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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 의료기기 유통관리 ‘無無’의료기기종합정보센터 설립 재추진 나섰지만 근거법 마련·유관부처 협의 난항
양영구 기자  |  ygyang@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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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호] 승인 2016.03.28  06: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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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C형간염 집단감염 사태를 계기로 치료재료 관리를 위한 센터, 이른바 '의료기기종합정보센터(가칭, 이하 의료기기정보센터)' 설립에 나섰다.

일회용 의료기기 재사용 문제의 핵심 원인으로 주사기 등 치료재료 유통실태 파악 부족이 꼽히는 만큼 전담부서 설치를 통해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그동안 치료재료에 대한 관리감독을 수행해왔던 식품의약품안전처와의 업무 중복 문제와 함께 의료기기업계에서는 또 하나의 규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어 심평원이 센터를 설립하기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연이은 치료재료 사건사고
심평원은 최근 2016년 주요 추진 업무를 발표하며 치료재료에 대한 유통정보망 구축 기반조성을 위한 '의료기기종합정보센터'의 설립 추진을 공식화했다. C형간염 집단감염 사태로 주사기 재사용 문제가 대두되면서 치료재료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심평원 치료재료실 유미영 실장은 "의약품과 비교할 때 치료재료는 유통 흐름을 파악할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단점"이라며 "이 때문에 C형간염 집단감염 사태와 주사기 재사용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실장은 "일회용 주사기 등 재사용 우려가 있는 치료재료 및 의료기기를 관리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의료기기에 코드를 부여하고 목록을 공개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의료기관과 의료기기 업계에서 공급과 사용량을 신고하도록 하는 등 사업을 시범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심평원은 △중장기 마스터플랜 마련 △단계적 인프라 구축 △의료기기법 개정 및 대체법령 마련 △대내외 이해관계 조율 등에 나설 방침이다. 아울러 △일회용 및 안전관리 치료재료 별도보상 △감염예방 치료재료 별도 보상 등 정책적인 지원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유 실장은 "의료기기법 개정을 통해 신고 의무를 강제하지 않아도 업계와 정부가 서로 협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마련해야 한다"면서도 "의료기기정보센터 설립을 목표로 대내외 이해관계 조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기기 유통정보 관리 필요성 대두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치료재료 등 의료기기의 유통정보 관리의 필요성이 커짐에 따라 심평원이 의료기기관리센터 설립에 나섰지만, 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013년 말 심평원은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의료기기 리베이트 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5만여 종에 이르는 의료기기의 생산과 공급, 폐기 등 이력관리를 위한 의료기기정보센터 설립을 추진한 바 있다.

당시 심평원의 추진 계획을 살펴보면, 의료기기정보센터는 전 의료기기를 대상으로 전자태그(RFID)나 바코드를 부착해 이력관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 의료기기 라이프사이클을 관리하는 구조다. 아울러 RFID에 입력하는 고유식별번호(UDI)에 대한 표준 체계 마련도 추진했다.

실제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난 2012년 실시한 '의료기기 유통구조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에서도 의료기기 전담관리 조직 설립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의료기기관리센터는 의료기기 유통과정에서 불공정행위를 단속하고 사후 안전관리 제고를 위해 의료기기 용기·외장에 표준화된 고유식별코드를 기재하고, 의료기기의 생산·수입 단계에서부터 유통 단계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의 정보관리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의료기기관리센터 설립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다.

보고서는 "의료기기정보센터를 설립하면 의료기기에 대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정보의 즉각적인 보고를 통해 해당 품목에 대해 거래정지 등이 생산, 유통, 판매의 전 단계에서 신속하게 처리가 가능하다"며 "의료기기에 대한 통합관리로 제조연한 등을 고려한 불용시기 관측이 가능해져 노후화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문제도 사전에 차단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복지부는 의료기기정보센터 설립을 위해 총 구축비용 18억 2300만원 중 2014년도 예산으로 3억 7000만원을 투입하며, 응용시스템 개발 10억원을 심평원 2014년 예산에 반영하고 부족잔액 4억 5300만원은 리스를 통해 활용하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삭감되면서 사업이 사실상 중단됐다.

   
 

뚜렷한 계획 없는 심평원
심평원이 의료기기정보센터 설립에 다시 나섰지만, 실제로 의료기기정보센터가 설립되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심평원 내부에서도 의료기기정보센터 설립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과 방안이 마련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먼저 롤모델로 삼고 있는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이하 의약품관리센터)는 약사법을 근거로 운영 중인 반면, 심평원이 추진 중인 의료기기관리센터는 센터 설립 및 운영을 위한 근거법이 없는 상황이다.

심평원 유미영 치료재료실장은 "2012년 현 더불어민주당 오제세 의원이 의료기기정보센터의 근거가 되는 의료기기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지만 국회에 계류 중"이라며 "19대 국회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C형간염 집단감염 사태와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문제가 불거지면서 의원들이 다시 해당 법안을 살피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실장은 "국회가 근거법 마련을 빠르게 추진한다면 상반기 중으로 의료기기정보센터가 설립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만약 근거법이 마련되지 않으면 20대 국회에서 다시 같은 법을 받아서 하면 된다"고 말했다.

특히 앞서 한 차례 의료기기관리센터 소관 부처를 두고 복지부와 식약처 간의 의견대립이 있었던 만큼 심평원과 식약처 간의 의견대립도 다시 한 번 예상된다.

당시 복지부는 의료기기정보센터의 본질은 의료기기 유통 흐름 파악을 통한 유통거래질서 확립인 만큼 심평원이 지정·운영해 관련 시스템 구축 및 전문성 보유를 주장한 반면, 식약처는 의료기기 생산부터 사용까지 단계별 안전관리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소관 부처로 적합하다는 의견을 내세우며 팽팽히 맞선 바 있다.

유 실장은 "의료기기정보센터는 복지부든 식약처든 누군가는 해야 할 때"라면서 "심평원은 요양기관에 대한 관리체계를 갖고 있고, 의약품관리센터를 운영해 본 경험이 있기에 일회용 치료재료 등 의료기기에 대한 관리를 곧바로 시행할 수 있어 식약처보다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어 심평원은 의료기기정보센터 설립이 당장 진행되지 않더라도 치료재료 관리 업무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유 실장은 "올해 센터가 설립되지 않더라도 치료재료실 차원에서 당장 할 수 있는 부분들은 시행하고 싶다"며 "관리가 필요한 치료재료에 대해 코드를 부여하고 의약품정보센터 운영 노하우를 살려 일회용 주사기를 시작으로 감염 및 안전관련 치료재료를 관리하는 방향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향도 고려 중"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식약처 측은 아직까지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의료기기관리과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식약처 측으로 심평원 의료기기정보센터 설립과 관련한 협의 요청이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만일 심평원 측이 센터를 설립한다면 우리와의 협의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규제” 의료기기업계 반발
한편, 의료기기업계에서는 심평원의 의료기기정보센터 설립 움직임에 또 다른 규제를 양산하고 있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의약품관리센터에서 시행 중인 여러 제도에 대해 제약계가 규제라며 반발하고 있는 것처럼 의료기기업계에서도 의료기기정보센터가 설립되면 또 다른 규제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다.

한 의료기기업체 관계자는 "일회용 주사기 등 치료재료에 대한 재사용 현황은 현지조사를 통해 심평원이 충분히 파악이 가능할 것"이라며 "의료기기의 유통관리를 위해 센터를 설립하는 것은 공공기관의 지나친 통제"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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