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서울내과영상의학과의원 이기상 원장

 

당뇨병의 병태생리 관련 연구들이 축적되면서 서양과 아시아의 당뇨병의 차이도 명확해지고 있다. 서양의 당뇨병이 비만으로 인한 인슐린 저항성에서 출발하는데 비해 아시아의 당뇨병은 베타세포 기능부전으로 인한 인슐린 분비능 문제가 시작점이라는 것. 특히 최근 발표된 국내 연구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선천적으로 약한 베타세포 기능에 더해 인슐린 저항성의 문제도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보고했다. 이는 서양과 다른 한국형 당뇨병의 특징을 고려한 치료전략이 요구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2015년 대한당뇨병학회의 Korean Diabetes Fact Sheet에 기술된 국내 처방패턴의 경향은 임상현장에서도 한국형 당뇨병의 특징을 읽어 적절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새서울내과영상의학과의원 이기상 원장은 “실제 임상현장에서 비만형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라 선택하는 치료전략도 메트포르민 또는 메트포르민 + DPP-4 억제제 등으로 전환하고 있는 추세다”고 정리했다.

이유 있는 DPP-4 억제제의 두각
2015년 대한당뇨병학회 Korean Diabetes Fact Sheet 처방패턴 자료에서는 설포닐우레아가 2010년을 기점으로 메트포르민에게 1위 자리를 내어준 것, 그리고 DPP-4 억제제의 처방률이 급격하게 증가한 부분이 눈에 띈다. 이 원장은 임상현장의 경험으로 봤을 때 DPP-4 억제제 처방률의 증가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먼저 그는 “20~30년 전 한국인 당뇨병 환자들은 비비만형에 인슐린 결핍인 경우가 많아 설포닐우레아, 인슐린으로 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베타세포 기능부전으로 인한 비만형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베타세포의 기능에 영향을 주는 DPP-4 억제제의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것.
이 원장은 “DPP-4 억제제의 기전이 혈당강하 효과를 보인다는 점, 또 메트포르민 등 다른 계열의 당뇨병 약제와 병용했을 때도 추가적인 혈당강하 효과를 보인다는 근거들이 축적됐다”며 DPP-4 억제제의 역할에 무게를 뒀다.

강한 혈당조절 효과에 안전성 담보한 치료전략
효과와 함께 안전성 역시 DPP-4 억제제가 널리 사용될 수 있는 주요한 배경이다. 이 원장은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심혈관 안전성, 췌장 관련 아웃컴 등을 입증한 것이 임상현장의 부담감을 덜어줬다고 말했다.
삭사글립틴의 경우 SAVOR-TIMI 53 연구를 통해 심혈관 위험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한 바 있다. 위약군과 비교했을 때 심혈관 사망, 심근경색증, 뇌졸중, 불안정형 협심증, 재관류술, 심부전 등의 위험도 증가는 나타나지 않았다.

단 2013년 연구 최초결과에서는 심부전 입원 위험이 위약군 대비 높게 보고됐지만, 이 원장은 “작년 미국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ADA 2015)에서 미국 보험청구자료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설포닐우레아, 시타글립틴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증가가 나타나지 않아 실제 임상에서는 유의한 위험도 증가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TECOS 연구에서 시타글립틴이 심부전 입원 위험도를 높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임상자료 분석에서 삭사글립틴이 시타글립틴과 유사한 수준의 안전성을 보였다는 점은 심혈관 안전성을 뒷받침해주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고령 환자에 대한 장기간 관리전략
이와 함께 이 원장은 삭사글립틴이 신장장애 환자에게도 안전하게 투여할 수 있고, 혈당변동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도 언급했다. SAVOR-TIMI 53 하위분석 연구(Diabetes Care 2015;38:696-705)에서는 신기능 장애가 동반된 환자에서 알부민뇨 진행을 억제한다는 결과를 보였고, 또 다른 하위분석(Diabetes, Obesity and Metabolism 2015;17:487-494)에서는 2년 시점에서 혈당강하 효과와 함께 HOMA-2β 감소를 통해 혈당변동성도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원장은 “고령 환자들이 신기능 장애를 동반하는 경우도 많고, 오랜 당뇨병 치료기간에서 인슐린 사용량을 높여야 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삭사글립틴은 신기능 장애가 동반된 환자에게도 어느 정도 안전하게 투여할 수 있고 인슐린 사용량 증가도 억제할 수 있다”며 임상현장의 경험을 전했다.

사진·고민수 기자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