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세계 결핵의 날 맞아 국제공조 강조 ... 다제내성결핵 최소화 전략에 초점

 

세계보건기구(WHO) 3 24일 세계 결핵의 날(World TB Day)을 맞아 결핵 관리를 위한 국제적인 협력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전염성 질환인 만큼 이를 관리하고 퇴치하려면 국제적 차원에서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 부분에서도 적극적인 협력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의 결핵 유병률과 사망률을 보이는 우리나라에서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할 부분이다.

전염성 질환 중 사망률 1
WHO는 우선 결핵이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전염성 질환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예방 및 치료가 가능하지만 1분마다 3명씩 사망하고 있는 만큼 심각한 질환이라는 것. 2014 WHO 통계에서는 960만명이 새로운 결핵 환자로 집계됐고 150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률의 95% 이상은 저중소득국가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WHO "결핵은 공기를 통해 감염되는 만큼 경각심이 필요하다"며 사회 전반적인 주의를 강조했다.

결핵은 소아에서도 유의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2014년 통계에서 새롭게 감염된 소아환자는 100만명으로 이는 전체 결핵 환자의 10~11%에 해당했다. 사망소아는 14 6000명이다. 

HIV 환자에서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다. 2015년 통계에서 HIV 환자 3명 중 1명은 결핵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WHO는 관련 지침을 통해 HIV 양성 음성 환자를 모두 포함해 결핵 증상에 대한 선별검사를 실시하고,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결핵치료를 하되 증상이 없어도 잠복결핵 치료전략을 적용할 것을 권고했다. 현재 결핵 사망자는 HIV 사망자보다 많은 상황이다.

2020년까지 결핵 유병률 50% 낮춘다
WHO가 제시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2030년까지 결핵을 퇴치하는 것(ending the TB epidemic)이다. 현재 결핵 유병률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00년 이후 매년 1.5%씩 유병률이 감소해 현재 2000년 대비 18% 낮아진 상황이고, 1990년 대비 47% 감소했다.

WHO "다제내성결핵(MDR-TB) 관리전략의 업데이트 및 적용, 고속분자검사(rapid molecular test)의 임상현장 도입 등의 결과"라고 자평하면서도 "완전한 퇴치를 위해서는 보건시스템 및 인력, 자금적 지원 등 사회적인 측면과 함께 MDR-TB, HIV 동반감염, 당뇨병, 흡연 등 임상적인 측면의 과제가 남아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도 결핵 퇴치를 위한 관심의 환기가 필요한 시점으로 나타나고 있다. 1953년 항결핵제 수입, 1962년 국가결핵관리사업, 1967년 결핵예방법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관리해왔고 1995년에는 유병률이 1965년 대비 7분의 1 수준까지 감소한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다(보건복지부 국가결핵관리지침, 1996). 하지만 결핵에 대한 사회적 관심의 감소,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신종 인플루엔자 A H1N1 등 타 감염성질환의 유행 등으로 인해 감소세가 둔화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1기 결핵관리종합계획에서 2020년까지 결핵 유병률을 50% 수준으로 줄인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잠복결핵 관리에 대한 추가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며 선제적 관리의 필요성을 밝혔다.  

 

MDR-TB 관리 신중한 2차 전략 선택 강조
2030년 퇴치를 위한 다양한 과제 중 WHO가 무게를 두는 부분은 MDR-TB. MDR-TB는 매년 48만건이 발생하고, 12 3000명이 사망하고 있다. MDR-TB는 말 그대로 2가지 이상 약제에 대해 내성이 있다는 것인데 WHO는 현재 표준 항결핵제 중 가장 강력한 약물로 꼽히는 1차 치료약물인 이소니아지드와 리팜피신에 대한 내성이 있는 경우로 정의하고 있다.

MDR-TB 2차 치료약물로 치료 가능하지만 사용할 수 있는 전략이 제한적이고 언제나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에 2차 치료전략으로 MDR-TB를 치료받고 있는 이들은 11 1000명에 불과하다. 게다가 더 중증의 약제내성인 광범위내성 결핵(XDR-TB)의 경우에는 적용할 수 있는 2차 약물도 많지 않은 상황이다.

MDR-TB 발생 주요 원인은 적합하지 않은 항결핵제 또는 질적으로 좋지 않은 약물 사용이다. WHO 2014 MDR-TB 관리 가이드라인 업데이트를 통해 내성 치료에 앞서 약물내성 발생을 최소화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와 함께 MDR-TB 치료에서도 약물 민감성검사(DST)를 통해 1차 치료약물에 대한 반응도를 확인하고 2차 치료약물도 환자의 거주 국가 및 지역에서의 치료전략을 검토해 선택하도록 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5단계의 치료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큰 틀에서는 주사제를 포함한 4개 이상의 2차 치료약물을 포함해 치료전략을 구성하고, 여기에 피라지나마이드, 플루오로퀴놀론, 에티오나마이드(또는 프로티오나마이드), 사이클로세린 또는 파라-아미노살리실산(PAS)은 포함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플루오로퀴놀론은 이전 세대보다 최신 세대 약물을 우선하도록 했다.

 

▶ 소아결핵 치료전략 정리
WHO는 지난해 12월 소아 결핵환자에 대한 치료전략을 정리해 발표했다.

새로운 고정용량 복합제(fixed-dose combinations)에 관련된 내용으로 WHO "최근까지 소아 결핵환자를 타깃으로 개발된 1차 약물이 없었다. 기존의 약물을 쪼개거나 적정 용량을 투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새로운 약물들로 인해 편리하게 소아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사실 약물 자체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소아에게 투여함에 있어 적합한 형태로 나왔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소아 결핵환자는 치료전략에 높은 감수성을 보이기 때문에 치료가 가능하고, 예방적 치료전략도 효과가 높다"며 소아 결핵관리에서의 약진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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