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언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1. 비만 관리의 필요성
임상 치료지침에는 비만과 과체중으로 진단된 환자들에서 적극적으로 체중을 줄이도록 권고하고 있으나, 실제로 많은 경우 임상의사들은 환자의 체중조절에 무관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이유로 진료시간이 짧아 환자의 체중을 측정하고 체중감량에 대한 상담을 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 환자가 체중조절에 관심이 없을 것이라는 선입견, 체중조절을 위한 상담과 노력에 대한 보상의 부재, 체중조절의 중요성에 대한 무지 등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여러 임상연구에서 의사들의 비만관리 노력이 환자의 삶의 태도를 변화시킬 수 있고, 이를 통해 실제 심장대사질환을 호전시킬 수 있다는 것이 증명돼 있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관리, 메트포르민 복용, 고강도 생활습관개선 세 그룹으로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시행한 ‘Diabetes Prevention Program (DPP)’에서 메트포르민 복용은 당뇨병 발생을 일반적인 관리에 비해 30%가량 감소시킨 데 비해 고강도 생활습관개선은 일반적인 관리에 비해 당뇨병 발생을 60%가량 줄이는 것으로 보고했다.

2. 생활습관개선
1) USPSTF stepwise framework 5A’s
US Preventive Services Task Force (USPSTF)에서는 생활습관개선을 위한 대표적인 상담방법으로 환자들의 생활습관 개선을 위해 생활습관 평가(Assess), 조언(Advise), 실행 계획에 대한 동의(Agree), 치료를 통한 도움(Assist), 추적관찰 관리에 대한 조정(Arrange)과 같이 5가지 항목을 단계별로 상담할 수 있는 전략을 개발했다.

Assess
비만의 정도와 동반질환, 식이습관과 운동량을 평가하며 복용 중인 약물을 확인하고 체중조절 동기를 파악한다.
Advise 체중감량을 위해 필요한 칼로리 소모와 섭취에 대해 조언하고 체중조절을 위한 식이의 종류와 운동방법, 다양한 치료방법들을 설명한다. 환자가 스스로 체중과 생활습관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한다.
Agree 환자가 생활습관개선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경우 다음 외래에서 다시 상의를 하도록 하고 환자가 동의할 경우 식이와 운동, 그리고 약물치료와 수술 등을 포함한 치료계획과 목표를 세운다.
Assist 식이와 운동을 비롯한 생활습관개선을 지도하고 시행하며 스스로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하고 추적·관찰하면서 평가하고 돕는다.
Arrange 치료계획에 따라 생활습관개선을 위한 추가적인 프로그램이나 약물치료 혹은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각각의 전문기관에 의뢰한다.

2) 식이
전체 섭취 칼로리를 지속적으로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미국 National Heart, Lung and Blood Institute(NHLBI)에서는 하루에 500~1000kcal를 줄여서 매주 0.45~0.9kg 정도 감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칼로리를 계산한 만큼 반드시 체중감소로 이어지지는 않는데, 이는 기초대사량이 체중변화에 따라 변하기 때문이다. 섭취 칼로리를 줄이기 위해 저탄수화물 식이나 저지방식이가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식사 대체 식단(meal replacement diet)도 도움이 될 수 있다.

3) 운동
2008년 미국의 Physical Activity Guidelines for Americans에서는 중등도 강도의 운동을 한 주에 적어도 150분 이상, 고강도 운동을 한 주에 적어도 75분 이상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리고 유산소 운동을 한 세션마다 10분 이상 고르게 할 것을 추천한다. 주 2회 이상 전신의 모든 주요 근육을 사용해 근력을 높이는 운동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초고강도 운동을 제외하고는 운동만으로는 체중을 감량하기 어려운데, 이는 운동의 칼로리 소비 효과가 크지 않고 운동 후 식욕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체중을 줄이기 위해서는 운동과 함께 식이조절을 같이 시행해야 한다.

3. 약물치료
BMI가 30kg/㎡ 이상이거나 BMI가 27kg/㎡ 이상이면서 고혈압, 제2형 당뇨병, 고지혈증이 동반돼 있는 경우 생활습관개선과 함께 약물치료를 할 수 있다. 현재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된 약물에는 orlistat(Xenical), lorcaserin(Belviq), 그리고 phentermine and topiramate extended release(Qsymia)가 있으나 국내에는 orlistat과 lorcaserin만 사용이 가능하다. Phentermine and topiramate extended의 경우 phentermine과 topiramate를 각각 따로 사용할 수는 있으나 복합제가 국내에 시판되지는 않았다. Orlistat은 장에서의 지방흡수를 억제하는 약물로서 복통, 가스, 설사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부작용은 지방섭취를 전체 식이의 30% 이하로 감소시킬 경우 줄일 수 있다. 매우 드물게 심한 간기능 악화가 발생했다는 보고가 있으나 상관관계에 대한 명확한 증거는 없다. Lorcaserin은 serotonin 2C 수용체 길항제로서 식욕을 줄이고 포만감을 증가시켜 체중을 줄이는 약물이다. 부작용은 orlistat보다 적으나 두통, 어지러움증, 위약감, 구역, 변비, 입마름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약물치료 후 3개월 이내에 5% 이상의 체중이 줄지 않을 경우 약물을 중단하는 것이 좋다.

4. 수술적 치료 (Bariatric surgery)
수술적 치료로 복강경 위밴드시술, 복강경 위소매절제술, 그리고 루와이위우회술이 있다. 고도비만에서 수술적 치료는 심장대사질환을 호전시키고 생존율도 증가시킨다는 것이 임상연구로 증명돼 있으나 수술의 적응증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수술은 BMI 40kg/㎡ 이상이거나 BMI 35kg/㎡ 이상이면서 심한 고혈압, 제2형 당뇨병, 수면무호흡증이 동반돼 있는 환자들에서 생활습관개선이나 약물치료로 체중을 감소시키지 못하는 경우에 고려돼야 한다. 수술이 체중감소에 효과적이기는 하나 수술 후 생활습관을 개선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다시 이전 체중으로 복귀하는 경우가 있어 주의를 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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