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수가협상 마무리…공급자들, 밴딩 폭 공개 여부 두고 불만

▲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공급자단체와 24일 2차 수가협상을 마무리했다.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2017년도 수가협상 2라운드가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협상판이 벌어졌지만 공급자들은 추가소요재정 규모를 파악하기 위한 눈치 보기에 급급한 모양새다. 

건보공단과 공급자단체는 24일 건보공단 스마트워크센터에서 2017년도 제2차 수가협상을 진행했다. 

이날 공급자들은 건보공단이 제시한 자료에 대해 큰 이견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지난 23일 열린 재정운영소위원회에서 논의된 추가소요재정 규모가 공개되지 않는 만큼 밴딩 폭 규모를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둔 모습이었다.   

먼저 대한병원협회는 건보공단 측이 제시한 자료를 두고 합의점에 도달했다면서도, 밴딩 폭을 공개하지 않은 점에는 아쉬움을 보였다. 

병협 조한호 수가협상단장은 “건보공단에서도 진료비 증가가 단순 증가가 아닌 보장성 강화로 인한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국민들에게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의료인 고용 증가에 따른 인건비 증가분을 충분히 참작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조 단장은 “앞으로 수가협상에서 가장 쟁점은 밴딩 규모가 될 것”이라며 “그 규모가 공개되지 않아 아쉬움이 있지만, 건보공단과 공급자 모두는 국민 건강 증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한약사회도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건보공단에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약사회 이영민 보험위원장은 “약국의 증가율이 정체상태인 점을 두고 우리는 수익이 좋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반면, 건보공단은 현존하는 약국의 상황이 좋아진 것 아니냐며 정반대의 시각을 보였다”면서도 “이 같은 자연스러운 관점 차이만 있었을 뿐 자료를 두고 큰 이견은 없었다”고 전했다. 

다만 이 보험위원장은 “아직까지 협상이 진행 중이긴 하지만 건보공단은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며 “정확한 수치는 아니더라도 밴딩 폭을 어느 정도 공개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대한한의사협회 역시 밴딩 폭이 어느 수준으로 책정됐는지 모르는 상태에서의 협상은 섣부르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의협 김태호 기획이사는 “원가분석 또는 경영수지분석을 통해 도출된 상대가지점수에서 한의계가 저평가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지만, 건보공단이 제시한 자료에 큰 이견은 없었다”면서도 “하지만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가 정한 밴딩 폭을 모르니 답답한 면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25일 한의협과 병협, 27일 약사회, 대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가 건보공단이 밴딩 폭을 공개하지 않은 상황에서 3차 협상을 시작, 수가 인상률을 놓고 본격적인 눈치싸움이 시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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