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형 헤르페스 바이러스, 클라미디아 등이 주 원인

전 세계 33명의 저명한 과학자들이 치매 발병 원인으로 바이러스와 박테리아를 꼽아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옥스포드, 맨체스터 대학, 남아프리카공하국의 프리토리아 대학 등의 공동 연구팀은 Journal of Alzheimer's Disease 온라인판에 게재된 사설을 통해 "12개국에서 발표된 치매 관련 논문 가운데 근거수준이 가장 명확하다고 판단되는 다수의 연구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12년까지 개발된 치매 치료제 412개가 효능을 입증하는 데 모두 실패한 가운데 고령에서 발견되는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등으로부터 치매 원인을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제1형 헤르페스 바이러스(HSV1), 클라미디아(Chlamydia pneumoniae), 매독의 원인균으로도 잘 알려진 나선상균, 스피로헤타(spirochaete) 등이 포함됐다.

특히 1989년 신종으로 확인됐던 클라미디아는 폐렴, 기관지염, 인두염, 부비동염을 유발하며, 특히 지역사회 폐렴의 약 10~20%를 차지하는 중요한 원인균으로 보고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개발도상국의 소아나 기저질환이 있는 노인연령층에서는 아주 치명적인 질환을 유발한다. 헤르페스 바이러스 역시 중추신경계와 해마가 포함된 대뇌변연계를 손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균은 노인들의 뇌에 잠복해 있다 노인들이 스트레스를 받거나 면역력이 약해지면 다시 활발히 활동한다. 앞서 지목한 헤르페스 바이러스, 클라미디이, 스피로헤티균이 가장 대표적으로 노인들에게 악영향을 미친다는 게 연구팀의 부연설명이다.

바이러스 외에도 노인 5명 중 1명꼴로 보유하고 있는 APOE4 변이유전자도 함께 언급했다. 이 유전자는 전염병에도 취약할 뿐더러 치매 발병 위험도 크게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례로 2013년 미국 콜롬비아 대학 Herve Rhinn 교수팀에 따르면 APOE4 변이유전자를 동반한 사람은 고령에 발생하는 알츠하이머 질환 발병 위험이 다른 변이를 가진 사람보다 10배 더 증가했다.

미국알츠하이머재단 James Pickett 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치매 환자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개발된 치료제들도 전혀 효능 입증해 실패했다"면서 "이쯤에서 수천명의 치매 환자들 뇌에 거대한 수의 다른 성격을 띤 바이러스, 박테리아, 곰팡이균이 감염돼 심하면 사망까지 이르고 있다는 사실에 보다 강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피력했다.

이에 연구팀은 "이미 오래 전부터 뇌 바이러스 감염이 치매와 유사한 증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돼 왔지만, 학자들 사이에서도 추가 연구 등을 시행하는 데 너무 소홀했다"면서 "뇌의 바이러스 감염 등을 막기만 해도 치매 진행을 지연하거나 증상들을 효과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연구팀은 이번 새로운 발견을 통해 치매 뿐 만 아니라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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