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SS-Ⅱ 회의, 통합적 컨센서스 제시

비만이 동반된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베리아트릭 수술(bariatric surgery)은 임상현장에서 고려 가능한 치료전략으로 입지를 다져왔고, 최근에는 한 발 더 나아가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정규 치료전략으로 자리잡았다. 제2차 당뇨병 외과회의(2nd Diabetes Surgery Summit, DSS-Ⅱ)가 발표한 국제 당뇨병 전문가 컨센서스 성명서(Diabetes Care 2016;39:861-877)에서는 높은 중증도의 비만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 환자 치료에서 베리아트릭 수술 및 대사수술(metabolic surgery)을 권고했다.

명확한 적용 환자 정리

 

이번 성명서는 제2차 당뇨병 외과회의(2nd Diabetes Surgery Summit, DSS-Ⅱ)가 '제2형 당뇨병 환자 치료에서 대사수술(metabolic surgery)'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것으로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 중국, 인도 당뇨병학회가 공동으로 개발하고, 아르헨티나, 브라질, 체코, 독일, 그리스, 일본 등 당뇨병학회가 동의한 내용이다. 즉 국제적으로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베리아트릭·대사수술의 적용 권고사항을 정리한 것인데 기존 당뇨병 가이드라인에서보다 강한 어조로 대사수술을 권고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올해 미국당뇨병학회(ADA) 가이드라인에서는 생활습관개선과 약물요법으로 조절되지 않는 BMI 35kg/㎡ 초과인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베리아트릭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may consider)고 제시했다. 하지만 이번 성명서에서는 제2형 당뇨병 환자 중 BMI 40kg/㎡ 이상 비만( class Ⅲ)이 동반됐을 경우 혈당 조절 정도나 혈당 강하 전략의 복잡성과 무관하게 적절한 제2형 당뇨병 관리를 위해 대사수술을 권고(recommend)했다.

또 생활습관개선과 적절한 약물치료로도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BMI 35~39.9kg/㎡ 비만(class Ⅱ) 동반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도 대사수술을 권고(recommend)하도록 했다. 경구용 약물이나 인슐린을 포함한 주사제로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BMI 30~34.9kg/㎡ 비만(class Ⅰ) 동반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도 적극적으로 고려(should consider)하도록 했다.

아시아인에 대한 부분을 별도로 언급한 부분도 주목할만한다. 성명서에서는 "아시아 환자의 경우 BMI 적용 기준을 2.5kg/㎡만큼 낮춰서 적용해야 한다".

한편 2015년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에서는 △18~65세 △BMI 35kg/㎡ 이상 또는 30~35kg/㎡ 동반 제2형 당뇨병 △췌장 베타세포 잔여기능 여부에서 모두가 충족할 경우에만 베리아트릭 수술을 권고하고 있다.

제2형 당뇨병 혈당 관리에 혜택
베리아트릭·대사수술 권고사항의 기저에는 제2형 당뇨병과 취장관 간 신체 대사적인 측면의 연결성이 자리하고 있다. 제2형 당뇨병이 복잡한 대사적 기능이상과 연관돼 있고 결과적으로 질환 이환, 사망, 의료비용 증대 등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대사적 기능이상에 초점을 맞추면 위장관도 제2형 당뇨병에 대한 임상적·생물학적 치료타깃이라는 것이다.

DSS-Ⅱ는 "이미 부분 위장절제술, 베리아트릭 수술 등 다양한 위장관 수술들은 제2형 당뇨병에서 놀라운 개선효과를 보인 바 있다. 위장관 해부학적 측면에서의 재배열이 혈당 항상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제까지 진행된 연구들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대사수술은 당뇨병 관리에 유의한 효과를 보였다. 베리아트릭·대사수술 관련 무작위 임상시험들에서는 일관되게 BMI 35kg/㎡ 이상인 제2형 당뇨병 환자 또는 일부 BMI 25~35kg/㎡인 환자들에서 생활습관개선·약물요법 대비 베리아트릭·대사수술이 체중 및 혈당감소에서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

당뇨병에 대한 혜택은 점진적으로 감소하지만, 관련 근거들에서는 5년까지 수술의 혜택이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 1~5년까지 비당뇨병 수준의 A1C가 유지된 환자 비율은 30~63%로 나타났고, 또 당뇨병 재발 여부에 상관없이 대부분의 환자들은 지속적인 혈당 개선 효과도 보였다. 평균 A1C 감소율은 수술군 2%, 기존 치료군 0.5%였고, 수술군의 최종 A1C는 베이스라인 수치에 상관없이 6% 근처로 나타났다.

혈당 개선 효과와 별도로 베리아트릭·대사수술은 당뇨병성 미세혈관·거대혈관 합병증, 심혈관질환, 암, 사망 등에도 혜택을 보였다.

▲ 제2형 당뇨병 환자 대사수술 알고리듬

수술기법 발전으로 안전성 확보
베리아트릭·대사수술에 대한 안전성도 정규 치료전략으로 적용하기에 충분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수술적 치료전략은 해부학적 재배열로 규정되는데 이로 인해 기술적 복잡성, 작용 메커니즘, 임상적 아웃컴, 안전성 프로파일에서 다양한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수술의 안전성은 병원 및 시술하는 의사에 따라서도 다를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복강경을 활용한 최소침습수술 등 지속적인 수술기술 발전을 통해 수술로 인한 사망률은 0.1~0.5%로 나타나고 있다.

DSS-Ⅱ는 "베리아트릭·대사수술 사망률이 담낭절제술, 자궁절제술과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고, 주요 합병증 발생률은 2~6%, 비주요 합병증은 최고 15%로 다른 선택적 수술과 유사한 수준이다"고 부연했다.
추가적으로 재수술률 역시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다기관 연구에서는 초기 재수술률 및 재입원률은 루와이우회로술(RYGB)에서 2.5%, 5.1%였지만, 복강경 수술군에서는 0.6%, 0.2%로  나타났다. 한편 위소매절제술(VSG)는 0.6%, 5.5%였다.

향후 과제는
이제까지의 근거를 토대로 성명서에서는 중등도~중증 비만이 동반된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베리아트릭·대사수술을 권고했지만 추가적인 근거는 필요한 상황이다.

주요 과제는 장기간 혜택 및 안전성 근거다. 최고 5년까지의 혜택에 대해서는 근거가 있지만 그 이상 기간에서 혈당 및 심혈관 아웃컴에 대한 혜택을 담보할 수 있는 근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소아청소년 환자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도 보완돼야할 부분이다. 소규모 회귀분석 및 최근의 전향적 다기관 비무작위 임상시험에서는 비만이 동반된 소아청소년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베리아트릭·대사수술이 혜택을 보인 것으로 보고됐지만, 이를 확인하기 위한 견고한 근거구축이 필요하다.

한편 비용 문제에 대해서는 잠재적으로 비용 대비 효과가 높을 수 있다는 분석결과를 제시했다. 제2형 당뇨병 환자에 대한 질보정 수명(QALY)을 분석한 결과 일반인에서 베리아트릭·대사수술은 3200~6400달러가 소요되는데, 미국비만환자 대상 연구에서는 당뇨병으로 새로 진단받은 환자에서의 RYGB는 7000달러, 기존 당뇨병 환자에서는 1만 2000달러로 평가됐다. 고강도 혈당관리의 경우 4만 1384달러, 지질관리에는 5만 1889달러가 소요된다는 통계와 비견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임상시험 자료분석인만큼 경제성 측면의 혜택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며 조심스런 입장과 함께 "각 국가별 보건당국과 정책적 지원안에 대하 논의해야 한다"며 혜택 측면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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