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thma Control Impossible?
보건당국 통계지표를 보면 우리나라 천식환자의 수가 감소세인 듯 보이지만, 이는 착시현상일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임상현장의 진단에서부터 많은 문제가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천식치료에 아직 적절한 약제의 사용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어 여전히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It’s Possible
유병특성 등 다양한 이유로 천식 치료는 여전히 쉽지 않다. 하지만 천식증상의 조절과 유지는 물론 증상악화 시 발작을 예방할 수도 있게 됐다. 과거와 달리 천식을 관리할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전략과 근거가 마련돼 있다. 여기에는 꾸준하고 올바른 치료라는 전제가 우선된다.

GINA
세계천식기구(Global Initiative for Asthma, GINA)는 지난해 5월 천식 가이드라인 업데이트판을 새롭게 발표했다. 2015년판 GINA 가이드라인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COPD 치료에 사용돼 오던 티오트로피움이 천식의 단계별 치료전략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이다.

Korean Guideline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도 2015년 새로운 천식 진료지침을 선보였다. 지침은 1~5단계까지 단계적인 천식 유지치료 전략과 치료단계를 낮추는 방법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대한민국 천식환자 수가 감소세로 접어들었다고 한다.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건강보험 및 의료급여 분석자료에 따르면, 2014년 천식으로 진료받은 인원이 약 186만 8000명으로 5년 새 약 46만명(-19.8%) 감소했다. 진료비용 역시 약 1704억원으로 2010년(1939억원)보다 236억원(-12.1%) 줄었다.

그러나 이런 통계만으로 국내 천식환자가 잘 관리되고 있다고 속단하기는 이르다. 해당 자료는 말 그대로 질병분류코드(J45, J46)에 대한 청구건수일 뿐, 전수조사를 통해 정확히 가려낸 진단율이 아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입원, 외래 진료인원은 감소하는 추세지만 2014년 1인당 입원 진료비와 입원 일수는 각각 151만원과 14.5일로 증가했다.

그 외 인구 10만명당 310.6명이라는 천식환자의 입원율도 우리나라의 천식관리 수준을 의심케 하는 근거다. OECD 회원국의 평균 입원율은 인구 10만명당 242.2명에 불과하기 때문.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패턴이 과거보다 하향세를 그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선에서 천식 환자들이 제대로 관리되는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천식진단 실태와 개선방향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조상헌 이사장(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은 “고령인 경우 호흡곤란이나 폐기능 저하 증상을 보여도 추가검사를 하지 않고 노화의 과정으로만 여기는 경향이 높다”며 “상당수의 노인환자가 진단조차 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2011년부터 경증질환 약제비 차등제가 시행되면서 종종 환자부담을 줄이기 위해 진단명을 천식(J45) 대신 만성기침(R05)이나 기관지염(J42) 등으로 바꿔 입력하는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일부 왜곡의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덧붙였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올해부터 질병분류코드가 개편(KCD-7)되면서 대부분의 천식을 통칭해 왔던 J45 코드가 간헐성 및 경증 지속성(J45.01), 중등도 지속성(J45.02), 중증 지속성(J45.03) 등으로 세분화 됐다는 것이다(통계청 고시 제2015-159호). 중증도가 매우 낮은 경증 환자가 아니면 이제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아도 약제비의 30%만 부담하면 된다.

조 이사장은 “잘못된 정책을 조금이라도 바로 잡게 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천식은 여전히 매년 2000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무서운 질환이다. 고령화와 기후환경변화로 천식의 위험성이 급증하는 이때, 천식 환자를 위한 정책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천식치료 실태는…
천식진단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데, 확진된 환자는 어느 정도 관리되는지 의문이 생긴다. 천식의 관리수준을 논할 때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지표는 다름 아닌 흡입코르티코스테로이드(ICS) 처방률이다. ICS는 천식의 주요 원인인 기관지 염증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약제로서 악화빈도와 야간증상 감소는 물론(NEJM 2000;343:1054-63), 폐기능까지도 개선한다고 알려졌다(JAMA 2001;285:2583-93). 이에 천식치료의 골드스탠다드로 여겨지는 세계천식기구(GINA) 가이드라인에서 1차치료제로 권고되는 상황.

그런데 ICS가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공개된 2차 천식 적정성 평가(2014년 7월~2015년 6월) 결과에 따르면, 천식환자를 진료한 의료기관 1만 6810곳(81만 8771명)에서 ICS 처방 환자 비율은 27.06%였다. 지난해보다 소폭 올랐다고는 하나(25.37 → 27.06%) 비슷한 수준이다. 그나마도 의원급 1만 4771곳(67만 1225명)만 떼어놓고 보면 17.80%로 더욱 떨어진다. ICS 없이 지속성 베타2 작용제(LABA) 또는 속효성 베타2 작용제(SABA)를 처방받은 환자비율도 각각 18.26%와 13.21%에 이른다.

AIRIAP 연구결과
사실 우리나라에서 낮은 ICS 처방률이 문제시 된 것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2000년 아시아태평양 지역 8개국을 대상으로 천식관리 실태를 조사했던 AIRIAP(Asthma Insights and Reality In Asia-Pacific) 연구에서는 국내 ICS 사용률이 1.2%로 최하위를 기록해 충격을 안겼다(J Allergy Clin Immunol 2003;111:263-8). 6년 뒤 12개국이 참여한 AIRIAP 2 연구에서도 ICS 사용률은 6%대에 머물렀다.

조상헌 이사장은 “이번 적정성 평가가 의료기관에 방문한 환자 대상인 점을 감안하면 실제 ICS 사용률은 약 10%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ICS 처방률을 60~70% 수준까지 끌어올리지 않으면 늘어나는 응급실 방문율과 진료비를 제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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