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PT 후에는…국내 연구팀 단독요법 전환 시 임상혜택 결과 보고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 후 이중항혈소판요법(DAPT) 기간에 대한 논란은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DAPT 치료기간을 결정하는 것은 중재술을 주로하는 심장내과 전문의에게 주요한 숙제였다.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하바드의대 Robert W. Yeh 교수가 해결사로 나섰다. 그는 DAPT 연구의 하위분석을 토대로 DAPT Score를 만들고 이 점수에 맞춰 환자를 맞춤치료하면 효과는 높이고 부작용 위험은 낮출 수 있다는 근거를 지난해 미국심장협회(AHA) 연례학술대회에서 공개했다.

그가 주장한 DAPT score는 크게 ‘환자의 상태’와 ‘시술 시 진행한 구체적인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환자의 상태는 △나이(75세 이상 -2점, 65~74세 -1점, 65세 미만 0점) △당뇨병(1점) △흡연자(1점) △PCI 또는 심근경색증(MI) 이력자(1점), 만성 심부전 또는 좌심실박출량 30% 미만자(2점)로 5개 항목이다. 시술 시 진행한 구체적인 내용은 현재 MI 진단환자(1점), 정맥이식 PCI 환자(2점), 스탠트 직경 3mm 미만 사용 환자(1점) 등 모두 3개 항목이다.

이를 통해 나온 점수에 따라 DAPT 기간을 장기간할 것인지 아니면 단기간으로 할 것인지를 결정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들 토대로 DAPT score가 2점 미만인 저위험군 환자들을 분류해 분석한 결과, 심근경색증 또는 스텐트 혈전증 발생률은 12개월이나 30개월이나 유사했고 MACCE 발생률도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GUSTO 기준 중등도 ~ 중증 출혈은 3.0%와 1.4%로 30개월 치료군에서 두 배 가량 더 발생했다.

이와 함께 DAPT Score가 2점 이상인 고위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는 장기간 투여의 혜택이 나타났다. DAPT 유지군과 위약군 각각의 MI 또는 스텐트 혈전증 발생률이 2.7%와 5.7%로 큰 차이를 보였으며, MACCE 발생률도 4.9%와 7.6%로 벌어졌다. 그러면서도 출혈 위험성은 1.8%와 1.4%로 큰 차이가 없었다. 결과적으로 저위험군에서는 DAPT 기간을 짧게 하고 고위험군은 길게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아울러 DAPT Score 2점 미만(저위험군)과 이상(고위험군)을 비교했을 때 MI 또는 스텐트 혈전증은 2점 이상인 군에서 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 박상준 기자 sjpark@monews.co.kr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 후 이중항혈소판요법(DAPT)을 1년간 안전하게 시행받은 환자들은 연이어 어떤 전략을 적용해야 할까? 이 문제와 관련해 항혈소판요법의 오래된 관행에 이의(異議)를 시사하는 연구결과가 한국인 임상의학자들에 의해 세계 유수의 저널에 보고됐다.

심혈관질환 2차예방을 위한 항혈소판제의 선택에 있어 표준약물 각각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단독으로 비교한 결과다. 우선선택으로 여겨져 왔던 아스피린과 비교해 P2Y12 억제제 클로피도그렐이 출혈위험은 대등한 가운데 심혈관사건은 더 낮추는 것으로 나타나며 기존 연구결과(CAPRIE)를 재확인했다.

Circulation의 선택
성균관의대 송영빈 교수(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팀은 Circulation: Cardiovascular Intervention 2016년 2월 10일자 온라인판에 3년여의 장기간 등록·관찰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약물스텐트(DES) 삽입 후 12개월간 이중항혈소판요법(DAPT) 시행 환자들에서, 이어지는 단독항혈소판요법으로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한 결과, 출혈위험은 비슷했고 허혈사건 재발위험의 감소는 클로피도그렐 단독요법이 우수했다”고 밝혔다.

또 “(관찰연구의 한계로) 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를 통한 확증이 필요하다”면서도 “이번 결과가 허혈사건 2차예방 목적의 단독 항혈소판제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의 최적 선택과 관련해 임상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클 수도 있다”고 의미를 전했다.

DAPT
국내외 주요 가이드라인은 DES 시술을 포함해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환자에게 스텐트 혈전증과 허혈사건 재발의 예방을 위해 아스피린 + P2Y12 억제제의 이중항혈소판요법을 12개월간 적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항혈소판제 단독으로는 고위험군 환자의 심혈관사건 재발위험을 막기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클로피도그렐과 같은 강력한 항혈소판 효과의 약제를 추가해 치료하도록 한 것이다.

12개월 후 단독요법
임상현장에서는 12개월을 기준으로 이전(2·6개월) 또는 이후(24·36개월) 모두 환자의 임상특성에 따라 유동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1년 이상의 경우에는 허혈사건 위험을 잘 막을 수는 있으나 출혈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1년 이하는 출혈위험은 피할 수 있겠지만 심혈관사건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어쨌든 이중항혈소판요법은 무기한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의사의 판단에 따라 언젠가는 단독요법으로 전환해야 한다. 송영빈 교수는 “이 경우 현재까지는 아스피린 단독요법의 선택이 관행적으로 이뤄져 왔지만, 일부에서는 클로피도그렐을 지속하고 아스피린을 중단하는 사례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속쓰림, 위궤양, 위출혈 등 부작용에 의한 순응도 문제로 중간에 아스피린에서 클로피도그렐로 대체되는 경우도 있다. 이에 근거해 항혈소판제 단독요법 전환 시에 클로피도그렐을 선택하는 것은 어떨까라는 질문을 던진 것이고,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이중항혈소판요법 후 클로피도그렐 대 아스피린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했다.

클로피도그렐 vs 아스피린

 

송 교수팀은 삼성서울병원에서 DES 삽입 후 12개월 동안 심혈관 부작용 없이 안전하게 이중항혈소판요법 치료를 받은 환자 3243명을 등록해 관찰연구를 진행했다. 이들을 대상으로 이후 계속되는 항혈소판제 단독치료 선택으로 아스피린(2472명)과 클로피도그렐(771명)의 임상혜택을 비교했다.

특이한 점은 클로피도그렐로 치료받도록 선택된 환자그룹은 본래부터 고연령대,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흡연, 만성 신장질환, 뇌졸중의 빈도가 높았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 클로피도그렐 치료가 집중된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관찰결과 단독전환 후 36개월 시점에서 클로피도그렐군의 심혈관 사망·심근경색증·뇌졸중 복합빈도는 아스피린 대비 46% 낮았다(hazard ratio 0.54, P=0.02). 심혈관 원인 사망도 69%나 유의하게 감소했다(0.31, P=0.04). 한편 주요출혈 위험은 0.9% 대 1.3%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1.03, P=0.95)<그림>.

왜 클로피도그렐인가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클로피도그렐이 앞선 임상연구에서 아스피린 대비 우수한 유효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뇌졸중·심근경색증·말초혈관질환 환자 1만9185명을 대상으로 클로피도그렐과 아스피린을 비교한 결과, 허혈성 뇌졸중·심근경색증·혈관 원인 사망의 복합빈도가 연간 5.32% 대 5.83%로 클로피도그렐의 상대위험도가 8.7% 유의하게 낮았다(P=0.043).

이 연구는 DES가 등장하기 전의 검증이었다는 점에서 올해 새롭게 발표된 송 교수팀의 연구가 갖는 의미는 새롭다. 송 교수는 또 이번 결과와 관련해 기전 상의 특성을 이유로 들었다. 심근경색증이나 스텐트 혈전증이 생기는 기전은 혈소판 응집(활성화)에 의한 혈전의 생성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경로 중 하나가 P2Y12 수용체인데, 클로피도그렐은 이를 억제하는 기전이다. 기전상으로는 항혈소판 효과에 있어 클로피도그렐이 우위에 있다는 것이다.

CAPRIE 1 대 1 비교
이렇게 특성화된 기전에서 기대되는 아스피린 대비 항혈소판 효과와 궁극적인 심혈관질환 관련 임상혜택을 규명한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CAPRIE 연구다. 클로피도그렐과 아스피린 단독요법의 심혈관사건 예방효과를 1 대 1로 직접 비교한 최초의 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RCT)다.

Lancet 1996;348:1329-1339에 발표된 이 연구는 당시 주요 항혈소판제로 처방되던 아스피린과 티클로디핀의 잠재적 부작용 위험을 극복하고 보다 우수한 항혈소판 효과 및 임상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약제로서 클로피도그렐의 역할을 검증하고자 했다.

국제 다기관·무작위·대조군·맹검 방식으로 환자들을 클로피도그렐 1일 1회 75mg 또는 아스피린 1일 1회 325mg 그룹에 무작위 배정해 허혈 뇌졸중·심근경색증·혈관 원인 사망의 복합빈도를 평가했다. 아스피린은 75~100mg이 아닌 325mg 요법이 대조군으로 설정됐다. 환자들은 허혈 뇌졸중, 심근경색증, 유증상 말초동맥질환 병력의 죽상동맥경화성 혈관질환 병력자들이었다.

뇌졸중·심근경색증·혈관사망↓
평균 1.91년의 관찰결과, ITT(intention-to-treatment) 분석에서 두 그룹의 1차 종료점 복합빈도가 5.32% 대 5.83%로 차이를 보였다. 클로피도그렐군의 심혈관사건 상대위험도가 아스피린군에 비해 8.7%(P=0.043) 유의하게 낮았다<표 1>. PPA(per-protocol analysis) 분석에서는 클로피도그렐군의 상대위험도가 9.4%까지 감소하며 아스피린과의 차이를 더 벌렸다.

 

당뇨병 포함 고위험군에서 혜택↑
아스피린 대비 클로피도그렐 단독요법의 임상혜택은 특히 당뇨병을 포함한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환자에서 더욱 두드러지는 것으로 이후 보고됐다. 캐나다 핸더슨연구원의 Jack Hirsh 박사는 JAMA Internal Medicine 2004;164:2106-2110에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환자에서 클로피도그렐과 아스피린의 임상혜택’에 관한 논문(review article)을 게재 “CAPRIE 연구의 하위그룹들을 분석한 결과, CABG 경험·다중혈관질환·1개 이상 허혈사건 병력·당뇨병 환자 등에서 아스피린 대비 클로피도그렐의 심혈관사건 상대위험도가 크게 낮았다”고 밝혔다.

특히 전체 2만여 명의 환자 중 3866명에 달했던 당뇨병 하위그룹에 대한 분석에서는 혈관 원인 사망·허혈 뇌졸중·심근경색증·허혈사건과 출혈로 인한 재입원의 상대위험도가 클로피도그렐군에서 12.5% 유의하게 감소했다(클로피도그렐 15.6% 대 아스피린 17.7%, P=0.042). 클로피도그렐이 당뇨병 환자에서 아스피린에 비해 허혈사건 빈도를 1000명당 21건 더 예방한 것이다<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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