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브 헬스케어 글로벌 메디칼 디렉터 에밀리오 후메로 박사

에이즈(후천성 면역 결핍증, AIDS)를 일의키는 원인 바이러스인 HIV 치료법이 급변하고 있다. 에이즈가 더 이상 죽음에 이르게 하는 병이 아닌 관리가 필요한 질병으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치료시기를 앞당겨 사망률이나 합병증 발생 위험을 낮추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최근 미 보건복지부(DHHS), 유럽 에이즈임상암학회(EACS), 세계보건기구의 HIV 치료 가이드라인을 변경했다. 세부사항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으로 인테그라제 억제제(INSTI) 사용을 강조하고 있다. 인테그라제 억제제 중 높은 내성장벽으로 주목받고 있는 성분은 돌루테그라비르.

비브 헬스케어 글로벌 메디칼 디렉터 에밀리오 후메로 박사를 만나 HIV 글로벌 치료 트렌드와 돌루테그라비르 기반 HIV 치료제에 대한 정보, 경쟁약물들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세계적으로 HIV 치료 가이드라인에 변화가 있는데, 트렌드는 어떠한가
2가지 변화를 파악할 수 있다. 하나는 HIV 치료제의 발전 혹은 변화이고, 다른 하나는 HIV 치료 권고사항의 변화다. 최근에 HIV 치료를 언제 시작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 살펴본 연구가 진행됐다. 이 연구에 의하면 HIV 치료를 최대한 빨리 시작하게 되면 사망 및 질환이 진행될 위험도를 60%나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를 기반으로 해서 지금 말씀하신 미국이나 유럽, 국제 에이즈 학회의 주요 가이드라인이 변경되고 있는 추세며 권고사항으로 적극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즉, HIV 감염이 된 것으로 확인되는 환자들에게 즉각적으로 치료를 시작하라고 권고하고 있는 것이다.

이어 주요 가이드라인에서 공통적으로 강조하기 시작한 것이 인테그라제 억제제로 치료를 시작하라는 부분이다. 미국 가이드라인의 경우 인테그라제 억제제 이외에도 단백분해효소 억제제(PI) 군에서도 한 가지 약제를 같이 권고하고 있고, 유럽 가이드라인은 인테그라제 억제제, PI, 비뉴클레오사이드 역전사효소 억제제도 같이 권고를 하는 상황이다. 스페인에서는 2개의 인테그라제 억제제를 권고하고 있다.

-인테그라제 억제제가 많이 언급되는데 돌루테그라비르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돌루테그라비르와 다른 인테그라제 억제제의 차이점과 각 제제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인테그라제 억제제인 랄테그라비르, 엘비테그라비르, 돌루테그라비르 모두 효능이 우수한 약들이다. 내재적인 특성 면에서는 차이가 있는데, 돌루테그라비르는 다른 약들이 대사에 많이 사용하는 시스템을 공통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약은 아니다.

돌루테그라비르는 내성에 대한 유전적 장벽이 상당히 높은 약인 반면, 랄테그라비르와 엘비테그라비르는 내성장벽이 낮은 약에 해당된다. 최근에 진행됐던 임상연구 결과를 보면 돌루테그라비르를 사용한 초치료 환자 대상 연구에서는 돌루테그라비르뿐 아니라 돌루테그라비르와 병용했던 약들에 대해서도 내성을 발현시키는 돌연변이가 보고되지 않았다. 이는 HIV 치료제 연구 환경에서는 아주 독특한 상황으로, 다른 인테그라제 억제제와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랄테그라비르는 1일 2회 복용해야 하고, 엘비테그라비르와 돌루테그라비르는 1일 1회 복용하면 되는데, 돌루테그라비르는 엘비테그라비르와 달리 부스터 없이도 하루 이상 약효 유지를 할 수 있는 안전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1일 1회 요법 제제라고 볼 수 있다.

-내성에 대해 말했다. 계열로 비교하면 인테그라제 억제제보다 단백분해효소 억제제가 제일 내성장벽이 높다는 의견이 있는데
기존에 HIV 초치료 환자들 대상으로 진행됐던 연구들 중 돌루테그라비르를 소위 최고의 PI라고 불렸던 다루나비르와 비교하는 연구에서 두 약제군 모두에서 내성이 없었다. 인테그라제 억제제인 돌루테그라비르와 PI인 다루나비르 간의 내성장벽 수준이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실제 환경(real-life setting) 데이터들도 추가 확보돼야 확실하게 비교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을 기반으로 PI 제제와 인테그라제 억제제 간 내성 장벽은 유사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PI 제제는 충분한 효능과 적절한 내성 장벽 수준을 보이기 위해서는 항상 부스터가 필요한데, HIV를 치료하는 PI의 약동학적 효과를 높여주겠다고 부스터를 쓰게 되면 환자가 다른 용도로 먹고 있는 치료제들의 대사가 효소 억제로 인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요즘은 HIV 환자 상당수가 건강한 상태로 고령을 맞고 있다보니 HIV 비감염인 못지않게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성인병에 많이 걸리게 되고, 다른 치료제도 많이 복용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HIV 치료제를 선택하는데 있어서 이 환자들이 가진 다른 질환에 대한 치료제들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즉 약물학적 상호작용이 적은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돌루테그라비르가 임상결과와는 다르게 시판 후 조사(PMS)나 실제 환경 연구에서 내성이 발견되고 있다
실제 환경 연구에서 내성 발현은 현재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에서 보고된 3건이다. 이 환자들은 복약순응도 측면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어떤 병용요법에서 돌연변이가 발생했다고 하면 두 세가지 약물들 중 가장 약한 약에 대해 발생하는 것이 보통인데, 환자 1명에게서 보고된 건은 원칙이나 기본적인 원리를 따라가지 않는 돌연변이였다.

큰 맥락에서 보면 지금까지 캐나다에서 치료를 받았던 2만명의 환자들 중 내성 보고 사례는 3건에 불과하다. 생물학적으로 바이러스가 외부적인 부담을 받으면 생존을 위해 변이가 발생한다는 원칙이 존재하는 이상 내성이 절대로 발현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돌루테그라비르와 다루나비르 같은 PI 제제들 간에 어느 쪽이 내성 장벽이 더 높다, 낮다고 비교할만한 시기는 아직 아니라고 생각된다.

-초치료 환자와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경험이 있는 환자에서 각각 돌루테그라비르의 전반적 효능은 어떠한가
기존에 다양한 치료제를 써 봤고 내성도 잔뜩 발생했던 환자들 대상으로 연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돌루테그라비르의 효과가 일괄적으로 좋게 나타났는데, 이 환자들에게 돌루테그라비르 50mg을 double-dose로 하루 두 번 사용했더니 약 60% 정도의 효능이 확인됐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초치료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했었던 3건의 연구들에서는 효능이 90%를 넘는 수준으로 나왔고, 완전히 반대 극단에 있는 제일 힘든 사례에 해당하는 환자들에게 사용해봤을 때도 60%를 넘는 효능이 확인된 것이다.

인테그라제 억제제 치료 경험이 없는 중간정도 내성을 가진 환자들 대상으로 랄테그라비르 혹은 돌루테그라비르를 투여했는데 돌루테그라비르 군에서는 71%, 랄테그라비르 군에서는 64%로 7% 이상 차이가 나는 유의한 효과 차이가 나왔다. 만약에 어떤 HIV 환자가 다른 치료제로 다 실패하고 인테그라제 억제제를 찾아나서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때 어떤 인테그라제 억제제를 쓸 것인가 하는 질문에는 돌루테그라비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최근 HIV 치료제가 빨리 출시되고 있다.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마이드 푸마레이트(TAF)를 함유한 단일정 복합제가 나온다고 해서 관심이 많은데 이 약에 대한 견해는 어떠하고 대응할 만한 약물이 있나

일단 HIV 약제 시장은 정신 없을 만큼 상당히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개발사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이 좀 달갑지 않거나 불안할 수도 있겠지만, HIV 치료를 담당하는 의료진 입장에서는 환자를 위한 옵션이 늘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반가운 일이고 그래서 아직 나오지 않은 약에 대해서 관심을 쏟는 것이라 생각한다. 특정 약제에 대해서 세부적으로 논의할 만한 상황은 아니지만, TAF라는 성분의 개발 자체는 HIV 치료에 있어 상당히 중요한 기여라고 생각된다. 다만 성분이 코비시스타트 같은 부스터를 필요로 하는 엘비테그라비르와 함께 묶였다는 점이 아쉽다. 사실 그 약제를 쓰시는 의사들이 사용 여부를 결정하는 데 테노포비르가 TAF냐 TDF(tenofovir disoproxil fumarate)냐를 고민하지는 않을 것 같고 만약 주저하게 된다면 코비시스타트 부스터 성분 때문에 주저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TAF의 개발은 상당히 유의미한 진전이지만, 같이 묶여 있는 약제가 달랐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인 생각이다.

-트리멕이 작년 11월에 출시되고 티비케이가 올해 4월에 출시됐다. 복합제를 먼저 출시하고 단일제를 늦게 출시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한국GSK에서 답변하겠다. 돌루테그라비르를 한국에 최대한 빨리 출시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더불어 돌루테그라비르를 환자에게 가장 편리하고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 전달할지도 큰 숙제였다. 우리나라에서는 단일정 제제에 대한 요구가 매우 컸고 트리멕이 단일정 제제라는 장점을 지닌 돌루테그라비르 포함 유일한 복합제였기 때문에 트리멕을 먼저 서둘러 출시하게 됐다. 트리멕을 사용할 수 없는 환자들에게 티비케이는 필요한 제제였는데, 티비케이도 예상했던 것보다 빨리 허가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향후 비브 헬스케어의 HIV 파이프라인이나 기대할만한 임상이 있다면
최근 BMS사가 지닌 바이러스 관련 연구 플랫폼을 공유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BMS가 갖고 있는 화합물들 중 흥미로운 것들을 활용해서 현재 보유하고 있는 성분들과 함께 사용하면 기존 치료제들보다 더 나은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유망하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어떤 HIV 환자라 하더라도, 어떤 임상적 상황이라 하더라도 다 대처할 수 있는 답을 마련하기 위해, 우리가 혼자 할 수 없다면 좋은 파트너와 손을 잡고 가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것이 비브 헬스케어의 기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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