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현 서울의대 교수·보라매병원 순환기내과

 

대사증후군은 심혈관질환 발생률과 총 사망률을 25% 증가시키고, 향후 당뇨병 발생 위험도를 2~3배 증가시키는 등 심혈관질환의 발생위험을 매우 증가시키는 위험질환이다.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말초혈관질환 등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의 병변이 주로 염증과정을 거쳐 발생하고 진행되며, 대사증후군을 구성하는 위험인자들의 관리 여부가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의 발생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대사증후군에 동반되는 이상지질혈증, 복부비만, 인슐린 저항성, 높은 혈압 등의 관리는 심혈관질환 발생 등 예후에 중요하기에 적극적인 조절이 필요하다.

대사증후군이 개별 증후군인가?
대사증후군은 위험인자들의 단순 합이 아니라, 그 자체로 이해하고 관리해야 할 개별 증후군이다. Cardiometabolic risk에 속하는 인자들은 상호작용하고 있으며, 심혈관계 및 대사와 관련된 인자들은 서로 상관성을 나타내며 동시 발생을 보이기에 총체적인 접근이 더욱 강조된다.

위험인자와 위험도의 측면에서 대사증후군의 임상적인 중요성을 제시하려면, 대사증후군에서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들의 위험도는 각각의 위험도의 총합보다 더 큰 위험성을 보이는가를 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즉 위험인자들의 단순 총합이 아니라 단독적인 병인론을 지닌 질환, 증후군으로 인정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긍정적이다.

우선 첫째로 Framingham 연구 등의 역학 관련 연구결과들을 보면 대사증후군의 위험인자들이 각각의 위험인자에 따른 질환 위험도의 산술적 합보다 더 큰 질환 위험도를 나타냈음을 알 수 있다.

둘째로 과응고상태, 염증호발상태, 고중성지방혈증 등 대사증후군의 일부 위험인자들은 아직까지 표준 위험인자에는 포함되지 않으면서도 추가적으로 심혈관질환에 대해 독립적인 위험도를 보이고 있기에, 기존의 표준 위험인자들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셋째로 대사증후군은 종종 제2형 당뇨병으로 발전할 수 있기에, 각각의 위험인자의 합으로만 여기기에는 잠재적인 위험도가 훨씬 높다고 할 수 있다. 한편으로 대사증후군의 임상적인 유용성은 주로 장기적인 위험도 산정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대사증후군은 표준 위험인자 예측모델을 구성하는 위험인자들 중에서 연령, 성별, 총콜레스테롤, 흡연을 포함하지 않기에 10년 위험도와 같은 단기 혹은 중기적인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위험도 산정보다는 장기적인 위험도 산정에 적합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대사증후군의 병인기전을 살펴보면 비만과 인슐린 저항성이 근간을 이루고 있다. 허리둘레의 증가 등 복부비만이 주요 문제로서, 이어 나타나는 인슐린 저항성 악화는 신체활동의 감소, 연령 증가, 내분비 기능의 이상, 그리고 유전적 소인의 총합체로 나타나고, 이어 여러 위험인자를 유발해 대사증후군을 발생시킨다.

대사증후군의 진단기준은, 체질량지수 증가 혹은 복부비만과 함께 인슐린 저항성, 높은 혈압을 포함하고 있으며, 높은 중성지방 수치와 낮은 HDL 콜레스테롤 수치 등과 연관되어 나타나는 small dense LDL의 증가, 그리고 공복혈당 증가이다.

이러한 위험인자들과 함께 염증반응이 증가하여 죽상경화성 병변이 생기고 진행하여 관상동맥질환 등 심혈관질환이 호발할 수 있는 상태로 나타난다. 이와 관련해 대사증후군에서 나타나는 주요 병인 작용기전을 나열해보면, 죽상경화 호발성 이상지질혈증(atherogenic dyslipidemia), 혈압의 상승, 높은 혈당, 과응고상태(prothrombotic state), 염증호발상태(proinflammatory state)의 5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임상현장에서 직면하는 대사증후군의 실제

 

대사증후군의 진단은 총 5개의 위험인자 중에서 3개 이상이 존재할 경우에 이루어진다. 혈액 중성지방의 증가(≥150mg/dL), HDL 콜레스테롤의 감소(남성<40mg/dL, 여성<50mg/dL), 혈압상승(≥130/85mmHg), 공복혈당 증가(≥100mg/dL), 허리둘레 증가(남성≥90cm, 여성≥85 cm)와 같은 5가지 위험인자 중 3가지 이상의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를 대사증후군으로 진단할 수 있다.

시간에 따른 대사증후군의 발생과 진행과정을 보면, 초기에는 다른 위험인자가 없는 상태에서 복부비만이 발생하는 양상을 보이다가 시간경과에 따라 다른 여러 위험인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위험인자들의 경우, 처음에는 경계역 정도로 약간 증가하였다가 이어서 기준치를 상회하여 확실한 위험인자 군에 포함된다.

일부에서는 제2형 당뇨병이 발생하고 이어서 신부전, 당뇨병성 심근병증, 다양한 신경병증 등의 당뇨 합병증이 발생하게 된다.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위험인자가 나타나면서 심부전, 관상동맥질환, 혈전성 질환, 부정맥 등 심혈관 합병증이 발생한다. 당뇨병과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위험인자가 동시에 존재하는 경우에는 심혈관계 유병률이나 사망률이 매우 높게 나타나고, 대사증후군 일부에서는 지방간, 담석증, 통풍, 수면무호흡 증후군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대사증후군과 관련한 주요 심혈관계 질환 위험인자를 가진 성인의 경우는 기타 다른 심혈관계 질환 위험인자에 대해서도 평가받아야 한다. 즉, 대사증후군이 있는 환자의 경우 위험인자 파악이나 죽상경화의 영상적 분석 등의 과정을 거쳐서 전반적인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총체적으로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각 위험인자를 철저히 조절하고 관리하며, 나아가서 근본적인 대사이상을 개선하기 위한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

치료는 생활습관개선과 약물치료로 구성된다.  대사증후군의 치료에서 가장 기본적이며 중요한 것이 생활습관개선이며, 모든 환자에게서 처음부터 강조되어야 하고 최대로 강화되어야 하며 적극적으로 모니터되어야 한다. 생활습관개선에는 체중감량, 육체적인 활동도 증량, 저지방식이, 금연 등이 강조된다. 생활습관개선이 일상적인 임상진료에서 소홀히 다루어지기 쉬우나, 실제적으로 모든 대사성 위험인자의 악화와 진행의 단계를 낮출 수 있는 중요한 접근방법임을 인지하여야 하며, 의사의 적극적인 권유와 처방 및 환자의 성실한 실천이 중요하다.

대사증후군의 대사성 위험인자의 조절효과를 보면, 약물치료에 의해서 위험인자의 조절은 가능하나 대사증후군 자체를 없앨 수는 없다. 대사증후군 자체를 치료하여 없앨 수 있는 것은 생활습관개선임을 반드시 주지해 치료에 임하고 환자에게도 이를 교육하는 것이 좋다.

대사증후군에서 보이는 이상지질혈증은 높은 중성지방과 낮은 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이 특징적이며, 이에 따라 small dense LDL이 증가하는 죽상경화 호발성 이상지질혈증을 보인다. 이를 통해, ApoB 증가, non-HDL-C 증가 등이 초래된다.

따라서 non-HDL-C, apoB를 치료의 추가적인 표지자로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다. 스타틴 약물치료 단독으로 대사증후군에 동반되는 이상지질혈증을 전부 호전시키지는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추가적으로 약물 병용투여 혹은 생활습관개선의 강화가 더 필요한 경우가 많다. 결론적으로 대사증후군을 일으키는 신체의 근본적인 원인을 개선하기 위한 생활습관개선, 즉 체중조절과 운동, 절주, 금연 등의 노력이 매우 필요하다.

대사증후군의 국내 현황
최근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의 성인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31.3%로 보고되었다. 미국 NHANES III 자료에 의한 대사증후군 유병률 및 서구 여러 나라들에서 대사증후군의 유병률은 25~35%로 파악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대부분의 연구에서 ATP III 혹은 NHLBI 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면서 복부비만의 기준은 따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기준을 적용하여 국민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1998년 24.9%, 2001년 29.2%, 2005년 30.4%, 2007년 31.3%에서 2015년에는 32.1%로 보고되어 대사증후군의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장검사 연구에서는 38.1%까지 유병률이 나타난 연구들도 있다.

연령이나 남녀 성별에 따라서 분석한 결과, 50대 이전에는 남성의 유병률이 높지만, 이후에는 폐경 후 여성에서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급격하게 증가하여 남성보다 높게 나타난다. 대사증후군 구성 위험인자의 종류별로 보면 남성에서는 주로 높은 혈압, 고중성지방혈증, 복부비만 등이 많고 여성에서는 복부비만, 고중성지방혈증 등이 많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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