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장 이병권
연세의대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최근 '항응고 치료에서 Rivaroxaban의 유용성'을 주제로 좌담회가 열렸다. 좌장은 연세의대 이병권 교수가 맡았고 경희의대 이정명 교수, 인제의대 변영섭 교수가 차례로 강연한 후 토론이 이어졌다. 본지에서는 이날의 강연 및 토론 내용을 요약·정리했다.









ROCKET-AF 연구의 하위군 분석    

이정명
경희의대 교수
경희의료원 심장내과
ROCKET-AF 연구
Rivaroxaban Once Daily Oral Direct Factor Xa Inhibition Compared With Vitamin K Antagonism for Prevention of Stroke and Embolism Trial in Atrial Fibrillation (ROCKET-AF)은 14,264명의 뇌졸중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rivaroxaban 1일 1회 용법이 warfarin 대비 비열등함을 확인한 임상연구이다.

연구에 참여한 환자 중 2,950명은 크레아티닌 청소율(creatinine clearance, CrCl)이 30~49 mL/min에 해당되는 중등증 신장애 환자로, 신기능이 정상인 경우 rivaroxaban 20 mg을 1일 1회 투여했지만 신질환자의 경우 정상인보다 최저 혈중농도(trough blood level)가 상승할 수 있으므로 용량을 감량해 15 mg을 1일 1회 투여했다.

ROCKET-AF 연구의 분석에 앞서 젊은 층에서 rivaroxaban의 반감기는 5~9시간이지만 고령 환자에서는 반감기가 11~13시간으로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 고령 환자는 상대적으로 신기능이 저하돼 있다는 점, ROCKET-AF 연구의 피험자는 다른 항응고제 연구의 피험자보다 congestive heart failure, hypertension, age≥75 years, diabetes mellitus, stroke, vascular disease, age 65~74 years, sex category (CHA2DS2-VASc) 점수가 높다는 점 등에 주의해야 한다.

신장애 환자 하위군 분석
ROCKET-AF 연구의 1차 유효성 평가변수는 출혈성과 허혈성을 모두 포함한 전체 뇌졸중 및 비중추신경계 전신 색전증의 발생으로, 연구 결과 rivaroxaban은 warfarin 대비 비열등한 항응고 효과를 보였다. 또한 신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하위군 분석했을 때도 마찬가지로 rivaroxaban은 warfarin 대비 비열등한 항응고 효과를 보였다. 다만, 투여한 약물의 종류와 관계없이 신장애 환자군은 신기능 정상군보다 1차 유효성 평가변수의 발생률이 더 높았다. 유효성 평가 변수에 혈관사망, 심근경색 등을 포함하거나 뇌졸중을 허혈성, 출혈성 등으로 분류해 분석한 결과에서도 신기능에 관계없이 rivaroxaban은 warfarin 대비 비열등함을 보였다.
 
안전성 평가 결과, 양 군의 주요 출혈 및 치명적 출혈, 두개내 출혈을 포함한 전반적인 출혈 경향이 유사했다. 출혈 부위에 따른 결과에서는 신기능에 관계없이 위장관 출혈 발생률이 warfarin 투여군에서 다소 낮게 나타났고, 두개내 출혈은 rivaraxaban 투여군에서 낮게 나타났다. 즉, ROCKET-AF 연구는 중등증의 신질환자군에서도 rivaroxaban이 warfarin 대비 비열등한 유효성 및 안전성을 가짐을 보였다(Eur Heart J. 2011;32:2387-94).

신질환 악화군에서 Rivaroxaban의 역할
ROCKET-AF 연구 대상자 중 CrCl 수치가 20% 이상 감소한 환자군을 신질환 악화군(worsening renal function)으로 정의하고 나머지 환자를 신기능 안정군(stable renal function)으로 정의해 하위군 분석을 진행했다. 환자들은 연구 24주, 52주, 연구 종료 시점에 CrCl 수치를 측정했고 연령, 성별 등의 기저치 특성은 양 군이 유사했다. 분석 결과, 신질환 악화군은 신기능 안정군보다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47%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p=0.026), 뇌졸중이나 색전증, 혈관 사망, 심근경색 위험은 40%, 전체 사망률은 49%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각각 p=0.002, p=0.007). 안전성 평가에서는 신질환 악화군이 신기능 안정군보다 주요 및 비주요 출혈 위험이 5% 정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으나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양 군에서 각각 rivaroxaban과 warfarin 중에 어떤 것이 환자에게 더 유익한지에 대해 분석한 결과, 신질환 악화군의 경우 warfarin을 투여할 때보다 rivaroxaban을 투여할 때 뇌졸중 또는 전신 색전증의 발생 위험이 절반 가량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나 신기능이 좋지 않은 환자의 항응고 치료 시 warfarin보다 rivaroxaban을 우선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그림 1>. 

 
안전성 평가에서 헤모글로빈 수치가 2 g/dL 넘게 저하된 환자의 비율이 rivaroxaban 투여군에서 더 높았으나 헤모글로빈 수치 감소가 직접적으로 출혈 위험을 높이는 것은 아니므로 안전성 평가 변수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2차 사건 예방
기존에 뇌졸중 및 일과성 허혈발작 병력이 있는 환자에서 warfarin 대비 rivaroxaban의 2차 예방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하위군 분석을 시행했다. ROCKET-AF 연구 대상자의 52%는 과거에 뇌졸중 또는 일과성 허혈발작의 병력이 있었고, 뇌졸중 또는 일과성 허혈발작 병력이 있는 환자는 투여 약물의 종류와 관계없이 기존에 병력이 없던 사람들에 비해 뇌졸중 및 전신 색전증의 위험이 높았다. 약물의 유효성 평가 결과, ROCKET-AF 연구 전체 분석 결과와 마찬가지로 rivaroxaban은 뇌졸중 또는 일과성 허혈발작 병력의 유무와 관계없이 warfarin 대비 비열등한 효과를 갖는 것으로 분석됐고, 출혈 등 안전성 평가 결과에서도 두 약물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뇌졸중 1, 2차 예방 모두에서 rivaroxaban의 warfarin 대체 가능성을 뒷받침해준다(Lancet Neurol. 2012;11:315-22).

CHADS2 점수에 따른 Rivaroxaban의 유효성
일반적으로 CHADS2 점수가 증가할수록 뇌졸중 및 전신 색전증 발생 위험은 증가한다. ROCEKT-AF 연구에 참여한 고위험군 환자를 CHADS2 점수대별로 2점부터 6점까지 나눠 하위군 분석을 시행한 결과, 모든 하위군에서 rivaroxaban은 1차 유효성 평가변수인 뇌졸중, 전신 색전증의 발생과 대출혈, 임상적 연관성이 있는 비-대출혈에 대해 warfarin 대비 비열등한 유효성 및 안전성을 나타냈다. 따라서 CHADS2 점수가 2점 이상인 고위험군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의 치료 시 warfarin을 대신해 rivaroxaban의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N Engl J Med. 2011;365:883-91).

전극도자 절제술을 받은 환자
ROCEKT-AF 연구의 대상자 중 321명이 심율동전환이나 전극도자 절제술(catheter ablation)을 받았다. 이들 환자를 대상으로 하위군 분석을 했을 때 뇌졸중, 심혈관 사망, 입원, 출혈에 있어서 rivaroxaban은 warfarin 대비 비열등함을 보였으므로 warfarin으로 목표치료범위(therapeutic time range, TTR)가 적절히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서 warfarin을 대신해 rivaroxaban을 투여할 수 있다(J Am Coll Cardiol. 2013;61:1998-2006).


실제 임상 현장에서 Rivaroxaban의 유용성    

변영섭
인제의대 교수
상계백병원 심장내과
XANTUS 연구
Xarelto for Prevention of Stroke in Patients With Atrial Fibrillation (XANTUS) 연구는 실제 임상 현장(real-world)에서 rivaroxaban의 유용성을 평가하기 위해 유럽, 캐나다, 이스라엘 등에서 311개 기관이 참여한 관찰 연구이다. 전향적, 단일군으로 진행된 이 연구에는 실제 임상에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환자가 참여해 최종적으로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 6,784명이 참여했고, 환자 대부분이 rivaroxaban 20 mg을 투여받았으며 나머지 환자는 15 mg 또는 기타 용량을 투여받았다.

1년간 rivaroxaban을 투여받거나 조기 치료 중단으로 그보다 짧은 기간 치료한 환자를 치료 후 30일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은 1.9%/년, 뇌졸중 등 혈전색전증 발생률은 1.8%/년, 주요 출혈 발생률은 2.1%/년 등으로 총 96.1%의 환자에서 주요 출혈,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뇌졸중 및 전신 색전증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실제 임상 현장에서 rivaroxaban의 유용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75%의 환자가 rivaroxaban 치료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나 환자의 rivaroxaban에 대한 높은 치료 만족도도 확인할 수 있었다.

XANTUS 연구는 환자의 평균 CHADS2 점수가 2점이고 이전에 뇌졸중 병력이 있는 환자가 전체 환자의 19%를 차지하는 연구로, 평균 CHADS2 점수가 3.5점, 뇌졸중 병력이 있는 환자를 50% 포함한 ROCEKT-AF 연구의 확장된 관찰 연구로 간주할 수 있다. 관찰 연구가 가진 태생적 한계는 있으나 3상 임상연구 결과에서 나타난 rivaroxaban의 유용성을 실제 임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 연구의 의의가 있다<그림 2>.

 
RELIEF 연구
독일에서 진행된 Real-life Evidence of Stroke Prevention in Patients with Atrial Fibrillation (RELIEF) 연구는 rivaroxaban 또는 warfarin으로 치료한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유효성 평가 변수를 후향적으로 비교한 연구이다. 분석에 앞서 환자의 기저치 특성에서 발생할 수 있는 편차를 최소화하기 위한 매칭 작업 후 약 2천여 명의 환자를 1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rivaroxaban 투여군은 warfarin 투여군에 비해 허혈성 뇌졸중 등 주요 심혈관 사건 발생률이 절반 가량 낮게 나타났다(p=0.0245). XANTUS 연구에 이어 실제 진료 현장에서의 고위험군 및 저위험군 환자 모두에 대한 rivaroxaban의 뇌졸중 위험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는 데 연구의 의의가 있다.


Discussion

홍성진: XANTUS 연구에서 치료를 끝까지 잘 마친 환자가 80%로 나타났는데, 나머지 환자는 치료를 중단한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변영섭: 그 이유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된 바가 없습니다. Warfarin은 통상적으로 1년 안에 치료를 중단하는 비율이 30~35% 정도 된다고 합니다.

이병권:
XANTUS나 RELIEF 연구 결과에서 사건 발생률이 감소한 것이 혹시 환자의 치료 순응도와 관련이 있지 않습니까?
 
변영섭: 3상 임상연구와 비교했을 때 환자들의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았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김진배:
환자군의 위험도도 순응도에 영향을 미치지만, real-world 연구에서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투여 약물의 용량을 조절했다는 점이 더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신기능 외에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의사의 적극적인 의견을 반영해 감량된 용량을 투여했습니다.

윤영원: Real-world 연구 자료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느낍니다. 국내에서는 rivaroxaban이 65세 이상, 당뇨병 및 고혈압 유병자 등 여러 가지 동반질환이 있는 환자 등에게 급여가 인정되는데, 이런 고위험군 환자에게 신기능에 이상이 없다고 해서 20 mg을 투여하기에는 우려되는 점이 많습니다. 따라서 사구체 여과율에 문제가 없는 환자여도 용량을 감량해 15 mg을 투여하는 경우가 많고, 용량을 낮춘 환자들에서는 확실히 출혈 위험이 적습니다. 한편, warfarin의 경우 INR 모니터링을 통해 실시간으로 상태 확인이 가능하지만 새로운 경구용 항응고제(new oral anticoagulants, NOAC)의 경우 용량에 따른 항응고 효과의 차이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방법이 아직 없다는 것이 아쉬운 점입니다.
 
이병권: 현재 여러 가지 NOAC이 시중에 출시됐습니다. 약물의 유효성 측면을 살펴 보면, rivaroxaban의 효과가 가장 강력한 반면 그만큼 출혈 등의 위험은 좀 더 높은 것 같습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20 mg보다 좀 더 낮은 용량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더 잘 맞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관련 연구가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혜영: ROCKET-AF 연구는 다른 NOAC 연구보다 고위험군을 많이 포함해 평균 CHADS2 점수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의미 있는 예방적 효과를 이끌어냈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rivaroxaban 20 mg을 사용했을 때 주요 출혈은 아니지만 코피 등의 출혈을 경험한 적이 있어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용량 조절 연구, 즉,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15 mg을 투여하는 연구가 있었으면 합니다.
 
조정래: 출혈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환자의 신기능 외의 여러 가지 신체 상태를 감안해 용량을 조절하는 것이 출혈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Rivaroxaban은 1일 1회 복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최대 장점이고, warfarin의 경우에는 가교치료를 하거나 INR을 낮춰 치료해야 하는 것과 달리 수술 1~2일 전에 복용을 중단하고 수술 당일 저녁부터 원래 용량으로 사용 가능하다는 것도 편리한 점입니다.

김진배:
Rivaroxaban은 약물을 삼키기 어려워 약제를 갈아서 투여해야 하는 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또한 전기적 심율동 전환술에 대해 warfarin과 비교한 무작위 대조 임상 연구자료를 확보한 NOAC은 rivaroxaban이 유일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조만간 여러 개의 국내 대학에서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real-world 연구가 진행돼 환자 상태에 따른 용량 조절 등에 대한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리·메디칼라이터부
   사진·고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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