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타틴계 무용론에서 에제티미브 병용론까지

 

Residual risk
스타틴이 이상지질혈증의 대표적인 치료제인 것은 불변의 진리다. 하지만 이 단독요법만 가지고 더욱 강력해진 지질이상 병태를 치료하고 심혈관질환 이환과 사망위험을 막아내는 데는 여전히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두 가지 측면에서 조명해볼 수 있다.

The lower
먼저 스타틴 치료에도 불구하고 지질 목표치 달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임상현장의 현실이다. 지질 분야의 석학인 영국 글래스고우대학의 Chris Packard 교수에 따르면,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 환자들 가운데 87%가량이 스타틴이 주를 이루는 지질저하 약물치료를 받고 있지만, 상당수의 환자들이 목표치 달성에 실패한다. 지원군이 필요하다.

The more
특히나 한국인 이상지질혈증 환자들은 고LDL콜레스테롤혈증, 고중성지방혈증,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이 겹치는 복합형 병태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 때문에 스타틴 단독만을 적용해서는 심혈관질환 잔여 위험도의 문제를 해결하기가 힘들다. 지질치료에 추가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병용 파트너가 필요한 이유다. 

 

ADA says…
올해 초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미국당뇨병학회(ADA)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지질치료와 관련해 변화를 시도했다. 비스타틴계 지질치료제의 심혈관 임상혜택을 인정, 스타틴 치료와 병용해 사용할 수 있도록 전격 권고한 것.

가이드라인에서는 당뇨병 환자의 이상지질혈증 치료에 비스타틴계 약물 에제티미브 전략이 처음으로 권고됐다. 미국심장학회(ACC)·심장협회(AHA)를 비롯해 대부분의 순환기·내분비 학회들이 비스타틴계 약물의 심혈관 임상혜택 근거가 부족하다며 외면해 왔는데, IMPROVE-IT이라는 새로운 근거에 기반해 임상적용 권고의 문을 열었다.

ADA는 새 가이드라인을 통해 “중강도 스타틴에 에제티미브를 추가하는 병용전략이 중강도 스타틴 단독요법과 비교해 부가적인 심혈관 혜택을 제공한다”며 “최근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을 경험한 환자 가운데 LDL 콜레스테롤이 50mg/dL 이상이거나 고강도 스타틴에 불내약성을 보이는 경우 고려해 볼 수도 있다”고 권고했다.

ACC·AHA의 전향?
이에 앞서 비스타틴계 약물치료를 배제한 콜레스테롤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던 ACC와 AHA는 비스타틴계 약물전략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인정하며 임상적용을 주문하고 나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양 학회 콜레스테롤 가이드라인 제정위원회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맡았던 Neil J Stone(노스웨스턴의대)과 Jennifer G Robinson(아이오와대학) 교수는 지난해 유럽심장학회의 European Heart Journal에 특별 기고문을 발표, “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RCT)를 통해 비스타틴계 지질치료제 에제티미브의 심혈관질환 예방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비스타틴계 무용론
ACC와 AHA는 2013년 새 가이드라인에서 비스타틴계 지질치료제에 대해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예방의 혜택이 입증된 바 없다”며 “임상적용 근거가 낮다”는 입장에 섰다. 이전 연구에서 △스타틴에 비스타틴계 약물을 더해 LDL 콜레스테롤을 더 낮출 경우 △스타틴 단독 대비 심혈관사건 감소의 혜택이 명확하지 않았고 △비스타틴계 약물추가로 인한 부작용 위험까지 고려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가이드라인은 결국 약물치료 전략으로 스타틴만을 권고했고, 여타 제제의 선택은 배제했다. 하지만 스타틴 자체의 한계, 즉 최대내약용량으로도 LDL 콜레스테롤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는 경우의 대체 또는 보완요법과 고중성지방혈증이나 저HDL콜레스테롤혈증을 커버하지 못하는데 따른 잔여 심혈관질환 위험의 극복방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

에제티미브 병용론
ACC·AHA 가이드라인은 한편으로 “지질 목표치를 없애고 스타틴 강도에 따른 치료전략을 권고함에 따라 비스타틴계 지질치료제의 사용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IMPROVE-IT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이 같은 비판이 더욱 힘을 받았고, 이 때부터 모든 것이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

Stone 교수는 기고문에서 “스타틴에 더해지는 비스타틴계 약물의 추가적인 심혈관사건 감소혜택을 명확히 입증해낸 최초의 연구”라고 IMPROVE-IT을 소개했다. “스타틴과 에제티미브의 병용을 통해 LDL 콜레스테롤을 54mg/dL까지 낮출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심근경색증·뇌졸중·심혈관 원인 사망의 상대위험도가 10% 감소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특히 최대 7년의 치료기간 동안 에제티미브 병용에 따른 부작용 위험의 증가가 없었다는 데 무게를 실었다.

지질치료에 있어 비스타틴계 선택과 관련해서는 “RCT를 통해 스타틴과 병용 시에 ASCVD 위험감소 혜택이 입증되고 안전성이 확인된 약제가 선호되는데, 에제티미브가 이 기준을 만족시킨다”고 밝혔다. Stone 교수는 이에 근거해 “고강도 스타틴에 불내약성인 경우 대체수단으로 중강도 스타틴에 에제티미브를 더하는 병용요법이 고려돼야 한다”며 “에제티미브가 LDL 콜레스테롤 50% 감소를 위한 최대내약용량 스타틴 요법에 추가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IMPROVE-IT
스타틴에 더해지는 비스타틴계 에제티미브의 지질조절 효과 및 심혈관사건 임상혜택을 입증한 IMPROVE-IT 연구의 최종결과가 학계의 입장변화를 유도했다. 비스타틴계 지질치료제의 공식적인 심혈관 임상혜택(1차 종료점 결과)을 보고한 것은 이 연구가 처음이었다.

ACS 환자에서 1년시점의 평균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스타틴 + 에제티미브 병용그룹 53mg/dL, 스타틴 단독그룹 70mg/dL로 차이를 보였다. 비스타틴계 약물의 추가를 통해 기존 LDL 콜레스테롤 목표치보다 큰 폭의 조절이 가능했다. 집중조절 효과는 궁극적인 임상혜택으로 이어졌다. 7년 시점에서 첫 주요심혈관사건 발생률이 32.7% 대 34.7%로, 스타틴 단독군 대비 에제티미브 병용군의 상대위험도가 6.4% 유의하게 낮았다(hazard ratio 0.936, P=0.016, 절대위험도 감소 2%).

연구의 핵심은 두 가지 측면에서 조명할 수 있다. 첫째 스타틴에 비스타틴계 지질치료제를 더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기존 목표치보다 20mg/dL가량 더 낮출 수 있었다. 둘째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최대로 낮게 조절한 결과 심혈관사건 위험이 더 줄었다. IMPROVE-IT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LDL-C 저하 자체로 심혈관사건 감소를 담보할 수 있다’는 LDL 가설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의 설명에 따르면, 에제티미브 병용군에서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12.8mm/dL 더 낮출 때마다 심혈관사건 위험은 7.2% 줄었다.

사후분석

 

올해 초 JACC 2016;67:353-361에 공식게재된 IMPROVE-IT 연구에 대한 사후분석에서는 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의 심혈관 임상혜택을 확증해 주는 결과가 보고됐다. 사후분석 연구팀이 첫 주요심혈관사건 뿐만 아니라 이어지는 추가 심혈관사건을 포함해 총 심혈관사건 빈도를 조사한 결과, 에제티미브 병용의 임상혜택이 더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IMPROVE-IT 연구에서 첫 주요심혈관사건 발생률은 스타틴 단독군 대비 에제티미브 병용군의 상대위험도가 6.4% 유의하게 낮았다(hazard ratio 0.936, P=0.016). 사후분석에서는 이어지는 추가 심혈관사건 발생률을 본 결과, 에제티미브군의 상대위험도가 12%까지 감소해(relative risk 0.88, P=0.002) 임상혜택이 두 배 이상 커졌다. 최종적으로 에제티미브 병용군에서 처음과 두 번째를 모두 포함한 총 주요심혈관사건 감소혜택은 9%였다(relative risk 0.91, P=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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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르바스타틴 + 에제티미브의 죽상동맥경화증 퇴행효과
PRECISE-IVUS, 스타틴·비스타틴계 병용군에서 죽상경화반 용적감소

고혈압과 고혈당 분야에서 강세를 보였00던 고정용량 병용요법, 즉 복합제 전략이 지질 분야에서도 힘을 받고 있다. 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하나의 정제에 혼합한 바이토린(심바스타틴 / 에제티미브)이나 아토젯(아토르바스타틴 / 에제티미브), 로수젯(로수바스타틴 / 에제티미브) 등이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PRECISE-IVUS
이 가운데 아토르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의 임상혜택을 시사하는 연구가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심장학회지 JACC 2015;66:495-507에 게재된 PRECISE-IVUS 연구에 따르면,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 환자에서 아토르바스타틴 + 에제티미브 병용과 아토르바스타틴 단독요법을 비교한 결과 병용군에서 보다 우수한 죽상동맥경화증 퇴행효과가 관찰됐다.

아토르바스타틴 + 에제티미브
일본 쿠마모토의대의 Kenichi Tsujita 교수팀은 “스타틴 치료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환자들이 심혈관질환 잔여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PCI 시술을 받은 일본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아토르바스타틴 단독요법과 아토르바스타틴에 에제티미브를 더하는 병용요법이 LDL 콜레스테롤과 관상동맥 죽상경화반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검증하고자 했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다기관의 전향적·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를 진행, 총 202명의 환자들을 스타틴 + 비스타틴계 병용군 또는 스타틴 단독군에 배정하고 LDL 콜레스테롤 조절 정도와 함께 혈관내 초음파를 통해 죽상동맥경화반의 변화를 관찰했다.

죽상경화반 용적감소
12개월까지 관찰결과, 병용군과 단독군의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63.2±16.3mg/dL 대 73.3±20.3mg/dL(P<0.001)로 에제티미브군의 조절 정도가 유의하게 컸다. 죽상경화반 용적의 변화(PAV, percent atheroma volume)는 -1.4% 대 -0.3%(P=0.001)로 에제티미브군이 더 많은 감소를 나타냈다. 죽상경화반의 퇴행 역시 78% 대 58%(P=0.004)로 에제티미브군에서 우수한 죽상동맥경화증 퇴행효과가 관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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