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장 조진만
경희의대 교수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최근 '이상적인 베타차단제의 조건·임상에서의 역할'에 대한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날의 좌장은 경희의대 조진만 교수가 맡았으며 Prof. John M. Cruickshank가 강연했다. 본지에서는 이날의 강연 및 토론 내용에 대해 요약·정리했다.










심혈관질환 발병연쇄의 약물치료에 대한 최신 지견

Prof. John M
Cruickshank
심혈관질환 발병연쇄에서 베타차단제의 역할
심혈관질환 발병연쇄(cardiovascular continuum)는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 고혈압, 당뇨병, 흡연 등의 위험인자들로부터 시작되어 좌심실 비대증 및 죽상동맥경화증과 같은 표적 장기 손상 문제를 야기하고 이는 허혈성 심질환으로 이어져 심각한 경우 심근경색이 발생할 수 있으며,  heart remodeling이 진행되어 수축기 심부전이 야기될 수 있다(Am Heart J. 1991;121:1244-63).

베타차단제는 안정형 허혈성 심질환 및 심근경색 후(post-myocardial infarction) 환자에서 사망률을 약 30%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였는데, intrinsic sympathetic activity (ISA)를 보이는 베타차단제의 경우 사망률 감소폭이 낮았다(Prog Cardiovasc Dis. 1985;5:335-71). 또한 베타차단제는 관상동맥의 죽상경화반을 퇴축(regress)시키며 불안정한 죽상경화반의 파열 위험도를 감소시키고, β1 수용체 차단 작용을 통해 수축기 심부전(systolic congestive cardiac failure) 환자의 사망률을 유의하게 감소시켰다(J Intern Med. 2014;275:134-43).

청·장년층 고혈압에서 교감신경 활성도의 중요성
고혈압 치료에서 베타차단제의 효과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어 왔고, 특히 최근 발표된 메타분석들에서는 베타차단제에 대한 부정적인 결과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는 메타분석에서 환자의 연령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의견이 있다. 고혈압 치료제의 효과를 평가하는 데 있어 환자의 연령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례로 북미의 유명한 Framingham Heart 연구에 의하면 이완기 고혈압은 청·장년기에 발생하며 비만 및 과체중과 밀접한 연관이 있었고, 반면 고립형 수축성 고혈압은 주로 고령에서 발생하고 노화 및 동맥의 경직과 연관이 있었다.

저체중(lean) 환자군, 말초형 비만(peripheral obesity) 환자군, 중심형 비만(central obesity) 환자군을 대상으로 근육 교감신경 활성도(muscle sympathetic nerve activity, MSNA)를 측정한 연구 결과, 말초형 비만 환자군과 중심형 비만 환자군 모두 저체중 환자군에 비해 MSNA가 유의하게 높았고, 특히 중심형 비만 환자군에서 말초형 비만에 비해 유의하게 높았다(J Hypertens. 2004;22:2363-9).
 
601명의 청·장년기의 고혈압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구 시작점에 혈장 norepinephrine 수치를 측정하여 혈장 norepinephrine 수치가 낮은 군과 높은 군으로 나눠 6년간의 사망률을 비교한 연구 결과, 혈장 norepinephrine 수치가 높은 군에서 낮은 군에 비해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이 매년 급격히 증가했으며, 반면 혈장 norepinephrine 수치가 낮은 군에서는 연구 기간 동안 우수한 생존율을 유지했다<그림 1>.

 
연구 결과는 기저 혈압 수치와 무관했으며, 청·장년층 고혈압 환자의 치료 시에는 혈압 외에 다른 요소를 고려해야 함을 시사했다. 또한 연구에서는 환자들의 림프구 베타수용체 밀도를 조사했는데, 연구 결과 높은 베타수용체 밀도는 심근경색의 예측인자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뇌졸중의 예측인자는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Clin Exp Pharmacol Physiol. 2006;33:227-31). 이러한 결과는 청·장년층 환자에서 뇌졸중 예방을 위해 혈압 조절이 중요하고 심근경색의 예방을 위해서는 교감신경 활성도를 관리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고혈압 치료에서 베타차단제의 장점
안지오텐신 전환 효소 억제제(angiotensin-converting enzyme inhibitor, ACEi)와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ngiotensin receptor blocker, ARB)가 심근경색 위험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본 메타분석 결과, ACEi는 심근경색의 위험도를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반면 ARB는 영향이 없거나 유의하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Circulation. 2006;114:838-54).
 
이후 ARB에 대한 연구가 더 진행됐는데, 첫 번째는 제2형 당뇨병 및 신기능 장애가 있는 일본 및 중국의 중년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olmesartan의 효과를 위약과 비교한 무작위 대조 연구이다. 3~4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olmesartan은 위약 대비 혈압 조절에는 효과적이었으나 심혈관 사망률을 증가시켰다(Diabetologia. 2011;54:2978-86). 비만이며 제2형 당뇨병을 동반한 중년의 경증 고혈압 환자 4,447명을 무작위 배정하여 olmesartan의 효과를 위약과 비교한 연구에서는 olmesartan이 우수한 혈압조절 효과에도 불구하고 교감신경 활성도를 증가시켜 위약대비 심혈관 사망률을 유의하게 증가시켰다(N Engl J Med. 2011;364:907-17).

베타차단제와 ARB를 비교한 연구도 진행되었는데, 72명의 중년 고혈압 환자들을 대상으로 1년간 bisoprolol과 losartan의 효과를 비교한 이중맹검 연구에서는 bisoprolol이 losartan 대비 이완기 혈압을 유의하게 감소시켰으며, 수축기 혈압에 대한 효과는 두 약물 간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ARB는 신장 보호 효과를 장점으로 내세우는데 연구 결과에서는 크레아티닌 청소율(creatinine clearance, CrCl)에 bisoprolol과 losartan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고 보고했다(Clin Drug Invest. 2009;29:591-600).
 
2006년에 진행된 메타분석에서는 사망 및 뇌졸중, 심근경색의 발생에 미치는 베타차단제의 영향을 평가했는데, 분석 시 환자들의 연령을 계산에 포함시켜 60세 미만의 환자 및 60세 이상의 환자에 대한 영향을 각각 확인할 수 있었다. 분석 결과, 베타차단제는 연령과 관계 없이 위약 대비 사망, 뇌졸중, 심근경색의 위험도를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다른 고혈압 치료제들과의 비교 결과 베타차단제는 60세 미만 환자에서 사망 및 뇌졸중, 심근경색의 위험도를 다른 모든 약제에 비해 탁월하게 감소시키는 경향을 보였으나, 60세 이상의 환자에서는 베타차단제를 일차 치료제로 사용한 경우 다른 약제에 비해 조기 사망 위험도가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CMAJ. 2006;174:1737-42).
 
청·장년층 환자들을 대상으로 ACEi와 베타차단제를 비교한 연구로는 UK Prospective Diabetes Study (UKPDS) 38이 있는데, 제2형 당뇨병을 동반한 비만인 중년의 고혈압 환자들, 즉 위험도가 높은 중년 고혈압 환자들을 대상으로 10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당뇨병 평가항목,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 모든 원인의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말초동맥질환, 미세혈관질환 등의 모든 일차 평가항목과 심부전에 대해 베타차단제가 ACEi보다 우위성을 나타냈다. 또한, 20년간의 관찰 분석에서 베타차단제는 ACEi와 비교해 총 사망률을 23% 감소시켰다(BMJ. 1998;317:703-13).

Bisoprolol의 임상적 유효성
청·장년층 환자의 치료제로 베타차단제를 선택한 후에는 어떤 베타차단제를 사용할지 고민하게 되는데, 우선 β1 수용체에 대한 각 약물의 선택성을 고려해야 한다. Bisoprolol은 β1 수용체에 대한 선택성이 높으며 atenolol은 β1 수용체에 대한 선택성이 중간 정도, propranolol은 비선택적 베타차단제로 분류된다<그림 2>.
 

 
Nebivolol은 β1과 β2 수용체를 모두 차단시키기 때문에 β1 선택적 약물이라고 할 수 없다. 또한 metoprolol이나 nebivolol과 같이 간에서 대사되는 약물은 유전적 다형성(genetic polymorphism)의 영향을 받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영국의 경우 환자의 약 10%가 대사 과정이 느린 slow metabolizer라고 보고되어 있으며 중국의 경우에는 30%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Slow metabolizer인 환자에서 nebivolol이나 metoprolol을 투여한 후 혈중 농도를 측정해보면 정상적인 대사를 하는 사람들에 비해 5배 이상 높게 나타난다(J Clin Pharmacol. 2008;48:225-39).

β1 수용체에 대한 선택성은 용량 의존적이며, 혈중 농도가 높은 경우에는 선택성이 사라지기 때문에 약물은 비선택적 약물처럼 작용하게 된다. 한국 환자의 slow metabolizer 비율이 중국과 비슷하다고 가정한다면 nebivolol을 처방했을 때 약 30%의 환자들에서는 비선택적 베타차단제를 투여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청·장년층 환자들을 대상으로 베타차단제와 흡연 간의 상호작용을 조사한 여러 연구 결과에서는 베타차단제가 대조약에 비해 흡연자의 심근경색 위험도를 크게 감소시키지 못했다. 그러나 비흡연자들의 경우 모든 연구에서 베타차단제가 대조약에 비해 심근경색 위험도를 35~50% 감소시키는 결과를 나타냈다. 베타차단제 사용 시 이처럼 강력한 흡연 상호작용이 나타나는 원인은 다음과 같다.

흡연은 β1, β2, α 수용체를 자극하는 혈장 norepinephrine 및 epinephrine 수치를 크게 증가시키는데, 흡연자가 propranolol과 같은 비선택적 베타차단제를 복용하게 되면 β1과 β2 수용체는 차단되고 α 수용체만 자극되어 혈관 수축이 일어나 약물의 혈압강하 효과가 상쇄돼 버리는 것이다. 따라서, bisoprolol과 같이 선택성이 높은 약물을 사용하면 흡연 시에도 약물은 β1 수용체에만 작용하기 때문에 β2의 혈관 이완작용이 α의 혈관 수축작용을 상쇄시키게 된다.

중년 고혈압 환자들을 대상으로 선택성이 높은 베타차단제인 bisoprolol과 선택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atenolol이 중심 혈압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한 연구에서는 bisoprolol 투여군에서 중심 수축기 혈압과 말단 혈압이 atenolol 투여군 대비 유의하게 감소하는 결과를 나타냈는데(Hypertension. 2011;57:1122-8), 이 또한 atenolol이 β2 수용체를 부분적으로 차단시키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Bisoprolol의 안전성
Bisoprolol은 천식 또는 만성 기관지염 환자에서도 그 안전성이 알려져 있다. 심박수 및 기도 저항에 미치는 bisoprolol과 atenolol의 영향을 비교한 임상 연구 결과, 두 약물이 β1 수용체를 동등한 수준으로 차단시킬 때 atenolol은 bisoprolol에 비해 기도 저항을 증가시키는 경향을 보였으며 이러한 기도 저항의 증가는 천식을 촉발시킬 수 있다. 즉 β1 수용체에 대한 높은 선택성은 기도 저항에 변화를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안전성이 우수하다고 할 수 있다.

NICE 가이드라인에서 베타차단제를 고혈압 치료제에서 제외시킬 때 언급했던 이유 중 하나는 베타차단제가 대사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는 선택성이 높은 베타차단제를 사용하면 피할 수 있다. β1 수용체에 대한 선택성이 높은 bisoprolol은 임상 연구에서 환자의 혈당 수치나 혈당화색소 수치를 전혀 변화시키지 않았고 마찬가지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에도 영향을 주지 않았다(J Cardiovasc Pharmacol. 1986;8 Suppl 11:S96-9).

위약을 사용한 무작위 대조 연구에서 도출된 수치들을 이용해 각 베타차단제가 성기능장애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 분석한 결과, β1과 β2를 모두 차단시키는 carvedilol이 위약 대비 성기능장애를 13~14% 증가시켜 가장 높게 유발하는 약물로 나타났다. Propranolol과 atenolol이 각각 5.0, 3.0%의 증가를 보여 그 뒤를 이었다. 반면, bisoprolol 및 nebivolol은 임상 연구에서 위약과 비교해 성기능장애를 증가시키지 않아, 환자들에서 성기능장애의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피하고 싶다면 이들 약제를 사용하는 것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특히, 고혈압 환자에서 carvedilol의 처방은 피하는 것이 권고되는데, 이는 carvedilol의 α 수용체 차단 작용이 심한 어지러움증과 실신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고령의 고혈압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에서 carvedilol을 투여 받은 환자의 25%가 약물을 1회 복용한 후 일어서지 못했던 결과를 나타낸 바 있다(Drugs. 1997;54:161-85, BMJ. 1994;309:775-6).


Discussion

Q: 젊은 환자들을 위해 베타차단제를 권장하셨습니다만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는 일차 고혈압 치료제를 고려해야 합니다. NICE 가이드라인과 JNC 가이드라인 모두 젊은 환자에서 베타차단제를 권고하고 있지 않으며 특히 NICE 가이드라인은 50세 미만의 환자들에서 ARB나 ACEi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국내 환자의 경우 ACEi 처방 시 많은 환자가 기침 부작용을 호소해 ACEi보다 ARB를 사용하는 환자의 비율이 매우 높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젊은 환자에게는 베타차단제가 가장 좋다는 말씀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베타차단제 단독이 아닌 다른 혈압강하제에 추가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A: 젊은 환자에서 베타차단제가 가장 좋다고 말씀드린 것은 단순히 제 의견이 아니라 여러 자료 및 연구 결과에 근거한 것입니다. 젊은 환자에서 지속적으로 ARB를 처방하는 것은 심혈관 사망 위험도를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Q: 선생님께서는 실제 임상에서 어떻게 처방하십니까?
 
A: 젊은 환자들의 경우 교감신경 활성도를 증가시키는 이뇨제나 CCB, ARB 등의 약물을 피하고 ACEi 또는 베타차단제 중에 선택합니다. 하지만 젊은 환자를 대상으로 ACEi와 베타차단제를 비교한 연구 결과에서 베타차단제가 우위성을 보였고, bisoprolol과 같은 약물은 흡연자에서도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아 β1 수용체 차단 작용이 있는 약물을 처방합니다.
 
Q: 인종이 교감신경 활성도에 미치는 영향은 없습니까?
 
A: 몇 년 전에 발표된 캐러비안 지역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는 propranolol을 사용했는데, 아프리카계 흑인 환자에서는 혈압 강하 효과가 뛰어나지 않았습니다. 반면 최근 발표된 미국에 거주하는 백인 및 아프리카계 흑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bisoprolol의 혈압 강하 효과를 조사한 연구에서는 백인과 흑인에서 동등한 혈압 강하 효과가 관찰됐습니다.

Q: 베타차단제가 젊은 환자에서 효과적이라는 것은 연구를 통해 증명됐으나, 젊은 연령의 기준이 모호합니다.
 
A: 환자의 연령을 구분하는 방법은 실제 연령에 따라 구분하는 방법, 또한 생물학적 연령에 따라 구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실제로는 50세지만 100세처럼 보이는 환자를 만나본 경험이 있으실 것입니다. 환자의 생물학적 연령은 맥압(pulse pressure) 측정을 통해 알 수 있는데, 연령이 증가할수록 동맥은 경직되고 맥압은 증가합니다. 따라서 맥압이 70 이상일 경우에는 고령, 맥압이 70 미만이면 젊은 연령으로 임의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실제 연령보다는 생물학적 연령이 훨씬 유용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편의를 위해 실제 연령이 60 미만이면 젊은 환자, 60 이상이면 고령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Q: 심박수는 어떻습니까? 기저 심박수에 대한 실용적인 임상 가이드라인이 있으십니까?

A:
Framingham Heart 연구를 비롯한 여러 임상 연구에서 환자들이 건강하게 오래 생존하기 위한 최적의 안정 시 심박수를 50 bpm 정도라고 결론짓고 있습니다. 따라서 심박수가 높은 환자에서는 베타차단제를 사용해 안정 시 심박수를 감소시키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정리·메디칼라이터부
  사진·고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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