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장 임춘수
서울의대 교수
보라매병원 신장내과
최근 '만성 신부전 환자에서의 고혈압 치료'를 주제로 좌담회가 개최됐다. 서울의대 임춘수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Uehara 교수와 서울의대 김세중 교수가 차례로 강연한 후 토론이 이어졌다. 본지에서는 이날의 강연 및 토론 내용을 요약·정리했다.








패널 <왼쪽부터>
류동열 이화의대 교수·이대목동병원 신장내과
박정환 건국의대 교수·건국대병원 신장내과
신성준 동국의대 교수·동국대병원 신장내과
유태현 연세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최범순 가톨릭의대 교수·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고혈압 관리와 국소적 RAS의 역할

Prof. Yoshinari Uehara
Fukuoka University
Japan
한국 및 일본의 고혈압 현황
2014년 질병관리본부가 조사한 한국의 고혈압 발병률에 관한 자료에 의하면 30세 이상의 성인 중 29% 가량이 고혈압이고, 일본의 경우 2012년 조사 자료에서 30세 이상의 성인 중 46% 정도가 고혈압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일본 모두 나트륨 섭취량이 많다는 문제점이 고혈압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일본에서는 해를 거듭할수록 나트륨 섭취가 줄어들고 있어 그에 따라 수축기 혈압이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

RAS 차단제
칼슘 길항제(Ca2+ antagonist)는 일본에서 우선적으로 쓰이는 혈압강하제 중 하나이고 레닌-안지오텐신계(renin-angiotensin system, RAS) 차단제도 많이 사용하는 약물이다. RAS 차단제는 혈압을 낮출 뿐만 아니라 장기 손상을 예방한다는 이점이 있다.
 
RAS의 최종 산물인 안지오텐신 Ⅱ는 신장에 작용해 나트륨과 수분의 흡수량을 증가시킴으로써 혈압을 상승시키고, 혈관에 대해서는 혈관수축 작용을 통해 혈압 상승 작용을 보이며 심근비대, 섬유화, 교감신경 활성 등의 작용을 한다.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ngiotensin receptor blocker, ARB)는 안지오텐신 Ⅱ가 수용체와 결합하는 것을 방해함으로써 안지오텐신 Ⅱ의 기능을 억제하는 약물이다.

Olmesartan의 혈압 강하 효과
Olmesartan의 혈압 강하 효과는 다른 ARB 계열 약물들에 비해서 두드러지게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olmesartan이 안지오텐신 II type 1 (AT1) 수용체와 강하게 결합해 안지오텐신 Ⅱ의 혈관 수축 작용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기 때문이다(Jpn Pharmacol Ther. 2006;34:19-56)<그림 1>.

 
2015년에 일본에서 진행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당뇨병성 신장병증 환자에게 olmesartan을 투여했을 때 소변 내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2(angiotensin converting enzyme 2, ACE2) 양이 두드러지게 증가했는데, ACE2는 안지오텐신 II를 안지오텐신 1-7로 변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즉, olmesartan은 ACE2의 발현을 증가시켜 안지오텐신 1-7의 생성을 증가시킴으로써 혈관 이완, 항섬유화 등의 긍정적인 작용을 보인다.

국소적 RAS에서 Chymase의 역할
RAS는 크게 전신적이거나 국소적인 것으로 나눌 수 있는데, 전신적인 경우에는 ACE에 의해서 안지오텐신 I이나 II 등이 증가하지만 국소적으로 조직에 작용하는 경우에는 ACE 외에 근육 내 효소인 chymase가 안지오텐신 I이나 II를 증가시킨다. 특히 동맥과 같은 심혈관계나 신장 조직에서는 안지오텐신 II의 발생이 80% 이상 chymase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인간의 대동맥 조직으로 실험한 결과, 죽상동맥경화증(atherosclerosis) 병변 조직에서 chymase 활성이 매우 높았다(Hypertension. 1999;33:1399-1405). 동맥혈관 조직에서 chymase의 활성을 조절하는 인자를 알아보기 위해 관상동맥협착증 환자의 속가슴동맥(internal thoracic artery)에서의 chymase 활성 및 이에 의한 안지오텐신 II 증가량을 측정했다.

그 결과, chymase 활성은 전체 콜레스테롤 수치 및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low-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 LDL-C) 수치와 양의 상관 관계가 있음이 나타났고, 이는 콜레스테롤이 국소적 RAS를 자극한다고 해석될 수 있다(Hypertension. 2000;35:55-60).

또한, 고혈압 햄스터 모델에 olmesartan을 투여한 후 심장과 대동맥 조직의 안지오텐신 II 발현량을 조사한 결과, 안지오텐신 II의 발현량은 chymase 활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이 나타났다(World J Hypertens. 2013;3:9-17).

그 외에 마우스의 비만세포종 세포에서 homocysteine이나 활성산소(reactive oxygen species, ROS)가 chymase 활성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세포에 homocysteine이나 활성산소 처리 후 chymase 활성이 증가했는데, 카탈라아제(catalase)나 과산화물제거효소(superoxide dismutase)를 함께 처리한 결과 chymase 활성이 감소함을 보였다. 그러나 이는 동물 모델에서의 결과로 사람에서의 결과를 의미하지는 않는다(Hypertens Res. 2010;33:149-54).

고혈압 치료의 기본
고혈압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나트륨의 제한과 운동이 필수적이다. 12주간 마우스에 2%의 소금물을 투여한 결과 지속적으로 혈압이 증가했는데 ARB 및 알도스테론 수용체 차단제를 함께 투여한 군은 혈압 상승폭이 작았다. Chymase 억제제를 투여했을 때도 고혈압이 개선돼 chymase 억제제가 혈압강하제로서 사용될 수 있음을 보였다(Am J Physiol Heart Circ Physiol. 2015;309:H1987-96).


Discussion 1

임춘수: 강연을 요약하자면 olmesartan의 장점, chymase에 의한 국소적 RAS, 나트륨 섭취에 의한 고혈압 및 chymase 억제제의 혈압강하제로서의 역할 등으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강연에 대한 질문 및 의견 부탁드립니다.

신성준: Chymase 억제제를 ACE 억제제 및 ARB와 함께 사용할 때 chymase의 장점을 잘 나타나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조합으로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십니까?
 
Uehara: 이론적으로 초기 투여할 때는 chymase 억제제와 ACE 억제제를 조합하지만 혈압 강하 효과를 위해서는 chymase 억제제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장기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ARB를 같이 사용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류동열: 적정한 강도의 운동이 혈압을 강하시키는 데 좋다고 하셨는데 운동이 RAS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칩니까?
 
Uehara: 운동하면 순환하는 혈액을 통해서 전신적으로 RAS를 자극하게 됩니다.

박정환: 안지오텐신 II를 감소시키기 위해서 ACE 억제제와 ARB를 함께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Uehara: 2K1C 모델에 ACE 억제제와 ARB를 병용했을 때, olmesartan만 사용했을 때와 큰 차이점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olmesartan을 사용할 때 ACE 억제제를 병용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만성 신부전에서의 고혈압 관리

김세중
서울의대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신장내과
현재 고혈압 가이드라인
Action to Control Cardiovascular Risk in Diabetes (ACCORD) 연구 결과에 따라 유럽심장학회(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 ESC)나 한국고혈압학회(Korean Society of Hypertension, KSH)는 당뇨병 환자의 목표 혈압 수치를 140/85 mmHg로 설정하고, 미국 고혈압 가이드라인(The Eighth Joint National Committee, JNC8)에서는 140/90 mmHg로 설정했다.

만성 신부전 환자의 목표 혈압 수치는 단백뇨 유무에 따라 조금 차이가 있는데, 2012년 신장질환국제기구(Kidney Disease: Improving Global Outcomes, KDIGO) 가이드라인은 단백뇨가 없는 만성 신부전 환자의 목표 혈압은 140/90 mmHg, 단백뇨를 동반한 환자의 목표 혈압은 130/80 mmHg로 설정하고 ESC 역시 당뇨병성, 비당뇨병성 만성 신부전 환자 모두 목표 혈압을 140/90 mmHg로 제안하면서 단백뇨를 동반한 경우에는 목표 수축기 혈압을 130 mmHg로 설정하고 있다. JNC8은 단백뇨에 관계없이 만성 신부전 환자의 목표 혈압을 140/90 mmHg로 제안했다(Kidney Int. 2012;2:337-414).

고령의 고혈압 환자에 대해서는 유럽고혈압학회(European Society of Hypertension, ESH)와 ESC에서 수축기 혈압을 140~150 mmHg로 낮출 것을 제안하고 JNC8에서는 150 mmHg로 낮출 것을 제안했다.

SPRINT 연구
연구 설계
Systolic Blood Pressure Intervention (SPRINT) 연구는 수축기 혈압이 130~180 mmHg인 50세 이상의 환자 중 75세 이상, 뇌졸중 외의 심혈관질환, 만성 신부전, 프래밍험(Framingham) 10년 심혈관 위험지수 15% 이상 등의 심혈관질환 위험 인자 중 하나 이상에 해당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당뇨병 환자, 단백뇨가 심한 환자 등은 연구에서 제외됐다. 9,361명의 환자를 수축기 혈압 120 mmHg 이하 유지군(집중치료군)과 140 mmHg 이하 유지군(표준치료군)으로 나눠 연구를 진행했는데 전체 환자의 28% 정도가 75세 이상이었고 여성이 약 35%,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약 30%였다. 또한 심혈관질환 기왕력이 있는 경우가 20% 정도였고 평균 수축기 혈압은 140 mmHg 정도였으며, 사구체 여과율이 60 mL/min/1.73㎡ 이하인 만성 신부전 환자가 전체 환자의 28% 정도를 차지했다(N Engl J Med. 2015;373:2103-16).

연구 결과
일차 평가변수에는 심근경색, 비심근경색성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뇌졸중, 급성 비대상성 심부전, 심혈관질환 사망 등이 포함됐다. 표준치료군의 평균 수축기 혈압은 134.6 mmHg, 투여 약물의 평균 개수는 1.8개였고, 집중치료군의 평균 수축기 혈압은 121.5 mmHg, 투여 약물의 평균 개수는 2.8개였다. 집중치료군에서 일차 평가변수인 심혈관질환 발생률이 표준치료군보다 유의하게 낮아 연구가 조기에 종료됐고 평균 추적관찰 기간이 3.26년이었다. 연구 결과, 집중치료군에서 표준치료군보다 일차 평가변수의 발생 위험도가 25% 낮았고 총사망률도 집중치료군에서 표준치료군보다 27% 낮게 나타났다<그림 2>.

 
일차 평가변수 중에서도 특히 심부전 및 심혈관질환 사망 사건 발생률이 집중치료군에서 표준치료군보다 매우 낮게 나타났다(각각 p=0002, p=0.005).

연령, 성별, 인종, 만성 신부전 유무, 심혈관질환 기왕력, 혈압의 정도 등에 따라 하위군을 나눠 심혈관질환 발생률을 조사한 결과, 집중치료가 표준치료보다 모든 하위군에서 이점을 보였고 특히 75세 이상 환자에서의 이점이 두드러졌다. 또한 사망 원인을 분석한 결과에서 관상동맥질환에 의한 사망 및 돌연 심장사 발생이 집중치료군에서 표준치료군보다 현저하게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신기능에 대해서는 만성 신부전 환자의 경우 집중치료군과 표준치료군 간 차이가 없었으나 만성 신부전을 동반하지 않은 환자의 경우에는 집중치료군이 표준치료군에 비해 사구체 여과율이 60 mL/min 이하로 30% 이상 감소한 환자의 비율이 더 높았다. 즉, 집중치료가 심부전이나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 면에서는 이점을 보였으나 신기능을 감소시키는 한계를 보였다.

추적 관찰 기간 발생한 중대 이상사례의 경우 총 발생률은 두 군 간에 차이가 없었으나 저혈압, 실신, 서맥, 전해질 불균형, 급성 신부전의 경우 집중치료군이 표준치료군보다 더 발생률이 높았다. 그러나 기립성 저혈압의 경우, 집중치료군이 표준치료군보다 목표 혈압 수치가 더 낮았음에도 집중치료군에서 발생률이 더 낮았다.

고혈압 집중치료의 적용
SPRINT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만성 심질환 기왕력이 있는 50세 이상의 환자, 고혈압 위험이 큰 50세 이상의 환자, 허약하지 않은 고령의 고혈압 환자, 단백뇨를 동반하지 않은 비당뇨병성 만성 신부전 환자 등의 경우에는 수축기 혈압의 목표 수치를 130 mmHg 이하로 권장할 수 있을 것이다.


Discussion 2

임춘수: 약물 개수가 하나 더 늘어나면 심혈관질환 발생률이나 총 사망률이 낮아진다는 내용인 것 같습니다. 강연에 대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신성준: 이완기 혈압의 목표 수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세중: 몇몇 연구에서 이완기 혈압을 80~85 mmHg로 낮추는 것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 바 있지만 대체적으로 전문가들은 이완기 혈압에 대해서는 90 mmHg로 목표 설정하고 있습니다.
 
최범순: SPRINT 연구에서는 어떻습니까?

김세중: 수축기 혈압이 각 군의 목표에 도달했을 때라도 이완기 혈압이 90 mmHg 이상인 경우 약물을 추가하거나 조절했습니다.

임춘수:
심한 단백뇨를 보이는 환자에서 혈압을 더 낮춰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까?

김세중:
단백뇨가 심한 경우에는 추가적인 혈압강하제 사용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연구에서 집중치료 시 급성 신부전이나 전해질 불균형의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므로 혈청 크레아티닌이나 전해질 모니터링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하겠습니다.

유태현: 급성 신부전의 경우 혈동학적 기전에 의해서 유발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구체 여과율이 30% 이상 감소한 환자의 경우 일반적으로 단백뇨가 감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혈압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까, 아니면 혈압을 더욱 강하하는 것이 좋습니까?
 
김세중: 우선 급성 신부전의 원인을 파악하고 만약 환자의 혈동학적 변화가 감지되거나 신전성 신부전이라고 생각되면 ARB나 ACE 억제제를 중단하고, 환자의 체액량을 적절히 유지하도록 조치해야 합니다. 환자의 혈동학적 변화가 안정되거나 체중이 회복되면 ARB나 ACE 억제제를 저용량부터 다시 처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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