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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전쟁 승리" 두 역학 전문가의 조언韓 조남한 IDF 차기회장, 예방·병태생리·노인당뇨병 3대과제 제시
美 당뇨병 역학자 "전투는 승, 전쟁은 패···예방·병태생리 집중해야"
이상돈 기자  |  sdlee@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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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호] 승인 2016.05.18  08:4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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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과의 전쟁이 좀처럼 승기(勝機)가 잡히지 않는다. 서구 선진국에서 당뇨병 관리와 합병증·사망이 개선되는 등 진전은 있었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당뇨병 유병률의 증가세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말 그대로 막대한 인명피해와 비용지출을 초래하는 전쟁이다. 세계당뇨병연맹(IDF)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전세계 성인 11명 중 1명은 당뇨병 환자로 총 4억 1500만명에 달한다.

대한당뇨병학회는 전세계적으로 매년 약 490만명의 환자가 당뇨병으로 목숨을 잃는다고 보고했다. 7초당 1명이 사망하는 꼴이다. 비용도 막대하다. 전세계 사회·의료비용의 12%가 당뇨병 대처에 투여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대의학·보건의료계가 당뇨병과 벌이는 전투에서 점차 승률을 쌓아가고는 있지만, 전쟁의 결말은 여전히 패배로 기울고 있다고 말한다.

왜 당뇨병과의 전쟁에서 패하고 있는 것일까? 최근 한·미 당뇨병 역학 전문가가 이 공통된 질문에 한목소리로 답을 내고 있어 주목된다.

   
▲ 대한당뇨병학회 학술대회서 기조강연에 나선 조남한 교수는 당뇨병 역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 예방의학교실 교수로는 이례적으로, 또 동양인 최초로 세계당뇨병연맹(IDF) 회장에 선출됐다.
우리나라의 조남한 교수(아주의대 예방의학교실)는 최근의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We Did It, KDA Way - Diabetes Epidemiology' 기조강연을 통해 한국인 당뇨병의 심각성을 지적, 당뇨병 예방·한국인 병태생리 이해·노인 당뇨병 대책 등 3대과제를 제시했다.

조 교수는 당뇨병 역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 예방의학교실 교수로는 이례적으로, 또 동양인 최초로 IDF 회장에 선출됐다.

미국 당뇨병 역학 전문가인 벤켓 나라얀(Venkat Narayan, 에모리의대) 교수는 미국당뇨병학회 저널 최신호(Diabetes Care 2016;39:653-663)에 'Type 2 Diabetes: Why We Are Winning the Battle but Losing the War' 특별강연문(2015 ADA Kelly West Award Lecture)을 게재했다. 

그는 당뇨병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예방과 더불어 글로벌 병태생리 이해를 위한 연구에 전력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전쟁 이기는 전투해야"
"지역에서 글로벌로 스펙트럼 확대"

   
▲ 미국 당뇨병 역학 전문가인 벤켓 나라얀(Venkat Narayan, 에모리의대) 교수는 당뇨병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예방과 더불어 글로벌 병태생리 이해를 위한 연구에 전력할 것을 주문했다. 사진출처: 에모리의대 홈페이지
나라얀 교수는 21세기 당뇨병 대란을 "전투에서 이기고는 있지만, 전쟁은 패하고 있다"는 말로 요약했다. 당뇨병 대란을 전쟁으로 묘사할 정도로 심각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전쟁의 승리로 가는 길은 험난한 여정이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특히 중·저소득 국가 및 지역을 중심으로 급증하는 당뇨병 유병률이 일부 선진국의 당뇨병 합병증 및 사망 감소 등 성과를 무색케 하고 있다"며 범세계적인 노력을 당부했다.

당뇨병을 어느 한 지역·국가만의 문제로 보지 말고 글로벌 차원의 보다 광범위한 스텍트럼에서 이해하고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뇨병 전단계부터 적극 예방책
생활요법·약물 등 가용수단 총동원

나라얀 교수는 당뇨병과의 전쟁을 완전한 승리로 이끌려면 당뇨병 예방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더 이상의 유병률 증가를 막아야 한다는 것.

조남한 교수 역시 "한국의 당뇨병 유병률이 경제성장과 함께 향후 계속 급증할 것"이라고 예측, 당뇨병 고위험군인 내당능장애(IGT)·공복혈당장애(IFG) 등 당뇨병 전단계부터 철저한 예방책의 적용을 주문했다.

대한당뇨병학회 역학보고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IFG 유병률은 25%에 이른다. IGT나 IFG 환자에서 제2형 당뇨병이 발생할 가능성은 정상혈당과 비교해 1.5배 정도 높다. 두 병태가 겹치면 위험도는 2배로 증가한다.

이들은 결국 당뇨병 환자가 되고 만다는 것인데, 생활요법이든 약물치료든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발생 자체를 막거나 지연시키는 것이 급선무다.

나라얀 교수는 "IGT 환자에서 생활요법 또는 메트포르민 약물치료로 당뇨병을 예방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다는 강력한 근거가 있고, 이들 예방전략이 비용효과적이며 궁극적으로 심혈관 사망률이나 망막병증과 같은 합병증 위험을 줄일 수도 있다"며 당뇨병 전단계의 검진과 처치를 적극 요구했다.

서양과 아시아인 당뇨병 표현형 달라
글로벌 병태생리 이해해야 맞춤 예방·진단·치료

나라얀 교수는 당뇨병 표현형의 이종성(phenotype heterogeneity)을 보다 명확히 규명하기 위한 연구의 확대 또한 전쟁승리를 위한 초석으로 언급했다. 인종·지역 간 차이를 보이는 병태생리의 다양성을 이해해야 환자에 따라 맞춤화시킨 예방·진단·치료가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즉 한 지역만의 특징적 병태생리를 지구촌 전반에 일괄 적용하기 보다는 범지역적으로 스펙트럼을 넓혀 각각의 유병특성을 이해하고 이에 맞는 대응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비만과 인슐린 저항성이 지배하는 서양인의 병태생리와 마른 체형에서도 전통적인 인슐린 분비능 저하가 주원인으로 작용하는 아시아인의 유병특성이 다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에 따라 "인슐린 분비능이 근본 원인일 수도 있는 환자에게 인슐린 기능을 개선하는 처치로는 제한적 효과를 기대할 수밖에 없으며, 때문에 다른 종류의 중재가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설명이 첨언됐다.

인슐린 분비능 저하 아시아인
인슐린 기능 높이는 전략은 제한적···다른 방법도 찾아야

조남한 교수는 대규모·장기간 지역 코호트 연구를 통해 한국인의 당뇨병 병태생리가 서양인과 다르다는 것을 규명해낸 주역이다.

한국인에서 인슐린이 기능하지 못하는 고혈당(인슐린 저항성)에도 불구하고 인슐린 공급해야 할 췌장 베타세포 기능 역시 선천적으로 떨어져 있어(인슐린 분비능 저하) 제2형 당뇨병이 발생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를 근거로 병태생리가 서구인과 다른 만큼, 예방·치료를 위한 생활요법이나 약물치료도 틀을 달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조남한 교수는 이와 더불어 한국에서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와 노인 당뇨병의 특이적인 병태생리를 고려할 때 이를 극복하기 위한 획기적인 대책을 반드시 강구해야 한다고 미래비전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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