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정형외과의사회장, 1회용 제제로 나와야…의협 대처 아쉬워

원주에서 발생한 C형간염 집단감염 사태의 원인이 PRP 시술이 아닌 리도카인 재사용이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1회용 리도카인 제재를 출시해야한다는 의견이다.

▲ 대한정형외과의사회 김용훈 회장.

대한정형외과의사회(회장 김용훈)은 지난 27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연수강좌를 진행했다. 이날 연수강좌에는 250여명의 회원이 참석했다.

김용훈 회장은 최근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대한정형외과학회에 발표한 공동 입장문과 함께 원주에서 발생한 C형간염 집단 감염사태의 원인에 대해 설명했다.

앞서 정형외과의사회는 복지부 등과 함께 시중에서 광범위하게 시행되는 PRP(자가혈소판풍부혈장) 시술 행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PRP는 신의료기술 평가를 통과하지 못한 '제한적 의료기술'로 일선 병의원에서 PRP 시술을 한 뒤 환자에게 비용을 받는 행위는 불가하며, 환자가 PRP 시술을 받은 뒤 이미 진료비를 냈더라도 '진료비 확인절차'를 통해 돌려받을 수 있다는 입장을 적극적으로 안내하고 나선 것이다.

김 회장은 “복지부에서 먼저 공동성명서를 내자고 연락이 왔었는데 PRP에 대한 것은 의사회 내에서 이미 2, 3년 전부터 알고 있던 내용”이라며 “오늘 연수강좌에서도 PRP 시술을 할 때 돈을 받아선 안 된다는 이야기를 했었고, 이전에도 이에 대해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번 C형간염 집단 감염사태의 원인은 무엇일까? PRP 시술이 아닌 리도카인 재사용이 문제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사실 원주에서 발생한 C형간염 집단 감염사태의 원인은 리도카인이다”며 “리도카인이 지금 20cc로 밖에 안 나오는데 한번 쓰고 남은 용량을 다시 쓰다보니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리도카인 재사용 문제에 대해선 대한평의사회도 성명서를 통해 밝힌 바 있다. 당시 평의사회는 “의사들이 환자에게 리도카인 5cc정도를 사용하고 나머지는 재사용하지 않고 리도카인 1병값을 청구하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cc 중 나머지 15cc는 버리지 않고 재사용해야 한다는 사유로 5cc 가격만 지급해 리도카인 재사용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지금 복지부는 PRP를 문제의 원인으로 보는데 리도카인이 더 핵심”이라며 “리도카인 1회용 제재가 나오면 이런 일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C형간염 집단 감염사태를 유발한 원주 한양정형외과의원 원장의 자살사건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해당 원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을 때 대한의사협회는 어떤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한 안타까움이었다.

그는 “원주에 C형간염 집단감염 사태가 벌어지고 해당 원장이 목숨을 끊을 때까지 의협은 몸조심만 했다”며 “의협이 나서서 같이 조사를 해서 진상규명에 앞장섰어야 했는데 몸을 사리면서 뒤로 빠지는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왜 이런 사태가 발생했는지, 확실하게 파악하고 문제점을 도출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까지 마련해주는 게 의협이 할 일이고, 이런 모습이야말로 회원권익을 보호해주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정형외과의사회는 이날 연수강좌 프로그램 진행 방식을 새롭게 바꿨다. 기존에는 연수강좌가 끝난 뒤 워크숍을 진행했는데 이번에는 연수강좌와 워크숍을 동시에 진행하는 방식으로 바꾼 것.

그는 “이제까진 연수강좌 프로그램이 모두 끝난 다음에 워크숍을 했는데 하루종일 연수강좌를 듣고 워크숍까지 들으려니 회원들이 피로를 호소했다”며 “그래서 이번에는 회원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초음파와 도수치료에 대한 워크숍을 연수강좌 중간에 병행하는 방식으로 진행해봤다. 회원 반응이 좋으면 계속 이 방식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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