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혁·김응주 고려의대 교수·고대구로병원 순환기내과

 

대사증후군의 진단기준에는 고혈당, 고혈압, 혈중 중성지방(TG)의 증가 및 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 (HDL-cholesterol)의 감소 등이 속하는데 이들은 이미 잘 알려진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인자이다. 현재까지 수행된 여러 임상연구에서 대사증후군이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AFCAPS/TexCAPS와 WOSCOPS 연구에서 대사증후군이 있는 환자군은 그렇지 않은 환자군에 비해 심혈관계 사건이 1.4배에서 1.5배까지 증가하고, 이러한 질환의 위험도는 다른 심혈관계 위험인자를 보정하더라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핀란드에서 수행된 연구에서도 대사증후군으로 진단된 남성이 다른 위험인자를 보정한 후에도 심혈관계 질환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2.9배 더 높았다. 이러한 결과는 대사증후군에서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감소시키는 치료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대사증후군 치료에 있어 적극적 생활습관 교정(therapeutic lifestyle changes, TLC)의 중요성은 대부분의 진료지침에서 첫 번째로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생활습관 교정의 현실적 어려움과 여러 임상시험의 결과를 고려하면, 대사증후군 환자에서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을 낮추기 위한 스타틴 사용의 이득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대사증후군 환자에서 이러한 약물치료를 고려하기 전에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1) 대사증후군에서 보이는 지단백 콜레스테롤 이상의 특징 2) 대사증후군 환자에서 스타틴 치료의 임상적 근거 및 실질적 치료전략 3) 스타틴 사용으로 인한 위험.
 
1) 대사증후군에서 보이는 지단백 콜레스테롤 이상의 특성
대사증후군에서 나타나는 지단백 콜레스테롤 이상은 다음의 3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1) 혈중 TG의 증가; 2) 혈중 HDL-콜레스테롤 감소; 3) 저밀도지단백(LDL)-콜레스테롤 조성의 변화(small dense LDL). 이러한 3가지는 동맥경화 유발성 이상지혈증 (atherogenic dyslipidemia)으로 비만보다는 인슐린 저항성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2) 대사증후군 환자에서 스타틴 치료의 임상적 근거 및 실질적 치료전략
스타틴은 아포지방단백-B(apo-B)을 포함하는 모든 지단백 콜레스테롤(VLDL, IDL, LDL)을 감소시킨다. 서로 다른 환자군에서 시행된 임상시험 결과 스타틴 사용 시 혈중 apo-B가 30~4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주요 관상동맥사건이 30~50% 정도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러한 위험의 감소는 스타틴이 apo-B 포함 지단백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전신적 염증의 지표인 혈중 C-반응 단백질(CRP)을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결국 스타틴은 지단백 콜레스테롤의 감소와 함께 대사증후군과 관련된 염증을 줄이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대사증후군 환자에서 스타틴 치료를 고려할 때는 지단백 콜레스테롤의 절대적인 수치보다는 환자의 위험도를 먼저 평가할 필요가 있다. 대사증후군과 당뇨병이 모두 있는 환자의 심혈관계 위험도는 이미 관상동맥질환이 있는 환자의 위험도에 상응하는 정도이므로, 이 환자군에서는 LDL-콜레스테롤 <100mg/dL을 목표로 스타틴의 사용이 권고된다(권고등급 I, 근거수준 A; 대한의학회, 일차 진료용 이상지질혈증 임상진료지침 근거기반 권고 요약본 2015).

2013년 개정된 미국판 고지혈증 치료지침에서는 특정 LDL-콜레스테롤치(예, <100mg/dL 또는 <70mg/dL)를 목표로 시행됐던 무작위 대조 임상연구가 없었다는 것을 근거로 40~75세 당뇨병 환자로서 LDL-콜레스테롤이 70~189mg/dL에 해당된다면, 무조건 중등 강도의 스타틴을 사용할 것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대사증후군은 있지만 당뇨병이 없으며 유의한 혈관질환이 없는 환자의 경우 스타틴 치료의 효능은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다. ASCOT-LLA 연구에서는 고혈압이 있는 관상동맥질환 고위험군 환자에서 atorvastatin 10mg/d를 복용한 환자군에서 위약군에 비해 심혈관계 위험이 낮아짐을 보였다. 이 연구의 결과를 근거로 고혈압이 있고 LDL-콜레스테롤이 중등도 (약 130mg/dL) 이상으로 상승한 대사증후군 환자에서 스타틴 치료를 고려해 볼 수는 있지만 고혈압과 대사증후군을 가진 모든 환자에 적용할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여러 임상연구에서 40세 미만의 환자가 포함된 적이 거의 없으므로 40세 이상, 고혈압, LDL-콜레스테롤 상승을 보이는 대사증후군 환자에서 스타틴 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주요 심혈관 위험인자(흡연, 고혈압, 낮은 HDL-콜레스테롤 [<40mg/dL], 연령 [남 ≥45세, 여 ≥55세], 조기 관상동맥질환 가족력 [부모형제자매 중 남<55세, 여<65세에 질환 발병])를 2개 이상 가진 중등도 위험군의 경우 LDL-콜레스테롤 <130mg/dL를 목표로 이상지질혈증을 관리하는 것이 일반적인 목표이다 (권고등급 IIa, 근거수준 B; 대한의학회, 일차 진료용 이상지질혈증 임상진료지침 근거기반 권고 요약본 2015).

많은 대사증후군 환자의 경우 위 조건에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13년 미국판 고지혈증 치료지침에서는 성, 연령, 인종, 총콜레스테롤, HDL-콜레스테롤, 수축기혈압, 혈압약 복용 여부, 당뇨병, 흡연 여부 등을 토대로 10년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계산해 >7.5%에 해당하는 40~75세 성인의 경우, 현재의 LDL-콜레스테롤 수준에 상관없이 증등 ~ 고강도의 스타틴 사용을 강력하게 권고하고 있다. 역시 대사증후군 환자의 경우 그 구성인자들이 위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 위험도 계산용 인자들과 중첩되는 부분들이 있어 스타틴 치료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혈청 apo B를 포함하는 지단백 콜레스테롤들을 강력하게 감소시키는 방법에는 1) 고용량 스타틴을 단독으로 사용하는 방법과 2) 중간용량 스타틴과 다른 LDL-콜레스테롤 감소 제제를 병합하여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VYVA 연구에서는 simvastatin과 ezetimibe의 병합사용이 LDL-C를 59%, TG를 31%까지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돼 스타틴 단독사용에 비해 효과가 우수하였으나 대사증후군 환자만을 포함한 연구가 아니므로 이 연구를 근거로 확답을 내리기는 어렵다.

또한 대사증후군 환자를 포함한 연구에서는 스타틴의 종류나 용량에 따라 다른 결과를 보인 경우가 있다. ASCOT 연구에서는 atorvastatin 10mg의 용량에서 일반적으로 심혈관계 질환의 뚜렷한 감소를 보였으나 대사증후군 환자에서는 특별한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atorvastatin을 고용량(80mg) 투여한 TNT 연구에서는 대사증후군 환자에서 atorvastatin 일반용량(10mg) 복용군보다 주요 심혈관질환의 발생을 줄일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JUPITER 연구에서는 rosuvastatin 고용량(20mg)을 투여했을 때 아직 완전한 당뇨병이 없는 환자에서 심혈관질환의 발생을 억제하는 1차예방 효과가 있음을 확인하고 대사증후군 환자에서 50% 정도의 심혈관질환 발생 억제효과를 보고했다.

3) 스타틴의 위험성
대사증후군 환자에서 스타틴의 용량을 증가시킬수록 제2형 당뇨병의 위험이 증가한다는 사실이 보고됐다. 스타틴으로 인해 새롭게 발생한 당뇨병이 심혈관계 이벤트를 증가시킨다는 증거는 아직 부족하나 그러한 당뇨병이 장기간에 걸쳐 잘 조절되지 않으면 결국 심혈관계 위험이 증가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당뇨병 위험인자가 있는 대사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rosuvastatin 사용 시 당뇨병 발생을 28% 증가시키지만 심혈관계 사건은 39%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당뇨병의 위험인자가 없는 환자에서 rosuvastatin은 당뇨병을 유발시키지 않고 심혈관계 사건만 52%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고됐다. 결론적으로 심혈관계의 이득과 대사적 손실을 고려하여 환자별 스타틴의 적정용량을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결론
대사증후군 환자에서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이 증가하고 당뇨병이 함께 있을 경우 더욱 증가한다. 따라서 모든 대사증후군 환자에서 생활습관 교정 등의 처치가 필요하다. 대사증후군과 당뇨병이 함께 있는 경우는 스타틴 치료의 이득이 명확하나 그렇지 않은 경우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당뇨병이 동반되지 않은 대사증후군 환자에서는 연령, 동반질환, 혈중 지단백-콜레스테롤 수치와 심혈관 위험도를 고려한 이후 스타틴 치료 여부를 판단하고 치료용량은 심장대사적인 이득과 손실을 고려하여 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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