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2~5년 후가 되면 확실한 표지자 나올 수 있을 것

세계적인 종양전문가인 듀크의대 닐 레디(Neal E. Ready) 박사가 한국을 찾았다. 그는 전세계 제약사들이 개발한 면역항암제의 초기 및 말기 임상을 주도하고 있는 인물이다. 지난해에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 나와 CheckMate-057 연구를 발표하기도 했다. 많은 임상과 실제 처방경험을 갖고 있는 닐 박사를 만나 면역항암제의 가장 큰 이슈인 바이오마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듀크의대 닐 레디 박사
현재 면역항암제의 최대 관심사는 치료 기준점이라고 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이다. PD-L1 정확성에 따른 문제도 제기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다.

CHECKMATE-017, CHECKMATE-057 연구시 환자들의 피드백을 위해 사용했던 생검 자료는 사실 기간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따라서 환자의 조직이 과거에 채취돼 보관된 경우도 있었다. 경우에 따라서 5년 전에 수술 받았던 조직을 제출해 테스트를 진행한 사례도 있다.

이런 부분은 정확도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부분이다. 따라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연구들은 6개월 이내에 채취한 생검(biopsy)만 사용할 수 있도록 돼있다. 또한 현재는 연구 중에 환자 조직을 검사하고 생검를 채취해 바로 분석하는 것이 일반화돼있다. 이는 PD-L1 발현 여부를 정확하게 체크하기 위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나온 연구를 종합하면 PD-L1 발현 여부에 상관없이 무조건 항암효과가 있다고 이야기 할 수 있나?

최근처럼 오래전에 보관했던 생검를 쓰지 않는 연구들도 있다. 이러한 연구들 역시 PD-L1 음성 환자에서도 반응을 보인 사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PD-L1은 바이오마커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다.

현재 PD-L1 수용체는 EGFR 유전자 처럼 '모 아니면 도' 식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없다. 매우 특이적이고, 치료선택의 역할까지 하는 바이어마커로 판단하기 보단 암의 염증적 상황에 따라 일부의 기준을 제기하는 비특이적인 지표라는 정도라고 설명할 수 있다. 따라서 아직까진 흑백논리로 나눠지는 바이오마커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D-L1의 발현이 많이 되면 반응할 확률이 높아지고, 적으면 감소하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특정한 컷오프라인(cut-off line)이나 커트라인에서 이 기준을 넘어야만 반드시 반응하고, 기준 이하면 반응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그런면에서 PD-L1은 불완전한 바이오마커라고 답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평가를 해야한다고 생각하는가?

종양 중 소위 콜드 튜머(cold tumor)로 불리는 얌전한 종양을 찾아내 이를 조금더 활성화시킨 다음 면역체계를 활성화시켜 류코사이트(leukocyte)나 림포사이트(lymphocyte)와 같이 종양세포를 활발하게 공격하도록 만들어야지만 면역항암요법제의 공격 대상이 명확하게 드러나고 효과가 나타난다.

여기에 추가로 이필리무맙 등을 병용하거나 면역 세포를 공격해 자극시킬 수 있는 백신제제 또는 방사선 요법을 이용하면, 종양세포가 더 많은 자극을 받아 항원을 분출하면서 면역항암요법제가 더 효과를 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즉, 면역체계도 더 많이 활성화시키면서 종양을 콜드 튜머가 아닌 활성화 된 종양세포가 되도록 전환시켜 치료제의 효과를 높이고자 하는 연구들이 시도되고 있다.

언제쯤 확실한 바이오마커가 나올 수 있다고 보는가?

결국 일차 치료나 이차 치료로 되려면 확실한 바이오마커가 나와야한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앞으로 2~5년 후가 되면, 바이오마커가 개발돼 1차 요법으로 면역항암요법을 사용해야 하는 환자들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일부 연구를 보면 일차 요법으로 화학요법을 하는 것 보다 면역항암제를 투여한 환자들의 생존율이 더 길게 나오고 있기 때문에 치료효과는 확실하다.

또 다른 이슈는 얼마나 오래 치료해야하는가이다.

사실 니볼루맙 관련 연구를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이런 고민을 하게 될지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계속 치료할 환자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어쨌든 4~5년 전에는 진행성 폐암에서 상상할 수 없었던 상황이다 보니, 연구를 설계할 때 언제 복용하고 중단할 것이냐는 정의를 디자인에 반영하지 않았다. 그리고 장기치료와 단기치료를 비교한 연구가 없어서 답을 내리긴 어렵다.

한편으로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 이유는 면역항암요법제를 사용하다가 독성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 중에 종양조절 효과가 1년에서 3년 정도까지 유지가 되고 있는 경우가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일단 종양세포를 제대로 공격하도록 T 세포에 제대로 자극만 주면 그 효과는 상당히 장기간 유지된다고 보고 있다. 연구 결과에 달렸다.

유사한 연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소개를 해달라

약물 지속투여에 대한 답을 내기 위한 한 가지 방법으로 환자들에게 약 처방 후 중간에 중단했다가 다시 한 번 재치료 기회를 주는 것이다. 니볼루맙은 실제로 사용 후 다시 재치료 했을 때 효과를 보였다. 이를 심도 있게 살펴보기 위해 추가 연구도 진행중이다. BMS와 세엘진에서 후원하고 있다. 니볼루맙와 아브락산을 병용하거나 니볼루맙 단독으로 사용해 1년 정도 치료를 진행 후 중단했다가 다시 질환이 진행되는 환자들은 니볼루맙을 다시 사용하는 방식 디자인이다.

또 반응이 없는 환자들은 언제 투여를 중단해야하나?

반응을 보이는 환자들은 거의 바로 효과가 나타난다. 그래서 치료에 반응을 보인 환자와 아닌 환자를 알기 위해 치료 시작 후 8주 내지 10주 정도 시점에 촬영을 통해 확인해보고, 반응여부를 판단해서 결정할 수 있다. 대부분 환자들은 반응이 바로 보이기 시작하기 때문에 결정에 큰 문제가 되진 않는다.

치료 중에서 종양이 커질 수 있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가끔 가짜 진행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폐암환자의 약 5%가 CT 스캔에서 촬영한 이미지에서 영상의학적 소견으로는 암 조직이 더 커지고 있기 때문에 암이 진행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아닌 경우도 있다. 이는 면역체계로 인해 종양조직이 공격 받다 보니 염증이 생기고 부어올라 CT상에서 조금 더 커진 것이다. 하지만 효과적으로 면역세포 공격을 받고 있는 것이며, 결국은 종양이 수축되는 상태다.

이런 환자들이 폐암에서 약 5% 정도 있을 수 있으며, 환자 치료 시작 시 컨디션이 괜찮아 보이고 전체적으로 좋아지는 것 같지만 CT에서만 조직이 더 커 보인다. 좀 더 시간을 두고 살펴보면 다시 수축되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런 환자들은 치료를 지속하는 옵션이 추천된다. 그러나 환자 컨디션도 더 안좋고 체중도 감소되면서 CT에서도 좋지 않은 경과가 관찰되면 면역치료를 중단하고 다른 방법으로 전환해야 한다.

병용요법에 대해서는 어떻게 전망하나?

아직까지 병용요법에 대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RCT)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발표를 앞두고 있는 현재 1상 연구인CheckMate 012 연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연구는 표준용량의 니볼루맙을 다양한 조합의 화학요법, 베바시주맙, 엘로티닙, 이필리무맙과 병용한 효과를 비교한 것이다. 또한 이러한 긍정적인 결과를 토대로 대규모 2상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니볼루맙과 이필리무맙 병용효과 비롯해 다양한 조합의 효과를 살펴보기 위해 미국 20여개 기관에서 연구가 진행중이다. 병용요법 전체를 놓고 볼 때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예측하기는 명확하지 않지만 적어도 앞으로 도전과제가 병용요법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확실하다. 그런만큼 과정도 복잡하고 다양하게 전게될 것이다.

세부적으로 어떤 조합이 진행되고 있나?

기존의 치료이력이 없는 폐암환자를 대상으로 면역억제제간 병용요법이 활발하게 진행중이고, 여기에 화학요법+면역억제제 병용요법도 진행 중이다. PD-L1 양성 환자들에게 펨브롤리주맙과 니볼루맙 병용요법, PD-L1 음성 환자에게 니볼루맙+이필리무맙 병용요법 등을 구상 중이거나 진행 중이다.

여기에 니볼루맙이나 펨브롤리주맙의 경우 면역억제효과를 증강시켜주는 부스터를 개발하는 회사도 있고, 백신을 개발하는 회사도 있다. 따라서 다양한 접근을 조합을 해보면 병용요법은 만건이상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다양한 조합을 사용해 더 높은 효과를 찾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 현재는 지속적인 효과를 20%만 얻는다면 앞으로 면역상호기전을 이해하면 대다수 환자에서도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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