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록권 신임 상근부회장, 개업 경력 없지만 행정전문가 ‘강조’

“민간병원이 처해있는 어려움 등에 대해 잘 모른다. 그러니 많이 배워나갈 생각이다.”

 

의협 새 상근부회장으로 임명된 김록권 신임 부회장은 출근 첫날인 20일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지난 18일 상근부회장으로 인선된 이후 일부 개원의들 사이에서 김 부회장이 과연 개원의를 대변할 수 있을 것이냐는 논란이 제기돼, 이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스스로를 행정전문가라고 표현한 그는 개원을 해본 적이 없다는 논란에 대해 “개원한 적이 없으니 개원가를 모르는 건 당연하지만, 그 일로 준비가 안됐다고 하면 안 된다”며 군 병원장 경력이 13년에 달하지만 민간병원이 처해있는 어려움에 대해 잘 모른다. 그래서 많이 배워나갈 생각“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행정전문가답게 첫 상임이사회를 통해 행정적으로 의협의 보완될 점을 찾아냈다.

그는 “군이나 공무원 집단이 행정적으로 가장 정비가 잘 돼있는 곳으로, 그 장점을 의협에 이식하는 게 내 역할”이라며 “일례로 현재 상임이사회 회의록 보고 형태가 서술형에 나열식으로 되어 있다. 이를 단어 몇개로도 의사전달 될 수 있는 보고서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부회장은 자기 색을 드러내는 자리가 아니라며 철저하게 회장을 보좌하는 역할만 충실하겠다는 뜻도 보였다.

그는 “한 조직에서 ‘부’자가 붙은 사람은 뭔가 하겠다고 결심하는 게 아닌 회장의 방향에 따라 조직을 관리하고 보조를 맞춰나가야 한다”며 “상근부회장으로서의 포부도 없다. 부자 붙은 사람은 포부가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근부회장의 역할은 고정돼 있지 않다. 내·외부살림을 다 해내야하고 소관을 따질 필요가 없다”며 “군으로 치면 참모장 역할을 해내야하는데 ‘태양의 후예’ 유시진 대위가 그러하듯 주어진 임무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또 “현재 아무런 업무보고를 받지 못한 상황이라 오는 24일 정기대의원총회가 끝난 뒤 업무보고와 함께 당면과제의 우선순위를 정할 생각”이라며 “지금 어떤 현안을 해결하겠다고 말하는 건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관업무에 대한 두려움이나 부담은 없을까? 이전 강청희 전 상근부회장의 경우는 대국회 업무를 맡았기 때문에 신임 상근부회장에게도 같은 역할이 요구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는 “장성 출신이라 남에게 굽히지 않을 거라는 지적이 있는데 굽히는지 아닌지 본 사람이 있는지 묻고 싶다”며 “대관업무도 후배 의사들보다는 내가 더 발이 넓을 것이고, 한 사람을 알아도 내가 더 잘 알지 않을까 싶다”고 피력했다.

또 지난 2006년 의무사령관 시절에 의료계가 반대했던 국방의학전문대학원 설립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안이든 이분법적인 접근은 곤란하다. 군도, 의료계도 만족할 수 있는 제3의 방안을 찾는 게 중요하다”며 “지금은 국방의학전문대학원이 아닌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추진하는 국립보건의과대학 신설이 더 큰 이슈”라고 해명했다.

이어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에 대해서는 “원격의료에 전혀 관심이 없는 전문과도 있을 것이고 원격의료가 접목되는 순간 큰 피해를 입는 전문과도 있기 때문에 내가 무슨 말을 해도 한 쪽은 타격을 받는다”며 “다만 군에서 전방 GOP나 도시지방 병사들을 위한 원격진료를 해봤기 때문에 어떤 목적으로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전임 강청희 상근부회장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후임자가 전임자의 잘잘못을 이야기하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본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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