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피린 단독 대비 뇌졸중 위험 32% 줄여

 

미국심장협회(AHA)와 뇌졸중협회(ASA)는 지난 2014년 발표한 ‘뇌졸중 2차예방 가이드라인’에서 “경한 허혈성 뇌졸중(minor ischemic stroke) 또는 일과성뇌허혈발작(TIA) 후 24시간 이내에 아스피린 + 클로피도그렐 병용치료를 고려할 수 있고, 이를 3개월 동안 지속할 수 있다(IIb, B)”고 밝혔다. 뇌졸중 2차예방을 위한 전략으로 단기간의 이중항혈소판요법(DAPT)을 조기에 적용할 수 있도록 권고한 것이다.

CHANCE
이 권고안의 근거가 된 것이 바로 CHANCE 연구다. 지난 2013년 국제뇌졸중학술대회(ISC 2013)에서는 DAPT 전략의 뇌졸중 예방효과를 검증한 CHANCE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연구는 경한 뇌졸중이나 TIA 환자의 급성기 치료로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의 DAPT 전략을 적용했을 경우 뇌졸중 발생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를 검증했다. 결과는 클로피도그렐에 아스피린을 더해 치료한 결과, 아스피린 단독과 비교해 단기적으로 뇌졸중 재발위험을 유의하게 낮출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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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한 뇌경색이나 TIA는 뇌졸중의 위험을 알리는 경고신호로 알려져 있다. 경한 뇌경색은 뇌졸중 증상이 지속되지만 환자에게 장애를 야기하지 않는 상태로 중한 뇌졸중(major stroke)에 선행되는 경우가 많다. 미니 뇌졸중(mini stroke)으로 불리는 TIA는 심하게 좁아진 뇌혈관으로 피가 흐르지 못하다 다시 흐르거나, 뇌혈관이 혈전에 의해 막혔다 다시 뚫린 것으로 잠시 증상이 나타났다가 수분 또는 수시간 내에 사라진다. TIA나 경한 뇌경색 환자에서 2차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뇌졸중 위험을 막기 위해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강조되고 있지만, 급성기의 조기치료 효과에 대해서는 명확한 결론이 없었다.

CHANCE 연구는 이러한 환자들에서 클로피도그렐에 아스피린을 더하는 DAPT의 조기적용을 통해 뇌졸중 위험을 유의하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보고했다. 증상 발생 24시간 이내에 저용량 아스피린 단독 또는 클로피도그렐과 아스피린 병용군으로 무작위 배정돼 치료를 받은 환자들을 90일간 관찰한 결과, DAPT 그룹의 뇌졸중 발생빈도는 아스피린 단독군과 비교해 32% 낮았다(P<0.001). 2차 종료점이었던 뇌졸중, 심근경색증, 혈관 원인 사망의 복합빈도 역시 병용군의 위험도가 31% 낮아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001). 출혈성 뇌졸중 빈도는 두 그룹 모두 0.3%로 차이가 없었고, 출혈위험 역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급성단계 적용 근거
연구는 DAPT 조기치료를 통해 경한 뇌경색이나 TIA에 이어지는 뇌졸중 발생을 줄일 수 있었다는데 의미를 둘 수 있다. 연구를 주도한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Claiborne Johnston 교수는 “이들 환자에게 조기에 DAPT를 시작하면 2차적으로 발생하는 뇌졸중 위험을 30%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CHANCE 1년관찰
뇌졸중 2차예방 목적의 DAPT 치료를 급성기에 적용할 경우 장기적으로 임상혜택을 담보할 수 있다는 연구도 주목받았다. 뇌졸중 초기에 적용된 클로피도그렐 + 아스피린 90일 치료의 유효성·안전성을 검증한 CHANCE 연구를 1년시점까지 더 관찰한 결과다.

Circulation 2015;132:40-46에 발표된 CHANCE 1년관찰 결과에 따르면, 3개월 치료시점에서 확인된 뇌졸중 재발예방 혜택이 12개월까지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CHANCE 연구를 주도했던 중국 베이징티앤탄병원의 Yongjun Wang 교수는 이 병용요법의 임상혜택이 연구종료 시점을 넘어 보다 장기간 유지될 것인지를 파악코자 1년까지 확대관찰을 진행했다.

결과는 1년시점에서 두 그룹의 뇌졸중 빈도가 275명(10.6%) 대 362명(14.0%)으로 클로피도그렐 병용군의 상대위험도가 22% 유의하게 낮았다(P=0.006). 중등도에서 중증출혈 빈도는 클로피도그렐 병용군 7명(0.3%) 대 아스피린 단독군 9명(0.4%)으로 차이가 없었다(P=0.44).

한국 뇌졸중 환자 등록연구
국내 의료진이 우리나라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등록연구 역시 뇌졸중 2차예방에 있어 항혈소판제 단독 대비 병용요법의 효과를 지지하며 새로운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노재규, 한림대의료원 신경과 이병철 교수팀은 유럽심장학회 공식저널 European Heart Journal 2013;34:2760-2767에 ‘뇌졸중 아형에 따른 2차예방’에 관한 연구결과를 발표, “아스피린 또는 클로피도그렐을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 보다 병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2002년 1월부터 2010년 9월까지 전국 30개 병원에 입원한 허혈성 뇌졸중 및 TIA 환자 4만6108명(Korean Stroke Registry, KSR)을 대상으로 장기적인 2차에방 성과를 분석한 결과다. 뇌졸중 아형에 따라 분석한 결과, 동맥경화에 의한 뇌경색 환자에서 항혈소판제 병용요법군의 뇌졸중 재발위험이 단독 대비 11%로 유의하게 감소하는 등 보다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에 대해 “국제표준 진료지침인 단독요법 사용 권고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결과”라며 “뇌경색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단독요법만을 사용하지 말고 뇌경색 유형을 고려해 단독과 병용요법을 함께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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