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연구 불구 신경정신 안정적인 환자 포함
일반화 시키기 어렵다 한목소리

Lancet

최근 Lancet에 금연보조 치료제들을 비교하는 EAGLES 연구가 실려 주목을 끌고 있다. 그간 관련된 많은 연구가 있었지만 먹는 금연 보조제(바레니클렌, 부프로피온)와 피부에 붙이는 니코틴 패치류 그리고 위약을 종합적으로 비교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연구는 금연성공률이 아닌 신경정신적 안전성을 주 평가목적으로 시행했고, 이를 통해 약물간 비신경정신질환 환자와 신경정신질환 환자를 평가해 안전하다는 것을 입증해 그간 제기됐던 흡연보조제들의 위험성 논란을 충분히 잠재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게다가 주요 금연 성공률도 평가함으로써 금연 보조제의 본연의 효과도 재강조할 수 있는 근거도 확보한 셈이다.

연구에 따르면, 정신질환이 있는 환자군과 없는 환자군 모두에서 챔픽스와 부프로피온은 위약이나 니코틴 패치 대비 중등도·중증의 신경정신과적 이상반응률을 유의하게 증가시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 직접 참여한 캐나다 오타와 대학의 앤드류 파이프(Andrew Pipe) 교수는 최근 방한해 "세계 최대 규모로 진행된 EAGLES를 통해 금연치료의 효능과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그 중에서도 특히 챔픽스가 효과적인 금연치료 옵션임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며, "이번 금연치료를 하는 의사와 흡연자에게 금연치료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 금연치료로 인한 신경정신과적 이상반응 발생

동반 참석한 가톨릭의대 김대진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금연치료에 대한 최신 연구결과를 통해 금연치료가 익숙하지 않았던 국내 의료진에게도 하나의 중요한 지침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는 몇가지 치명적인 맹점이 있다. 우선 이 연구는 금연 보조제를 판매하고 있는 화이자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 후원한 연구이다. 당연히 프로토콜(디자인) 설정과정에서 제약사 입김이 들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도 프로토콜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이번 연구에는 정신질환이 있는 흡연자가 포함됐다고 했지만 실상, 안정적 상태이거나, 치료된 환자들이다. 따라서 이러한 선택은 제대로 된 안전성 평가가 아니라는 지적을 받기 충분하다. 나아가 비안정적 정신병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일반화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대해 란셋 연구팀도 "흡연자의 정신집단의 범위를 기분장애, 불안장애, 정신병, 경계성 인격장애로 제한했고 약물사용 장애나 또는 자살위험이 높은 사람들은 제한했다는 점에서는 일부 한계가 존재하고 일반화시킬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한계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은 24주라는 기간과 잦은 모니터링이다. 특히 잦은 개입은 흡연자가 실제 금연을 했는지 평가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에 연구 규모가 지금까지 시행된 이중맹검, 위약대조군 연구 중에서 가장 크다고 하지만 정신과 코호트와 비교하면 그다지 큰 것은 아니라서 실제 자살과 같은 드문 사건을 변별해내기에는 위력이 적었다는 점도 한계로 꼽히고 있다.

흡연자들의 기준도 논란이다. 이번 연구에는 최소 하루에 10개를 피고, 중간정도의 니코틴 의존증 흡연자들로 정의했는데 이런 점은 담배는 피지만 그 양이 적거나 중중 의존 흡연자가 아닌 대상에서는 적용하기 어려워 옥의 티로 꼽힌다.

그밖에 성별에 따른 차이, 의존도에 따른 차이, 우울 또는 불안 증상에 따른 차이 등에 대해 고려하지 않은 점도 이번 연구의 한계로 지적되는 부분이다.

이번 연구에 논평을 단 토론토의대 Laurie Zawertailo 박사는 "가장 중요한 한계점은 12개월 내 약물사용장애가 있는 환자들이 제외됐다. 특히 또한 알코올 의존증이나 약물 의존증이 흡연자의 이상반응이 높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이러한 대상에 대한 구체적인 발생률은 언급이 없다는 점도 아쉽다"며 "대규모로 진행됐다는 것은 의미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적용시키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논평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 드러난 금연성공률도 눈길을 끈다. 전체 평가에서 초반 9~12주까지는 바레니클렌과 부프로피온이 각각 33.5%와 22.6%지만 9~24주로 가면 21.8%와 16.2%로 급격하게 떨어진다. 이는 당초 알려진 금연성공률보다 더 낮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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