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제티미브 특허만료 도화선...1조원 치료제 시장 후끈

약 1조원 규모의 고지혈증치료제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DPP-4 억제제 계열 대형품목들의 판권 이동과 후발주자들의 도전이 이어지면서 1분기에 당뇨병치료제 시장이 주목받았다면 이번 타깃은 고지혈증치료제 시장이다. 도화선은 에제티미브 성분의 특허만료다. 지난달 29일 에제티미브 특허만료 이후 강력한 LDL-C 저하요법이 필요한 환자들을 위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복합제 수십여 개가 쏟아지고 있는 것.여기에 사르탄 계열과 스타틴 성분이 결합된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까지 승승장구 중이어서 고지혈증치료제의 화려한 라인업이 형성됐다. 특히 스타틴은 물론 스타틴과 에제티미브의 복합제, 고혈압과 고지혈증 복합제를 모두 보유한 상위사 간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특허만료 에제티미브, 복합제 쏟아져

 

한미약품은 모든 스타틴에 병용처방이 가능한 '에제트정'을 1일자로 출시했다. 에제트정은 기존 스타틴 제제와 병용 시 콜레스테롤을 간과 소장에서 이중으로 억제 가능하다. 여기에 달라진 급여기준이 에제트정 처방을 용이하게 해줄 전망이다.

기존 급여기준은 스타틴을 먼저 최대량까지 사용한 후, 효과가 충분하지 않은 환자에 한해 에제티미브 성분을 병용처방할 수 있었지만 이달부터는 '최대량 사용'에 대한 제한이 삭제돼 에제트의 스타틴 병용이 보다 수월해진 것.

한미약품은 이미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복합제인 '로수젯'도 보유하고 있다. 경쟁사보다 6개월 먼저 출시한 만큼 주요 대학병원 랜딩은 물론 4개월 만에 24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하며 선점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올해 100억원 돌파도 유력해 보인다.

이르베사르탄과 아토르바스타틴이 결합된 '로벨리토'도 있다. 한미약품의 주력품목 중 하나로 2014년 처방액 44억원에서 작년 125억원으로 급성장했으며 질환 간 복합제가 대세로 자리 잡은 만큼 올해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종근당은 자사 주력제품인 '리피로우'에 오리지널 약물 '바이토린'과 '아토젯'을 장착했다. 작년 390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한 아토르바스타틴 성분 리피로우는 종근당의 매출을 견인하고 있는 품목 중 하나다.

심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가 결합된 바이토린과 아토르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복합제인 아토젯은 올 초 종근당 품에 안긴 제품이다. 바이토린은 에제티미브와 결합된 심바스타틴의 효과가 다소 약하다는 의견이 있어 2014년 705억원 처방액에서 작년 661억원으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원외처방액 상위권에 랭크되고 있다.

보다 강력한 아토르바스타틴이 결합된 아토젯은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작년 하반기 출시로 연간 28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한 아토젯은 올 1분기에만 28억원의 처방액을 올렸다. 바이토린과 아토젯이 각각 성장하는 것을 기대하겠지만 처방승계로 전개될 양상이 크다. 그러나 아토젯이 제네릭 품목들과의 경쟁체제에 직면하면서 바이토린의 처방을 고스란히 승계하며 성장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웅제약은 로수바스타틴 패밀리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달 바이토린을 내어 준 자리에 로수바스타틴제제의 '크레스토'를 맞아들였고 에제티미브와 로수바스타틴이 결합된 '크레젯'을 이달 선보였다. 올메사르탄과 로수바스타틴의 복합제 '올로스타'도 대웅제약의 주력제품이다.

지난해 725억원의 원외처방액을 올린 크레스토는 특허만료 핸디캡으로 처방액이 급감하고 있지만 스타틴제제 중 유일하게 죽상동맥경화 진행 지연 적응증을 보유했으며 대웅제약이라는 든든한 우군을 만나 재도약에 나선다.

또한 작년 98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한 자체 개량신약 올로스타가 올해 100억원 품목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크레젯도 고지혈증치료제 시장에 야심차게 출사표를 던졌다.

 

유한양행은 오리지널 도입품목이 아닌 자사품목으로 주요 고지혈증치료제 라인업을 형성했다. 가장 선봉에 선 품목은 아토르바스타틴 제제 '아토르바'로 작년 373억원의 원외처방액을 올린 블록버스터 제품이다. 이어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복합제인 '로수바미브'가 이달 가세했다.

텔미사르탄과 로수바스타틴이 결합된 복합제 '듀오웰'도 빼놓을 수 없다. 작년 듀오웰의 원외처방액은 48억원이었으며 올해 1분기에는 2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이 690%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 중이어서 세 품목 간의 시너지를 지켜볼 만할 것으로 보인다.

혈액제제와 백신에 강한 녹십자도 고지혈증치료제 시장에 가세했다.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복합제 '다비듀오'를 선보인 것.

녹십자는 페노피브레이트 성분의 고중성지방혈증치료제 '리피딜슈프라'와 페노피브레이트와 심바스타틴이 결합된 복합형 이상지질혈증치료제 '콜립'을 가지고 있다. 이번 다비듀오를 추가해 대사증후군 치료제 중심의 제품군을 늘려 또 다른 성장 모델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처방약 시장 1위 ‘리피토’의 역주행 주목

고지혈증치료제 경쟁은 국내사들로 국한되지는 않을 듯하다. 가장 강력한 경쟁품목인 화이자의 리피토(성분 아토르바스타틴)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리피토는 2008년 특허만료 위기에 처방액이 감소하는 듯 했지만 2014년 역주행을 시작해 올 1분기에는 처방약 시장 왕좌를 꿰차는 저력을 보여줬다. 특허만료 후에도 2010년 'AT-GOAL'과 2013년 'AMADEUS' 대규모 임상연구를 진행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것이 역주행의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 기준으로 9510억원 규모였던 고지혈증치료제 시장이 올해는 1조원이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며 "에제티미브 복합제 시장에서 선두그룹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리피토의 상승세가 지속될지 등이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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