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신약 등재율 61%...다국적사, 약가제도 불합리성 보완 지적

신약 등재 및 사후 약가인하 등 불합리한 약가제도에 대한 보완의 목소리가 다국적사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특히 임상적으로 우월한 약제는 비교약제 대비 프리미엄 가격을 받을 수 있게 했지만 거의 불가능하며 간접비교를 통한 신약 등재도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이하 KRPIA) 주최로 진행된 'KRPIA 약가제도 아카데미'에서 노바티스 고수경 전무는 현 약가제도의 메인인 경제성 평가를 통해 신약가치를 보장받기에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고 전무는 "동일계열 비교 약제가 없는 신약은 이전 계열의 약 전체와 비교되지만 혁신적인 신약일수록 기존약제들과 직접적인 비교가 어렵기 때문에 경제성 평가 자료를 준비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간접비교가 가능한 약제는 간접비교로 우월성을 입증해야 하는데, 임상적으로 유의하더라도 통계적 우월성을 입증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고 전무는 "항암제는 생존기간 전체에 대해 기존약제와 비교되므로, 생존기간이 늘어날수록 비용-효과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약제가치가 적절히 반영되지 못한다"며 "항암제가 커피 1잔 가격으로 책정돼도 경제성을 입증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교약제가 많거나 여러 적응증을 가지고 있을 경우 각각의 경제성 평가가 요구되지만 통합할 방법이 없고 특정한 환자에게 높은 수준의 효과를 보이는 약제를 광범위한 환자에게 낮은 효과를 보이는 약제와 비교해야하는 것도 신약 가치를 저평가 시키는 쟁점이다.

또한 지속적인 제네릭 약가인하로 인해 비교약제 가격이 수용할 수 없을 정도로 낮아지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에 고 전무는 임상적 유용성과 비용효과, 재정영향까지 개별항목을 별도로 평가해 이를 충족해야 급여등재되는 평가방법이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3가지 항목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계량화하기 어려워 임상적 유용성을 화폐가치로 환산하지 못하는 혁신성과 형평성, 접근성 등을 포함한 사회적 가치를 적극 반영한 평가방법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KRPIA도 약가제도 개선 주장에 힘을 보탰다. KRPIA는 2007년 8월 이후 신약의 보험등재 성공률이 74% 수준이며, 이 중 희귀질환치료제와 항암제의 등재성공율은 각각 58%, 61%에 그치고 있다며 타이트한 약가제도가 혁신적인 신약의 국내 도입을 지연시키켜 환자 접근성이 제한되고 있다고 말했다.

KRPIA는 ▲비용-효과성 위주의 획일적인 경제성 평가를 유연하게 제고하고 ▲10년 이상 오래된 약제를 비교약제 및 대체약제에서 제외하는 것 ▲복잡하고 중복적인 약가사후 관리 기전의 통합조정 방안 등을 제안했다.

KRPIA 측은 "환자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제약산업 발전 및 건강보험재정간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 우수 의약품에 대한 정당한 가치가 보장될 수 있도록 약가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우리나라에서도 신약개발성과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이뤄지는 의미있는 제도가 확립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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