우울증은 우울증 선별검사(Patient Health Questionnaire-9)를 이용해 자가보고됐다. 대상군의 평균 나이는 13.6세였다.

연구에 참여한 여아는 약 9세에 가슴 발달이 시작했고, 남아는 약 11세에 생식기 발달이 시작했다. 음모 발달 시기는 각각 11세, 12세였다.

나이, 출생 순서, 부모 나이 등을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분석한 결과, 성별에 따라서 가슴, 생식기 발달 시작 시기와 우울증 간 연관성이 달랐다. 

여아는 가슴 발달 시기가 1년씩 늦을수록 우울증 위험이 17% 낮았다(1년 당 OR 0.83; 95% CI 0.70~0.98). 하지만 남아에서 생식기 발달 시기는 우울증 위험과 관련 없었다.

음모 발달 시기는 남녀 모두에서 우울증 위험과 연관성이 없었다.

Schooling 교수는 "사춘기가 빨리 시작될수록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연구에서는 여아에서 우울증 위험 증가가 확인됐다"며 "아마도 가슴이 빨리 발달한 여아는 외모적으로 어른으로 보이면서 어른처럼 행동하는 부분에 어려움을 느껴 우울증 위험이 높아졌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연구에 대해 학계에서는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비슷한 연구를 진행했던 워싱턴의대 Carolyn McCarty 교수는 "사춘기가 일찍 시작한 남아에서 우울증 위험이 증가하지 않은 이유는 사회에서 남아의 신체적 성숙이 긍정적으로 간주돼 생물학적 성별 차이로 이어지기 때문일 것이다"고 부연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국립어린이병원 Paul Kaplowitz 교수는 "연구에서 주목하지 않은 월경 시기가 여아의 정신 건강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며 제언했다.

미국 미시간의대 Joyce Lee 교수는 "사춘기 시기를 조절할 수 없지만, 체중이 증가한 여아에서 사춘기가 빨리 시작될 수 있으므로 부모들은 아이들이 건강한 체중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Pediatrics 지난달 26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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