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염색체 음성인 재발 또는 불응성 전구B세포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 환자 대상
Lancet Oncol. 2015;16:57-66

문준호
경북의대 교수
경북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개요

성인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acute lymphoblastic leukemia, ALL) 환자가 처음 재발한 경우, 구제요법을 통해 환자의 30~45%에서 두 번째 완전관해(complete remission, CR) 및 평균 5~9개월의 생존기간을 이끌어낼 수 있다.

환자가 초치료에 불응한 경우나, 첫 번째 관해 기간이 12개월 미만으로 짧은 경우, 동종 조혈모세포이식(allogeneic haemopoietic stem-cell transplantation, alloHSCT) 후 재발한 경우, 또는 여러 치료에도 불구하고 실패한 경우 CR은 20~30%의 환자에게서 나타나며, 이 때 전체 생존기간(overall survival, OS)의 중간값은 3∼6개월로 확인된다. 이처럼 재발 또는 불응성 성인 ALL 환자의 경우 유일한 치료 방법은 alloHSCT이므로 alloHSCT을 시행하기 위해선 CR을 달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완전관해율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됐다.

Blinatumomab (블리나투모맙)은 전구B세포 성인 ALL 환자의 95% 이상에서 발현되는 CD19 단백질을 타겟으로 하는 면역치료제로, T세포의 CD3 단백질과 표적 전구B세포의 CD19 단백질을 결합할 수 있는 두 개의 항체를 갖는다. 이를 통해 블리나투모맙은 T세포에 발현되는 CD3 단백질과 결합해 T세포를 활성화시키고 CD19 단백질이 발현된 전구B세포와 T세포를 연결시킴으로써 전구B세포를 용해해 세포사를 유도한다. 본 211 임상연구에서는 재발 또는 불응성인 성인 ALL 환자를 대상으로 한 블리나투모맙의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했다.


방법

다기관, 단일군의 오픈라벨 2상 임상연구인 211 연구는 유럽의 24개 센터와 미국의 14개 센터에서 진행됐으며, 2012년 1월 13일부터 2013년 10월 10일까지 총 189명의 환자가 참여했다. 연구 대상은 적어도 10%의 bone-marrow blast를 보이며 Eastern Cooperative Oncology Group (ECOG)에 따른 기능상태가 2점 이하인 환자들로서, △필라델피아 염색체 음성인 환자 중 첫 번째 관해 과정 내 처음으로 재발했거나 △alloHSCT 후 12개월 내 재발했거나 △첫 구제치료 후 반응이 없거나 재발한 환자들이었다. 연구 시작 시점에 기존에 alloHSCT 경험이 있었던 환자는 64명(34%)이었으며 alloHSCT 경험이 없는 125명(66%) 중 96명은(51%) 1회 이상의 구제요법을 시행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 기간 중 블리나투모맙은 최대 5 치료주기에 걸쳐 정맥주입 펌프 방식으로 투여됐으며, 각 치료주기는 총 6주로, 4주간 매일 28μg의 블리나투모맙을 투여하고 2주간 휴지기를 가졌다. 한편 사이토카인 유리 증후군(cytokine release syndrome)의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해 첫 번째 치료주기에서는 예외적으로 첫 7일간은 9μg을, 그 후에는 28μg의 블리나투모맙을 투여했다.

연구의 1차 종료점으로는 치료 2주기 내에서의 CR (≤5% bone-marrow blast, 혈소판 수>100,000/μL, 그리고 절대 호중구 수>1,000/μL) 또는 CRh (≤5% bone-marrow blast, 혈소판 수>50,000/μL, 그리고 절대 호중구 수>500/μL)를 확인했다.


결과

블리나투모맙 치료를 받은 환자 189명 중 81명이(43%, 95% CI 36-50) 첫 2회 치료주기 내에 완전 관해(CR) 또는 부분 혈액학적 관해(Complete Remission with incomplete or Partial hematological recovery, CRh)에 도달했으며, 이 중 63명이(33%) CR에, 18명이(10%) CRh에 도달했다. 또한, 81명 중 64명(79%)이 첫 번째 치료주기에서 CR 또는 CRh에 도달했다<표>.

 
중간값 8.9개월의(IQR 4.6-11.1) 추적관찰 결과, CR 또는 CRh에 도달한 82명의 환자 중 37명(45%)이 관해 상태를 보이며 생존한 것으로 확인됐고, 나머지 45명은 재발하거나 사망했다(재발 37명, alloHSCT 후 사망 6명, 감염으로 인한 사망 1명). CR 또는 CRh에 도달한 82명 환자에 대한 무재발 생존기간(relapse-free survival, RFS)의 중간값은 5.9개월로(95% CI 4.8-8.3) 나타났고, 189명 전체에 대한 OS의 중간값은 6.1개월(95% CI 4.2-7.5)이었다.

CR 또는 CRh에 도달한 환자 가운데 미세잔존질환(minimal residual disease, MRD)에 대한 평가가 가능한 환자는 73명이었다. 분석 결과, 60명(82%)에게서 MRD 음성반응이 확인됐다. MRD분석이 가능했던 73명 환자들을 대상으로 MRD 음성 또는 양성 여부에 따라 RFS를 비교한 결과, MRD 음성 환자의 RFS가 6.9개월(95% CI 5.5-10.1), MRD 양성 환자의 RFS가 2.3개월(95% CI 1.2-측정불가)로 나타났다. OS 중간값은 각각 MRD 음성 환자가 11.5개월(95% CI 8.5-측정불가), MRD 양성 환자가 6.7개월(95% CI 2.0-측정불가)이었다.

블리나투모맙 치료 중 가장 빈번하게 발견된 grade 3 이상의 이상반응은 열성호중구감소증, 호중구감소증, 그리고 빈혈이었다. Grade 3 사이토카인 유리 증후군은 3명의(2%) 환자에서 나타났다. 치명적인 이상반응을 보인 환자는 23명(12%)이었으며, 대부분 감염관련 반응이었다. 98명에서(52%) 신경학적 사건(neurologic events)이 발생했는데 대부분 grade 1 또는 2 였으며(76%, n=74/98), 치료 기간 중 치명적인 신경학적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다.


결론

211 임상연구는 재발 또는 불응성의 성인 ALL 환자를 대상으로 한 가장 큰 규모의 연구로써, 블리나투모맙 단일요법을 통해 43%의 환자에서 CR 또는 CRh 반응이 치료 2주기 이내에 나타났다. 블리나투모맙 투여 결과 치료 대상 환자 가운데 이전에 alloHSCT 경험이 없는 52%의 환자가 alloHSCT를 시행 받을 수 있었으며 OS 중간값은 6.1개월로 나타났다.

본 연구는 필라델피아 염색체 음성 ALL 환자 중 불량한 예후인자를 가진 환자를 대상으로 하여 단일 제제로 CR 및 중앙생존율을 획득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65세 이상의 고령의 환자 및 이전에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은 환자에서도 반응을 획득했다. 또한 치료 과정에서 사용된 블리나투모맙의 용량이 최대 수용 가능한 용량의 1/4만을 사용한 점을 감안할 때 더 높은 종양 부하량을 가진 환자를 대상으로 투여량을 늘린다면 더욱 우수한 임상적 혜택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성인 ALL 환자의 치료에 있어 MRD 음성인 환자의 치료 예후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는 필요하지만, 본 연구 결과에 따르면 CR 또는 CRh 인 환자에서 MRD 음성인 환자가 MRD 양성인 환자보다 우수한 OS 및 RFS를 보였다.
 
블리나투모맙 치료에 관련된 이상반응은 미열 등의 인플루엔자 유사 증상을 포함해, 두통, 열성호중구감소증, 빈혈 등 기존 연구들과 유사했다. 또한 연구참가자들이 비교적 중증의 ALL 환자들이었음에도 치료 과정에서 치명적인 이상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는데, 이는 치료 관련 사망률이 낮다는 것을 시사한다. 또한, grade 3 이상의 사이토카인 유리 증후군 발생 빈도가 낮았는데(n=3), 이는 첫 치료주기에서 블리나투모맙을 저용량으로 시작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결론적으로 면역항암제 블리나투모맙 단일요법은 재발 또는 불응성 필라델피아 염색체 음성 전구B세포 성인 ALL 환자에서 개선된 생존기간을 제공하는 치료 효과 및 안전성 프로파일을 입증했으며, 기존에 치료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았던 재발 또는 불응성 필라델피아 염색체 음성 전구B세포 성인 ALL 환자들에게 향후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