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부 강현구 기자

“(강청희 상근부회장이) 현 상황에 대해 이해해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지난 18일 새 상근부회장 인선에 대해 발표할 때 추무진 의협회장의 말이다. 사임 못한다고 버티고 있는 강청희 상근부회장이 이해해줄 것이란 답변은 임면권을 쥔 책임자의 입에서 나오기엔 궁색하다.

이번 강 부회장을 둘러싼 사임 논란은 이제까지 거론된 추 회장의 ‘리더십 부재’의 결정판이라고 볼 수 있다. 의료계를 추스르는 리더십이 없다고 지적당하더니 이제는 협회 내, 그것도 심복 중 심복이라 할 수 있는 상근부회장을 설득하지 못해 최악의 상황을 만들었다.

심복을 설득하는데 실패한 추 회장은 새 상근부회장을 발표하는 아침, 퇴임 공문서를 보내는 ‘용단’을 보여줬고, 이에 따른 리더십 부재라는 여론이 일었다.

추 회장은 새로운  상근부회장으로 김록권 전 의무사령관을 임명했다. 충실한 보좌역을 자청하는 인물이면 자신의 리더십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란 포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군인 출신인 새 상근부회장은 “한 조직에서 ‘부’자가 붙은 사람은 뭔가 하겠다고 결심하는 게 아닌 회장의 방향에 따라 조직을 관리하고 보조를 맞춰나가야 한다”며 그의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충실한 보좌만 하겠다는 인물을 최측근으로 선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회장이 모든 권력을 가진 ‘중앙집권 체제’ 구축에 대한 추 회장의 의도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새 상근부회장의 말처럼 조직에서 ‘부’자가 붙은 사람은 보좌역을 충실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 ‘부’자에 담긴 의미가 고작 보좌에만 국한된다면 누가 봐도 편협한 해석일 뿐이다. ‘부’자에는 최고 책임자가 없을 때 조직을 책임져야하는 막중한 권한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충실한 보좌역을 원했다면 상근부회장이나 상임이사를 누구 임명할 건지 고민하지 말고 집행부 전원을 보좌관으로 채우는 편이 낫다.

‘리더’가 아닌 ‘보스’가 충실한 보좌만 원하는데 누가 감히 함부로 의견을 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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