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건강연구 대규모 연구에서 연관성 확인… 메커니즘은 아직

2014년 심방세동(artrial fibrillation, AF)과 암 발병 간 연관성을 확인한 등록연구에 이어, 최근 여성건강연구(Women's Health Study, WHS)에서도 여성 AF 환자에서 암 발병과 연관성이 나와 두 질환 간 상관관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종합하면, 전체 AF 환자에서 암 발병 위험이 높았고, 시간이 지나도 발병 위험이 계속 나타났다. 하지만 이에 대한 메커니즘은 아직 확실하지 않아 학계에서는 두 질환 간 연관성에 대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본지는 기존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힘을 실어주면서 두 질환 간 가능한 메커니즘을 제언한 이번 대규모 전향적 코호트 연구를 살펴봤다.

2014년 덴마크 연구에 이어 미국 연구에서도 드러나…

 

2014년에 발표된 덴마크인 AF 환자 대상 연구에서 새롭게 AF를 진단받은 환자에서 암 발병 위험이 증가해 주목받았다(PLoS One 2014;9(8):e102861). 

AF 환자 약 27만 명을 대상으로 3.4년 간 중앙값 추적관찰한 결과, 모든 암에 대한 표준화 발병률(SIR)이 약 1.3배 높았다(SIR 1.31; 95% CI 1.30~1.33). 

특히 3개월 내 SIR은 5배 이상 높아(SIR 5.11; 95% CI 4.99~5.24), AF가 잠재암의 마커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와 중에 JAMA Cardiol 지난달 25일자 온라인판에 실린 미국 브리검 여성병원 Christine Albert 교수의 전향적 코호트 연구 결과는 기존 연구에 힘을 실어준다.

이 연구는 건강했던 여성을 대상으로 AF와 암 발병 간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 시작 시 AF와 심혈관질환, 암이 없었던 45세 이상 여성 3만 4691명을 대상으로 1993년부터 2013년까지 AF와 암 발병 위험의 연관성을 전향적 추적관찰했다. 

대상군은 심혈관질환과 암 예방 효과를 확인하고자 저용량 아스피린과 비타민 E를 복용했고, 이에 대한 임상시험을 완료했다.

새롭게 AF 진단 시 암 발병 위험 높아…

중앙값 19년 동안 새롭게 AF를 진단받은 환자는 1467명(4.2%)으로 평균 나이는 58세였고, 암을 진단받은 환자는 5130명(14.8%)으로 평균 나이는 55세였다.

추적관찰 결과, AF 환자 중 10%에서 암이 발병했다. 암 발병 사례는 100인년(person-year) 당 AF 환자에서 1.4건, AF가 없는 환자에서 0.8건으로 AF 환자에서 암 발병이 조금 더 많았다.

이를 다변량 보정한 결과에서도 위험도 차이가 뚜렷했다. AF 환자는 AF가 없는 환자보다 암 발병 위험도가 1.48배 더 높았다(HR 1.48; P<0.001). 특히 나이만 보정했을 때 위험도는 더 뚜렷했다(HR 1.58; P<0.001).

AF 환자에서 가장 위험도가 높았던 암은 대장암으로, AF가 없는 환자보다 위험도가 2배 이상 높았다(HR 2.11; P=0.002). 유방암(HR 1.32; P=0.06)과 폐암(HR 1.51; P=0.12)에서도 위험도를 확인했지만, 연관성은 없었다. 

기간에 따른 암 발병 위험도를 분석한 결과, AF 환자는 AF가 없는 환자보다 3개월 내 위험도가 약 3.5배 더 높았다(HR 3.54; P<0.001). 그 이상 관찰했을 때에는 위험도가 다소 감소하긴 했지만, 3개월 이상(HR 1.39; P<0.001) 그리고 1년이 지나도(HR 1.42; P<0.001) 위험도가 높았다.

단 AF 환자에서 암 사망률 간 연관성은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HR 1.32; P=0.07). 

이와 반대로 새롭게 암을 진단받은 환자에서 AF 발병 위험도는 어떻게 될까? 

다변량 보정한 결과, 추적관찰 기간 동안 새롭게 암을 진단받은 환자에서 AF 발병 위험도는 1.2배 높았다(HR 1.20; P=0.04). 또 나이만 보정해도 위험도가 1.25배 높아(HR 1.25; P=0.01), 암 환자에서도 AF가 발병할 위험이 있는 듯했다.

하지만 이는 암 진단 후 3개월 내 AF 발병 위험도가 높았기 때문으로(HR 4.67; P<0.001), 3개월 이상(HR 1.10; P=0.34) 그리고 1년이 지난 경우는(HR 1.15; P=0.15) AF 발병 위험도에서 차이가 없었다.

AF와 암 발병 연관성, 가능한 메커니즘은?

 

지금까지 새롭게 AF를 진단받은 환자에서 암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는 계속 발표됐지만, 아직 정확한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다. 단, Albert 교수는 AF와 암 발병 위험 간 연관성을 세 가지 메커니즘으로 추측했다.

먼저 두 질환이 같은 위험인자를 공유한다고 설명했다. Albert 교수에 따르면, 새롭게 AF 또는 암을 진단받은 환자에서 비만, 흡연, 알코올 섭취 등 공통된 위험인자가 질환 발병에 영향을 줬고, 공통된 위험인자을 보정했을 때 두 질환 간 연관성이 의미 있었다. 

단, Albert 교수는 "잠재적 교란요인이 존재한다는 한계점이 있다"고 부연했다.

다음으로 AF가 잠재암 또는 초기 악성종양의 조기 신호라고 추측했다. 이는 두 질환 모두 발병 위험을 증가시키는 조직 프로세스(systemic process)가 관여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조직 프로세스에는 염증 또는 산화스트레스가 결합한 관여 프로세스(predisposing process)뿐만 아니라 혈전전상태, 세포자멸사(apoptosis)가 있다. 

Albert 교수는 "특히 AF에서 세포자멸사가 잠재적인 역할을 하면서 전세포자멸(proapoptotic)과 항세포자멸(antiapoptotic) 사이에 역조절 균형이 분열되고, 그 결과 암세포에서 세포자멸사가 감소해 암이 발생할 것이다"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탐지편항(detection bias)이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탐지편향이란, 평소에도 나타날 수 있는 문제를 어떤 원인 때문일 것이라고 판단하는 편향된 생각이다. Albert 교수는 "다른 질환에서도 암이 발병할 수 있지만, 새롭게 AF와 암을 진단받은 여성이 상대적으로 보건의료 서비스에 더 많이 노출되기 때문에 연관성도 높게 나타났을 것이다"며 추측했다. 

하지만 "새롭게 AF를 진단받은 후 단기간에 암 발병 위험이 증가하는 것은 탐지편향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 장기간 위험 증가에 대해서는 탐지편향만으로 설명하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제한했다.

"위험인자 관리 중요해… 연관성 증명할 메커니즘 연구 필요"

Albert 교수는 "AF 환자에서 재발성 AF뿐만 아니라 암과 같은 다른 잠재적인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위험인자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연구에 대해 "암 예측모델에 AF 진단을 추가할 경우 예측모델을 개선할 수 있는지 향후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AF와 암의 연관성을 증명할 수 있는 메커니즘 분석과 함께 향후 고령에서도 AF와 암 발병 위험에 대한 상관관계를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참가자 대부분이 백인 여성이기 때문에 결과를 일반화하기엔 어렵다. 또 무증상 AF 환자는 확인되지 않았고, AF와 암 진단 날짜가 아닌 첫 발병 날짜를 정의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연구를 제한하면서 "하지만 AF와 암 발병 위험 간 연관성이 명확하기에, 위험 부담이 큰 고령에서는 이 같은 결과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다"고 예상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보스턴의대 Emelia J. Benjamin 교수는 "이번 연구뿐만 아니라 많은 연구에서 AF와 암 사이의 복잡한 상관관계 증명과 함께 고령에서 연관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며 "향후 연구에서 두 질환 간 메커니즘 연관성 확인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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