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S / ERS / JRS / ALAT Guideline

 

특발성 폐섬유화증(IPF)은 정확한 원인이 확인되지 않는 폐섬유화로 정의된다. 이에 IPF의 병태생리를 밝히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됐고 폐포 상피세포에 대한 신호전달체계의 이상, 응고반응, 상주 섬유모세포의 활성화, 상피간엽이행(epithelial-mesenchymal transition), 섬유세포, 유전자 등 다양한 인자들이 IPF의 잠재적인 발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무엇보다 IPF가 주목받는 이유는 진행성 양상을 보이는 질환이지만 치료할 수 있는 명확한 전략이 없다는 점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흉부학회(ATS)·유럽호흡기학회(ERS)·일본호흡기학회(JRS)·라틴아메리카흉부학회(ALAT)가 공동으로 발표한 2015년 IPF 치료 가이드라인 업데이트는 눈여겨볼 만하다. 2011년판을 업데이트한 것인데 총 12가지 치료전략에 대한 권고사항을 정리했다 새로운 치료전략의 추가와 함께 기존 치료전략의 추가적인 근거들을 검토해 명확한 방향을 정리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편 가이드라인에서는 “특정 치료전략의 우위 또는 단독 병용요법을 권고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하며 환자에 따른 적절한 치료전략을 선택하도록 당부했다.

항응고제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는 우선 항응고제 치료를 평가했다. 일부 연구에서 응고상태가 세포 표면의 수용체 중화 패스웨이(pathway)를 통해 섬유화 촉진에 영향을 준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항응고제가 직접적으로 IPF를 예방해주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정리된 바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에서는 근거들을 분석한 결과, 사망을 포함한 잠재적인 유해사건에 더 무게를 뒀다. 권고사항에서는 사망 위험도를 고려해 IPF 환자에게 경구용 와파린을 투여해서는 안 된다고 제시했다. 단 다른 적응증을 가지고 있는 경구용 항응고제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고 정맥혈전색전성 질환이나 심방세동이 있는 환자는 관련 질환의 가이드라인을 따를 것을 당부했다.

이마티닙
이마티닙(imatinib)은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로 폐섬유아세포-근섬유아세포의 분립과 증식을 잠재적으로 억제하는 기전이다. 2011년 가이드라인에는 관련 권고사항이 없었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한 개의 주요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RCT)을 분석한 결과 위약 대비 유의한 혜택은 없었지만 유해사건 발생률은 높았다. 이에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IPF에서 이마티닙을 권고하지 않았다.

닌테다닙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인 닌테다닙(nintedanib)도 이번 업데이트에 새롭게 등장한 약물이다. 이마티닙과 같은 기전이지만 더 다양한 세포의 성장인자 수용체들을 억제한다.

관련 임상시험에서 위약군과 비교했을 때 50mg, 100mg, 150mg 용량 모두 사망률에 유의한 차이가 없없고, 노력성폐활량(FVC)이 10% 이상 감소된 비율도 더 낮았다. 특히 주요 3상임상인 INPULSIS-1, 2 연구에서도 일관된 결과가 나타났다. 유해사건 발생률은 높았지만 가이드라인 위원회는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고 정리했다. 이를 종합해 가이드라인에서는 닌테다닙 사용을 권고했다.

암브리센탄
암브리센탄(Ambrisentan)은 선택적 ER-A 내피수용체 길항제다. 임상적으로 ET-A·ET-B1 수용체는 혈관팽창에 영향을 미치고, 섬유성폐에서 두 수용체의 수치가 높다는 보고가 제시되면서 IPF에 대한 효과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번 업데이트에서는 암브리센탄 등 ET-A 길항제, 보센탄, 마시텐탄 등 이중 길항제에 대한 근거를 새롭게 분석했다.

하지만 52주간 관찰한 근거를 분석한 결과 혜택보다는 사망위험도를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폐동맥고혈압 여부에 상관없이 질환의 진행, 폐기능 등에 유해한 영향을 미쳤다. 이에 가이드라인에서는 폐동맥고혈압 여부에 상관없이 사용하지 않도록 권고했다.

이중 ERA 보센탄 또는 마시텐탄
암브리센탄과 다르게 이중 ER-A 제제인 보센탄과 마시텐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소견의 강도를 낮췄다. 2011년 가이드라인에서는 소규모 연구를 검토한 결과 혜택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강력하게 사용을 권고하지 않았다. 이번 업데이트에서도 보센탄, 마시텐탄은 임상적으로 권고되지 않았지만, 조건부 사용 비권고로 강도가 약해졌다. 가이드라인 위원회는 “두 약물에 대한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에서 위약군 대비 사망률에 유의한 혜택을 보이지 못했고 질환 진행, 폐기능에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피르페니돈
피르페니돈(pirfenidone)은 다면발현효과를 가진 항섬유화약물이다. 2011년 가이드라인에서는 조건부 사용금지가 권고됐지만,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조건부 사용가능 약물로 반등했다.

동물연구에서는 섬유아세포 확산을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지만 대표 임상인 CAPACITY, ASCEND 연구에서는 추가적인 혜택 없이 고용량 투여군에서 오심, 구토, 소화불량 등이 증가했기 때문.

하지만 가이드라인 위원회는 “기존 연구들에서는 환자군 기준을 너무 엄격하게 설정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하며 “종합분석에서 사망률 및 FVC 개선을 보였다는 점에 무게를 뒀다”고 설명, IPF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약물로 권고했다.

제산제
제산제는 지난 가이드라인에 이어 조건부로 IPF 악화 예방을 위해 투여할 수 있는 약물로 제시됐다. 관찰연구에서 프로톤펌프억제제와 H2 수용체길항제가 IPF의 진행을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고, 회귀분석 연구에서는 생존율에도 유의한 혜택을 보인 것으로 보고됐다. 또 다른 통합적 분석에서는 FCV 감소폭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급성 악화 등 유해사건에는 연관성이 없었다. 아직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입원에서는 상반된 결과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가이드라인에서는 IPF에 대한 효과에 무게를 뒀다.

PDE-5 억제제 실데나필
PDE-5 억제제도 IPF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평가받았다. IPF 환자가 포함된 2개의 무작위 임상시험이 있지만 2011년 가이드라인에서는 명확하게 평가되지 않았었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관련 임상시험을 분석했는데 실데나필이 전반적으로 혜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실데나필을 IPF 치료전략으로 권고하지 않았다.

프레드니손 + 아자티오프린 + N-아세틸시스테인 병용
면역억제제 병용요법의 효과 및 안전성에 대한 근거도 분석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이전부터 면역억제 치료는 IPF에서 중요한 인자로 간주돼 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가이드라인 위원회는 글루코코르티코이드 단독요법 대비 아자티오프린 또는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를 추가하는 전략이 더 효과가 좋을 것으로 전망했고, N-아세틸시스테인에 긍정적인 결과를 보인 초기연구를 감안할 때 3제요법에 대한 가능성에도 높은 비중을 뒀다.
하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병용요법은 임상시험에서 폐기능에 유의한 영향을 주지 못했고 사망률, 삶의 질에도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오히려 위약 추가군 대비 사망율과 입원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조기에 중단됐다. 이에 가이드라인에서는 N-아세틸시스테인, 아자티오프린, 프레드니손 3제 병용요법은 사용하지 않을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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