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 천식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 중복된 환자들을 천식-COPD 중복증후군(ACOS)으로 명명하고 진단·치료 전략을 제시했지만 일각에서는 ACOS에 대한 추가적인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임상현장에서는 ACOS로 평가되는 환자들이 확인되고 있지만, 실제 이 환자들에 초점을 맞춘 근거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ACOS 실체 확인

이는 최근 발표된 연구에 대한 논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스페인 Son Espases병원 호흡기내과 Cosio Borja 교수팀이 발표한 CHAIN 연구(Chest 2016;149:45-52)에서는 COPD와 천식이 동반된 환자군이 일정 비율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연구에서는 COPD로 진단받은 환자 831명을 1년간 추적관찰했다. 환자들은 천식 관련 주요 범주(major criteria)와 비주요 범주(minor criteria) 여부로 ACOS를 평가받았다. 주요 범주는 기관지확장제 검사 후 400mL 또는 15% 초과, 천식약물 치료병력이고, 비주요범주에는 혈중 호산구 5% 초과, IgE 100IU/mL 초과, 2번의 기관지확장제 검사결과 200mL 또는 12% 초과인 경우로 설정했다. 이에 연구에서는 주요범주 1개, 비주요범주 2개일 경우 ACOS로 진단했다.

또 연구에서는 ACOS 유무에 따른 베이스라인의 환자특성, CAT 점수, BMI, 기류폐쇄, 호흡곤란, 운동능력, 악화율, 사망률을 평가했다.

1년 추적관찰 결과 ACOS 환자군은 15%였고 이들 중 98.4%는 1년 시점까지 유지됐다. ACOS 환자 중 남성은 81.6%였다.  증상은 경증 ~ 중등증인 비율이 67%, 흡입 코르티코스테로이드(ICS) 투여율은 63.2%였다.
한편 베이스라인 특성에서 차이는 없었고 1년 추적관찰 이후 생존율은 ACOS가 아닌 환자군에서 더 높았다.

ACOS보다는 ACO
CHAIN 연구는 세계천식기구(GINA)·세계폐쇄성폐질환기구(GOLD) 가이드라인과 국내 진료지침에서 제시한 것처럼 COPD 환자면서 천식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환자군이 있다는 점을 코호트 연구를 통해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즉 COPD 코호트에서도 ACOS 환자가 15% 정도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인데 CHAIN 연구와 같은 호에 평론(editorial)을 게재한 영국 국립심장폐연구소 Peter J. Barnes 박사는 이 환자군을 증후군적인 접근보다 천식과 COPD의 페노타입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로, 천식과 COPD 모두 기류제한을 보이지만 호산구성 염증이 동반된 경우 구조적인 부분에서 차이를 보인다는 것. 이에 임상적인 특징보다는 최초 진단받은 질환을 기준으로 천식이나 COPD의 특징이 더해진 페노타입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Barnes 박사는 CHAIN 연구에서 ACOS 비율이 15%로 나타났지만, 천식환자에서는 비율이 더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는 COPD로 최초에 진단된 환자와 다르게 천식환자에서 흡연, 중증천식, 비가역적 기류제한 등의 양상이 영향을 더 크게 미친다는 것이다. 이에 Barnes 박사는 “ACOS보다는 천식과 COPD에서 중복 양상을 보이는 (ACO, Asthma-COPD Overlap) 페노타입으로 보는 게 더 맞다고 본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학 Peter J. Sterk 교수는 다른 방향에서 ACOS를 페노타입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평론(ERS 2016;47:359-361)을 통해 “질환을 분류하는 이유는 적절한 치료전략을 선택하기 위한 것이고 이 관점에서 천식과 COPD 가이드라인도 구축돼 왔다”고 전제하며 “ACOS는 기존의 불완전한 기존의 질환 분류체계와 다른 기준에 있는 새로운 페노타입”이라고 정리하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중복’ 여부 확인
하지만 Barnes 박사는 ACOS 분류에 앞서 중요한 것은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부분의 연구에서 천식 특징을 동반한 COPD 환자들은 예후가 좋지 않았고 악화 빈도 및 중증 악화의 비율이 높았으며 증상 발현 빈도도 높았다”고 강조했다. 추가적으로 “삶의 질, 동반질환, 폐기종에서도 좋지 않은 결과를 보였고 기도의 비가역성도 높고 기관지확장제에 대한 반응도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Sterk 교수 역시 환자의 정확한 상태를 평가하기 위한 통합적 평가를 당부했다. 그는 “전통적으로 환자관찰을 통해 획득한 질환 패턴과 함께 폐기능 및 기도과민성, CT, 혈액 마커, 객담, 호기 등에 대한 부분도 함께 평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를 통해 만성 기도질환의 페노타입에 대한 정보를 획득하고 나아가 근거기반 치료전략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3제 병용요법 가능성
덧붙여 Barnes 박사는 COPD 환자에서 ICS 적용이 가능한 경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Barnes 박사는 “대부분의 COPD 환자들은 ICS 용량을 높여도 잘 반응하지 않는다. 하지만 COPD 환자 중 객담 호산구 수치가 증가한 경향을 보인 환자에서는 FEV₁ 개선폭이 큰 것으로 나타난다”며 “객담 호산구 수치가 3% 초과일 때 ICS 용량의 증가는 악화를 유의하게 감소시켰고, 최근 COPD 임상시험 사후분석에서는 혈중 호산구 수치가 2% 초과인 이들에서도 ICS 추가 투여전략의 악화 감소효과가 보고됐다. 특히 6% 초과인 이들에서 효과폭이 더 컸다”고 근거를 제시했다.

Barnes 박사는 “이 근거들은 호산구 수치가 높은 COPD 환자들과 역으로 COPD 양상을 보이는 천식 환자에서 지속성 베타2 작용제(LABA), 지속성 항콜린제(LAMA), ICS의 3제 병용요법이 유의한 효과를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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