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조건 없는 협상 타결, 의원급 초진료 1만 4860원, 병원급, 1만 5110원

▲ 국민건강보험공단과 7개 유형별 공급자단체는 1일 새벽 3시에 이르러서야 2017년도 환산지수계약을 체결했다.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내년 요양기관 진료·조제 수입을 판가름할 환산지수(상대가치점수당 단가) 계약에서 병원이 ‘잭팟’을 터뜨렸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약사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간호협회 등 5개 공급자단체는 1일 새벽 3시가 넘는 시간까지 마라톤 협상을 진행한 끝에 환산지수 계약 체결을 완료했다.  

특히 지난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 行을 택했던 병협은 올해 수가협상에서 1.9%라는 인상률을 기록하며 0.4%p라는 인상률을 기록했다. 

▲ 유형별 수가협상 결과

건보공단은 이날 새벽 3시 경 수가협상 브리핑을 통해 6개 의약단체와의 수가협상 결과, 조산원 3.7%, 약국 3.5%, 의원 3.1%, 한방 3.0%, 치과 2.4%, 병원 1.9% 인상에 합의(최종적으로 재정운영위원회의 의결 필요)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른 공급자단체의 평균 수가 인상률은 전년도(1.99%)보다 0.38%p 높아진 2.37%를 기록하게 됐다.  

아울러 추가재정소요액(밴딩, bending) 역시 8134억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실제로 최근 2011년부터 2016년까지 6년 동안 추가재정소요액을 살펴보면, 2011년 3611억원, 2012년 5458억원, 2013년 6386억원, 2014년 6898억원, 2015년 6685억원, 2016년 6503억원이었다. 

또한 공급자단체의 평균 수가 인상률도 2011년 1.64%, 2012년 2.2%, 2013년과 2014년 각각 2.36%, 2015년 2.2%, 2015년 1.99%에 이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건보공단 측은 이 같은 환산지수 계약 결과에 대해 공급자의 어려움을 통감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유형별 환산지수 계약에 참여한 공급자단체 모두가 협상 타결에 이른 것은 2014년 이후 두 번째라는 점도 강조했다. 

건보공단 장미승 급여상임이사는 “건강보험 재정 5년 연속 당기 흑자와 16조 9000억원이라는 누적흑자를 토대로 공급자의 어려움을 공감하게 됐다”며 “올해는 전향적으로 협상에 임해 최종 타결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의원, 내년 초진진찰료 1만 4860원
이날 가장 먼저 협상을 성사시킨 것은 의협이었다. 의협은 환산지수 기준으로 3.1%의 수가 인상률을 따냈다. 

▲ 2017년 의원급 의료기관 초진료 및 재진료

이에 따라 내년도 환산지수는 현재 76.6원에서 2.3원 오른 78.97원으로, 의원급 초진진찰료는 올해 1만 4410원에서 450원 오른 1만 4860원이 된다. 재진진찰료는 올해 1만 300원에서 320원 인상된 1만 620원이다. 

의협은 예년보다 많은 파이 안에서 지난해 기록한 수가인상률 2.9%보다 0.2%p 높은 성적을 내는 성과를 보였고, 아울러 가장 먼저 협상을 타결시키는 강단도 보였다.  

의협이 기록한 3.1% 인상률은 2011년 이후로 가장 높은 인상률로, 최근 3년간을 따져볼 때도 가장 높은 수치다. 

실제로 의협은 지난 2011년 2%를 시작으로 2012년 2.8%, 2013년 2.4%, 2014년과 2015년 각각 3%, 2016년 2.9%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의협 측은 이 같은 인상률이 만족할만한 수치는 아니라고 자평했다. 

의협 김주형 수가협상단장은 환산지수계약 체결 이후 가진 브리핑에서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건보공단과 서로 합의하기로 했다”며 “특히 지난해 메르스로 인한 피해, 의원급 의료기관의 점유율 하락 등 어려운 여건 가운데서도 성과를 이뤘다는 점을 회원들에게 적극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잭팟’ 터진 병원
특히 올해 수가협상에서 눈여겨 볼 점은 병협의 협상력이었다. 병협은 4차 협상까지 건보공단과의 간극 줄이기에 집중하는 모양새였지만, 이후 협상력을 발휘하면서 1.9% 인상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에 따라 병원의 내년도 환산지수는 현재 71원에서 1.34원이 오른 72.34원으로, 병원급 의료기관의

▲ 2017년 병원·종합병원·상급종합병원 초진료 및 재진료

초진진찰료는 현재 1만 4830원에서 280원 오른 1만 5110원이 된다. 재진진찰료는 올해 1만 750원에서 200원 오른 1만 950원이다. 

종합병원급은 초진진찰료는 현재 1만 6500원에서 310원이 오른 1만 6810원, 재진진찰료는 1만 2410원에서 240원 오른 1만 2650원이다. 

아울러 상급종합병원의 초진진찰료는 1만 8160원에서 340원 오른 1만 8500원, 재진진찰료는 1만 4080원에서 270원 오른 1만 4350원이 된다. 

병협 조한호 수가협상단장은 “이번에 받아든 성적표에 100% 만족할 수 없다”면서도 “건보공단 측에서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표명했기에 인상률과 상관없이 그 뜻에 따라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메르스 사태…의료기관 보상 수준 수가협상 

한편, 올해 수가협상은 지난해 우리나라를 강타했던 메르스 사태를 의식, 의료기관에 대한 보상 수준으로 진행된 분위기였다. 

한의협 김태호 기획이사는 “공급자와 가입자의 간극을 좁히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건보공단 측에서 공급자들을 배려해주고 노고를 보상한다고 얘기하기도 했다”면서 “내년에는 기대할 수 없는 수치겠지만, 메르스 사태에서 의료기관들이 고생한 노고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병협 조한호 수가협상단장도 “공단 측에서 메르스 사태를 함께 극복해 준 병원계에 위로를 표하고 진심으로 뜻을 전달했다”며 “앞으로도 국민건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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