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이진석 교수, 공공의학회 학술대회서 주장…의사의 태도변화 지적도 이어져

▲ 서울의대 이진석 교수는 최근 열린 대한공공의학회 춘계학술대회서 일차의료 강화를 위해서는 공공의료기관이 제 역할만을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차의료의 강화를 위해 공공병원과 보건소 등 공공보건의료기관은 공공성을 강화하는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의료전달체계 확립과 일차의료 강화를 위해서는 공공병원과 보건소 등 공공보건의료기관이 개별 기관으로서 공공성 높은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물론 전체 보건의료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역할만을 담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이진석 교수는 지난 29일 열린 ‘대한공공의학회 2016년 춘계학술대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일차의료 활성화와 공중보건의료의 기능 재정립’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이 교수는 일차의료 강화를 위한 공공병원과 보건소의 역할과 기능을 제안했다.

먼저 이 교수는 공공병원의 역할로 ▲지역거점병원에 걸맞는 공공보건의료사업 ▲입원중심 진료 등을 꼽았다.

이 교수는 “공공병원은 지역사회 진단과 우선순위 설정에 따른 진료역량을 구축하고 사업을 수행해야 한다”며 “아울러 지역의 미충족 의료를 해소, 의료안전망 역할은 물론 지역거점병원에 걸맞는 공공보건의료사업을 수행하며 건강증진, 질병예방, 질병관리서비스의 배후 지원기관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일차의료 강화는 의료전달체계가 선행과제인 만큼 공공병원은 입원중심의 진료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의료전달체계가 확립된 국가에서의 병원의 역할은 입원진료와 응급진료가 주를 이룬다”며 “이에 공공병원도 상생-협력의 의료생태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입원중심의 진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건소는 동네의원의 일차의료 수행을 지원하기 위한 지역보건당국으로서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게 역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일차의료 강화를 위해 보건소는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서 지역사회 서비스 제공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이를 지원하는 형태로 그 기능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진료기능은 지역보건의료사업 수행에 필요한 수준으로 대폭 축소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단독개원 형태의 동네의원은 포괄적인 일차의료서비스 제공이 곤란한 상황이며, 현재 실시 중인 지역사회 일차의료 시범사업 역시 그동안 시도됐던 만성질환관리사업과 큰 차이가 없다”면서 “보건소는 동네의원의 포괄적 일차의료서비스 제공을 지원하는 등 사업 주체가 아니라 지원 기능을 담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사들, 스스로 바뀌어야”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보건소를 두고 벌어지는 개원가의 오해와 불신에 대해 의사들 스스로 공공의료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는 등 의사의 태도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 교수는 “개원가는 보건소에 대해 동네의원은 제공하지 못하는 각종 서비스를 덤으로 주면서 동네의원 환자를 뺏는 불공정한 경쟁자로 보고 있다”며 “때문에 각종 사업에 대한 강한 거부감과 경계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지정토론자로 참석한 서울시 서대문구보건소 이준영 소장은 이 같은 개원가의 오해의 근원에는 의사들이 공공의료에 대한 교육이 부족한 점을 꼽았다.

이 소장은 “개원가의 오해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고 있고 일정 부분 인정한다”면서 “이 같은 오해의 원인은 의사들이 공공의료에 대한 배움의 기회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오해가 계속 쌓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를 해결하려면 ▲의사들의 공공의료에 대한 적응 ▲공공의료에 대한 교육 및 관련 전문인력 양성 등을 방안으로 제안했다.

이 소장은 “정부에 정책 건의를 통해 도와달라고 호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의사들 스스로도 각성하는 게 필요하다. 의사를 키워내는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면서 “의사들이 공공의료라는 사회 시스템 안에 어떻게 적응하게 만들지 학회 차원에서 논의가 필요하며, 아울러 의과대학 교육과정 안에서도 공공의료에 대한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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