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근무 확대 및 휴일수당 개선 요구에 지지표명

영국 수련의들이 정부가 강행한 주말근무 확대에 따른 휴일수당 및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정부가 보건의료시스템 향상을 위해 젊은 의사들에게 희생을 강요한다는 점에서 동질감을 느낀 한국 전공의들은 이들의 파업을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

26일(현지시간) BBC 등은 런던을 비롯한 영국 전역에 있는 공공 의료기관 국민보건서비스(NHS) 소속 수련의들이 48시간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대한전공의협의회 송명제 회장은 “영국 수련의들의 파업은 국가가 의사에게 책무만 강요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외면했기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며 “젊은 의사들의 희생만 강요하는 국가 보건의료시스템은 결코 향상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른 나라에서 일어난 전공의 파업이지만 우리나라 의료 상황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는 게 송 회장의 설명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 파업은 응급실과 산부인과 진료가 포함된 전면 파업으로 1만 2000건의 수술이 연기됐고 11만 3000건의 수술 예약이 연기된 상태이다.

영국 수련의 전면파업의 트리거는 제레미 헌트 영국 복지부 장관이 지난 총선 때 제시한 ‘주말 근무 강화’ 공약이다. 지난 2013년 총선에서 헌트 장관은 주말동안 병원 내 환자 사망률이 높다는 것을 이유로 의료진의 주말 근무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제는 영국 정부가 영국 국가보건시스템인 국민보건서비스(NHS) 소속 의사의 임금 총액 인상 없이 의사들의 주말 근무 배치를 강행해 버린 것. 이 때문에 수련의들의 토요일 수당은 깎이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에 수련의들은 지난해 말부터 주말 근무 확대에 강하게 반발하며 이에 따른 임금과 처우 개선을 요구해왔지만 정부가 대안을 내놓지 못하자 결국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 대전협 페이스북에 감사 인사를 남긴 영국 수련의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영국 수련의들에게 동질감을 느낀 국내 전공의들도 공식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송 회장은 “영국 수련의들이 처한 상황은 우리나라 전공의의 상황과 비슷한데, 이번에 통과된 전공의특별법의 내용을 보면 과도한 수련시간에 시달린 전공의의 처우를 개선해 환자의 안전을 향상시킨다는 것”이라며 “지금 영국 정부는 수련의의 근무시간을 늘려 환자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거짓말을 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대전협은 영국 수련의들과 메일로 파업 상황에 대해 파악하고 있으며, 앞으로 파업 진행상황에 대해 예의주시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영국 수련의들이 파업을 지지해준 대전협에 감사를 표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대전협의 지지성명이 올라온 SNS글에 많은 수련의들이 공감을 표했고, 걔 중 몇몇은 감사를 표하는 댓글을 달았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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