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심장학회 심장대사증후군연구회 고광곤 회장

 

대한심장학회 심장대사증후군연구회는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들의 심각성을 학술적인 측면에서 조명하고, 그 해결과제를 제시하기 위해 지난 2014년 7월 창립했다. 심혈관질환 위험을 배가시키는 등 국민건강에 가하는 치명적인 위협을 적극 알리고, 궁극적으로는 환자와 의사 모두를 대상으로 대사증후군 관리를 통한 심혈관질환 예방이라는 국민보건의 숙원을 이뤄내겠다는 것이다.

대사증후군 분야의 석학으로, 심장대사증후군연구회를 진두지휘 하고 있는 고광곤 회장(가천의대길병원 심장내과)은 서양과 비교해 한국인의 대사증후군 위험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고 회장이 임수 교수(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와 함께 미국당뇨병학회지 Diabetes Care에 보고한 한국인 역학연구에 따르면, 20세 이상 성인인구 3명 중 1명이 대사증후군 환자다.

대사증후군은 심혈관질환 위험을 배가시킨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데, 고 회장은 심장대사증후군연구회의 연구·교육·홍보활동을 통해 이 난적(難敵)을 적절히 관리하고 궁극적으로는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을 사전에 예방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심산이다. 먼저 학술활동을 통해 전국의 기초의학자 및 임상의들에게 교육과 연구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대사증후군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진단과 치료를 활성화시킬 계획이다. 더불어 대사증후군을 극복하는 데 의사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 하에 대국민 교육과 홍보를 강화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 대사증후군, 우리나라에서 영향력은 어느 정도인가?
대사증후군은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남자 40mg/dL·여자 50mg/dL 이하이면서 혈압(130/85mmHg), 혈당(100mg/dL), 중성지방(150mg/dL)은 높고 복부비만(남자 90cm, 여자 85cm 이상)인 경우를 말하는데 이 중 3가지 이상의 증상이 있으면 진단할 수 있다.
한국인의 위험도는 상당히 높다. 국민건강영양조사 참여자 대상으로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 1998년 24.9%에서 2001년 29.2%, 2005년 30.4%, 2007년 31.3%로 일관되게 증가했다. 10여년 사이 6.4% 증가한 가운데, 성인인구(20세 이상) 3명당 1명이 대사증후군 환자다.

- 질환정의를 놓고 대토론이 있었는데, 어떻게 정의할 수 있나?
1980년대 미국 스탠포드의대 Gerald Reaven 교수는 고혈압·이상지질혈증·고혈당·비만 등이 집중적으로 동반될 경우 심혈관질환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고 보고했다. 이 같은 현상을 X증후군(syndrome X)이라 명명했다. 최종적으로 심혈관 위험인자의 동시발현 현상을 놓고 열띤 논쟁을 거친 학계는 대사증후군을 심혈관질환 위험인자의 집합체로 정의하고, 위험인자 개별에서 다중 위험인자에 대한 종합적 관점으로 치료 패러다임을 옮기게 된다.

- 대사증후군으로 진단됐을 경우, 치료는 어떻게 달라지나?
심혈관질환 위험이 배가되는 이유는 위험인자 간 상호작용(교차대화, cross talk)에서 찾을 수 있다. 고혈압·이상지질혈증·고혈당·비만 등이 동반된 상태에서는 인자 간 상호작용에 따라 내피세포기능장애 등 혈관의 구조·기능적 변화가 급속히 진행돼, 결국 죽상동맥경화성 혈관환경이 조성된다. 이처럼 죽상동맥경화증이 발현된 상태는 이미 화살이 시위를 떠난 시점으로 심혈관사건이라는 최종결과를 되돌리기 쉽지 않다.

- 단일 위험인자 조절로는 심혈관질환 예방에 한계가 있다는 건가?
현재 문제가 되는 하나의 위험인자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향후 동시발현될 가능성이 높은 여타 위험인자까지 종합적으로 관리해 사전에 차단하고, 이를 통해 심혈관질환의 발생을 미리 막는 것이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이다. 심혈관 위험인자 종합관리의 개념은 위험인자 개별의 관점이 아니라 이들 집합체의 상호작용의 결과인 죽상동맥경화증의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관리해 사전에 차단하는 예방과 치료전략을 세우자는 것이다.

- 대사증후군 치료로 심혈관질환 예방에 성공할 수 있다고 보는지?
미국의 선례가 있다. 최근 미국의사협회 학술지 JAMA에 보고된 연구에 따르면,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2007년 36.15%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돌아서고 있다. 적극적인 예방·치료를 위한 홍보와 교육 및 연구활동에서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대사증후군은 심혈관질환 위험을 증가시켜 국민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만큼, 유병률을 낮추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규칙적인 운동과 염분·탄수화물·지방이 적은 건강식이와 같은 생활습관 개선 정책이 적극 시행돼야 한다. 운동도 유산소, 근력, 복근운동을 적절히 배합해 개인에 맞는 양으로 꾸준히 하는 것이 제일 좋다. 심장대사증후군연구회 역시 대사증후군과 관련해 의학계의 연구활동을 고취하고, 적극적인 대국민 홍보와 교육을 통해 심혈관질환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데 매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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