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내정자 교체 의혹 등 의료계 추측 난무…전문성 비판 여전

국민건강보험공단 급여상임이사 인선 과정에서 5일 만에 내정자가 뒤바뀌어 그 뒷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왼쪽부터 국민건강보험공단 장미승 신임급여상임이사, 김성옥 전 내정자.

앞서 보건복지부와 건보공단에 따르면 신임 급여상임이사에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김성옥 교수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당시 김 내정자의 내정 배경에는 청와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후문이 있었다. 국회 한 관계자는 채용 과정에서 청와대의 추천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내정이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건보공단 관계자도 청와대의 추천이 들어왔던 게 사실이며, 복지부 소속 고위공무원 중 채용 요건에 적합한 인사가 없었던 것으로 판단, 외부인사 영입에 의견이 모아졌다고 전했다.

김 내정자 내정이 알려진 이후 보건의료계 안팎에서는 전문성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크게 일었다. 사실상 낙하신 인사가 아니냐는 우려였다. 그리고 5일만인 29일 건보공단은 신임 급여상임이사에 장미승씨가 임명됐다고 밝혔다. 신임 급여상임이사의 얼굴이 수 일만에 사실상 교체된 것이다.

건보공단은 장 신임 급여상임이사가 전국민 의료보험 개정안 마련, 복지행정 전공 등 건강보험제도에 대한 풍부한 학식과 경륜을 갖췄다고 판단했으며,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조정 능력을 두루 갖춰 급여상임이사 직위에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장 신임 이사 또한 건강보험, 보건의료 분야에서 '낯선 얼굴'인 것을 마찬가지. 때문에 장 이사 임명 배경을 두고도 추측과 뒷말이 이어지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김 전 내정자와 장 신임 급여상임이사 두 인물을 보면, 이대 출신인 점과 여성운동을 해왔다는 점에서 상당히 비슷한 인물”이라며 “김 전 내정자에 대한 반발과 업무 전문성 부족을 지적하자 청와대에서 교체에 나선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 김 내정자는 이화여대 생물학과, 장 신임 이사는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동문이다. 두 인물 모두 한국여성유권자연맹에서 회장과 부회장을 지내며 여성운동에 힘써왔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일각에서는 김 전 내정자와 마찬가지로 장 신임 이사 역시 보건의료분야 이력이 없는 만큼 전문성이 부족하긴 마찬가지라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급여상임이사는 보험급여실, 급여관리실, 급여보장실, 건강증진실 등 건강보험공단의 핵심부서를 총괄하는 자리"라며 "이 같은 핵심 보직에 보건의료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의심받는 외부 인물들이 연달아 오르내리고 있는 것만으로도 비판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건보공단 측은 항간의 주장들을 적극 부인하고 있다.

청와대 발 내정자 교체설과 관련, 건보공단 관계자는 “청와대 내정자로 알려진 이화여대 김성옥 교수는 지원조차 하지 않았다"면서 "장 신임 이사는 정상적 절차를 거쳤고, 서류전형과 면접에 따라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둬 이사직에 낙점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성 부족 논란에 대해서도 “수가협상의 실무적인 부분은 관련 실장과 부장 선에서 이뤄지는 만큼 신임 이사는 이를 총괄지휘하게 될 것”이라며 “실무적인 측면에서도 복지 분야 일을 해왔기에 보건의료분야 문외한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한편, 장 신임 이사는 4월 1일부터 2018년 3월까지 2년의 임기 동안 급여상임 이사직을 수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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