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연구원 전정치료제 투약 보고서

신체의 균형을 유지하는 전정기관의 이상으로 심한 어지럼, 구역, 구토를 유발하는 질병을 치료하는 약제들이 오남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정신경염의 근본적 치료방법으로 '전정재활운동'을 권고하고 있지만 이보다는 약물을 주로 쓰고 있으며, 일부는 권장기간보다 최대 44배나 긴 경우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의료연구원이 2013년 심평원 자료를 토대로 작성한 전정재활치료 보고서에 따르면, 전정재활운동보다 대증치료에 해당하는 약물처방이 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약물사용도 권장기간보다 최대 43.8배 긴 것으로 나타났다.

전정신경염 환자들의 어지럼증 완화를 위한 약제로는 진정제, 전정억제제, 최토제/진토제, 항히스타민제 등이 다양하다. 이러한 약들의 평균처방일수는 37일에서 최대 231일로, 전문가 권고량(급성기 3~5일 처방) 대비 신경안정제 '벤조다이아제핀'이 14.3배, 수면효과가 있는 '항히스타민'이 43.8배 긴 기간 동안 투약이 이루어졌으며, 이러한 오남용 경향은 매년 전국적으로 증가하고 있었다.

특히 벤조다이아제핀계 약물은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불안증·불면증 치료제로 주로 처방되나, 장기간 과다복용할 경우 인지기능 장애 및 자살, 골절 등의 위험을 높일 수 있는데도 처방을 많이 해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책임자 김주연 부연구위원은 "전정신경염은 초기 단기간(3-5일)의 약물 사용과 이후의 지속적인 전정재활운동을 통한 치료가 가장 합리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강조하며, "약물 오남용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전정신경염의 근본적 치료를 위한 전정재활운동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환자 상담 및 교육, 재활운동 지도에 따른 적절한 수가가 책정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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