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TS·ERS 중증천식 가이드라인

 

천식은 가역적 기류제한, 기도과민성, 만성적 기도염증 등이 원인이 되고 발작적 기침, 가슴답답함, 호흡곤란 등의 임상증상이 특징인 질환이다. 환자마다 다양한 ‘원인 + 증상’의 조합이 나타나는 것은 당연하고, 환자특성에 따른 적절한 치료전략이 요구되는 것도 필연이다.

이런 측면에서 천식의 임상양상에 따라 환자군을 구분하는 페노타입(phenotype)에 대한 연구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치료에 저항성을 보이는 중증천식(severe asthma)에서 페노타입은 효과적인 치료전략을 위한 방법론으로 제시되고 있다. 미국흉부학회(ATS)와 유럽호흡기학회(ESR)의 2014년 중증천식 가이드라인(Eur Respir J 2014;43:343-373)은 이런 임상현장의 상황이 반영된 결과물로 볼 수 있다.
양 기관은 “중증 및 치료 저항성 천식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이들에 대해서는 새로운 치료전략이 필요하다”며 중증천식의 정의와 치료전략 컨센서스를 정리한 배경을 밝혔다.

정의
큰 틀에서 중증천식은 높은 강도의 치료가 필요하거나 치료 저항성이 있으면서, 동반질환이 있는 천식으로 정의했다. 구체적으로 6세 이상 환자 중 세계천식기구(GINA) 가이드라인의 4·5단계에 해당하는 고용량 흡입코르티코스테로이드(ICS)와 2차 조절제(전신성 코르티코스테로이드 포함) 병용요법이 필요하고, 병용요법을 시행함에도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이들로 정의했다.

 

페노타입
중증천식의 페노타입에 대한 컨센서스도 언급했다. 가이드라인에서 중증천식 자체도 단일질환이 아니라 다양한 임상적 소견 및 특징을 보이고, 환자 예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증천식에서도 페노타입을 분류해야 한다는 것인데 관련 요소로는 유전자, 천식 발현 연령, 질환 유병기간, 악화, 비강질환, 염증소견 등을 꼽았다.

가이드라인에서는 SARP(Severe Asthma Research Program)의 중증천식 클러스터(cluster)를 소개했다. 성인환자에서는 △경증·중등증·중증 조기발현 아토피성(알레르기성) 천식 - 폐기능, 약물 사용, 악화빈도로 평가 △고도 중증 늦은 발현 비만 천식 - 중간 정도의 FEV1 감소를 보이는 고령의 여성, 경구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사용빈도가 높은 환자 △발현시기는 많이 늦지만 고도 중증 유병기간이 길고, 아토피성 성향이 약하며 기류제한 회복가능성이 낮은 환자로 구분했다.

소아환자는 △정상 폐기능의 늦은 발현 천식 △정상 폐기능의 초기 발현 아토피성 천식 △경증 기류제한의 초기 발현 아토피성 천식 △진행성 기류제한의 초기 발현 천식으로 나눴다.

또 다른 연구팀인 레스터 연구그룹(Leicester group)에서는 유도 객담 호산구수와 함께 △조기발현 아토피성 천식 △비만 비호산구성 천식 △조기증상 위주 천식 △늦은 발현 염증 위주 천식으로 구분하도록 제안했다,
이를 종합해 가이드라인에서는 중증천식 페노타입은 유전적 인자, 천식 발현 연령, 이환 기간, 악화력, 비강질환, 염증특성에 영향을 받는다는 근거들이 축적되고 있다고 정리했다. 소아시기 발현 천식은 알레르기 민감성, 가족력 등이 연관성을 보이고 비아토피성(알레르기성) 천식은 유전적 요소가 더 큰 연관성을 보인다. 이에 비해 늦은 발현 중증천식은 여성 호발성에 유병기간은 짧지만 폐기능 감소 소견을 보인다. 또 일부 하위그룹에서는 지속성 호산구성 염증, 비용종, 부비동염, 아스피린 과민성(아스피린 악화성 호흡기질환), 호흡기 감염 등이 특징으로 나타난다.

약물치료
결국 중증천식의 구분도, 페노타입의 분류도 적절한 치료전략을 위한 사전작업이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에서는 페노타입을 타깃으로 한 접근전략은 향후 과제로 남겨두고 있다. 관련 근거가 더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중증천식의 치료전략은 ICS를 기반으로 지속성 베타2 작용제(LABA) 또는 류코트리엔 조절제(또는 테오필린), 필요할 경우 전신성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투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ATS·ERS 태스크포스는 “중증천식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직접적인 연구가 많지 않다”며 각 치료약물의 근거들이 경증 ~ 중등증 또는 중등증 ~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들이라는 점을 사전에 밝히고 있다.

- ICS
중증천식은 코르티코스테로이드에 민감도를 보이지 않기 때문에 ICS 이외에 염증을 조절하는 새로운 약물이 필요하고 코르티코스테로이드에 대한 민감성을 개선시키는 치료도 필요하다.

가이드라인에서는 1차 치료약물로 고용량 ICS를 제시했다. 현재 ICS 고용량은 중증도가 낮은 환자의 치료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고, 중등도 천식에서 중간 용량의 ICS에 대한 치료반응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도 고용량 ICS를 권고한 배경이다.

경증 ~ 중등증 천식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고용량 ICS 유지요법(베클로메타손 2400~4000㎍ 등)이 효과를 보였다. 이에 중증환자들에서 고용량 ICS를 투여하고 있지만, 표준 치료전략이 적합하지 않을 경우에는 경구 코르티코스테로이드(OCS)를 투여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 속효성·지속성 베타 작용제(SABA·LABA)
베타 작용제는 중증천식 환자의 지속적 기류폐쇄 치료를 위해 ICS 기반 전략에 추가한다. ICS 단독요법과 비교했을 때 ICS + LABA 요법은 추가적인 천식 조절효과를 보였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소아환자에서도 ICS + LABA 전략이 ICS + 류코트리엔 조절제보다 효과가 좋을 수 있다”며 중증 성인 및 소아천식 환자에서의 고용량 ICS + LABA 전략을 권고했다. 하지만 “치료반응의 폭이 일관되지 않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고, 중증 소아천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없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ICS 없이 속효성 베타 작용제(SABA)나 LABA를 투여할 경우 천식 관리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경증 ~ 중등증에서는 천식조절 예후가 좋지 않게 나타났고, 권고수준 이상으로 투여했을 때는 사망률 증가도 나타났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중증천식 환자에서 SABA나 LABA의 단독투여가 천식조절에 악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근거가 없지만, 과도하게 투여할 경우 베타 작용제의 독성 위험도가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속효성 항콜린제인 이프라트로피움 브로마이드를 증상완화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베타 작용제의 과용을 억제하고 떨림, 심계항진 등 베타 작용제의 부작용 발생률을 줄일 수 있다.

- 테오필린
테오필린도 ICS와 병용했을 때 천식 조절 예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약물로 꼽혔다. 테오필린은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민감도가 낮은 흡연 천식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저용량 ICS와 병용했을 때 천식 증상조절 정도와 최고호기유속률(PEFR)을 개선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없지만, 중증 소아 환자에서 저용량 테오필린의 안전성은 입증된 바 있다.

- 류코트리엔 조절제
ICS + LABA 이후 추가약물로 권고된 류코트리엔 조절제는 일관된 효과를 보이지 못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가이드라인에서는 LABA를 투여받지 않은 중등도 ~ 중증 성인 천식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들에서 ICS + 류코트리엔 수용체 길항제 전략이 일부 환자의  폐기능을 개선시킨 것으로 나타났지만, ICS + LABA를 투여받고 있는 중증 72명의 비페노타입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임상적 예후 개선은 보이지 못했다.

- 지속성 무스칼린 길항제
지속성 무스칼린 길항제(LAMA)인 티오트로피움 브로마이드로, 중간 ~ 고용량 ICS(±LABA)로 조절되지 않는 중등도 ~ 중증천식 환자에서 티오트로피움 브로마이드는 폐기능과 증상을 개선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가이드라인에서는 고용량 ICS + LABA 치료를 받고 있는 중증천식 환자들에게 티오트로피움을 추가할 경우 폐기능 개선, SABA 사용율 감소, 중증 악화위험 감소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단 소아 환자에게는 근거가 부족하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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