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장 송호철
가톨릭의대 교수
부천성모병원 신장내과
최근 'HIT 관리·진단에 대한 최신 지견'을 주제로 좌담회가 개최됐다. 좌장은 가톨릭의대 송호철 교수가 맡았으며 가톨릭의대 신석준 교수와 김영수 교수가 차례로 강연한 후 토론이 이어졌다. 본지에서는 이날의 강연 및 토론 내용을 요약·정리했다.








패널 <왼쪽부터 가나다순>
김병수 가톨릭의대 교수·성바오로병원 신장내과
김영옥 가톨릭의대 교수·의정부성모병원 신장내과
신미정 가톨릭의대 교수·성바오로병원 신장내과
윤선애 가톨릭의대 교수·의정부성모병원 신장내과
윤혜은 가톨릭의대 교수·인천성모병원 신장내과
최의진 가톨릭의대 교수·부천성모병원 신장내과













HIT 질환의 이해

신석준
가톨릭의대 교수
인천성모병원신장내과
"면역성 HIT 치료 시
 Argatroban 등 대체 항응고치료 필수적"

HIT의 정의 및 발생 기전
Heparin 유도 혈소판감소증(heparin-induced thrombocytopenia, HIT)이란 항응고제인 heparin의 투여 시 혈소판 수치가 감소하고 그로 인해 동맥 및 정맥 혈전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HIT는 발생 기전에 따라 비면역성 기전인 I형과 면역성 기전인 II형으로 나눌 수 있으며, II형이 보다 일반적이다. HIT 환자의 경우, heparin 치료 시작 약 5~10일 후 혈액 내 혈소판 수치가 정상 범위 이하로 감소하는 혈소판감소증을 나타내지만, 일반적으로 출혈 위험성을 증가시킬 정도는 아니며 명확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Heparin은 투여된 후 혈소판 표면의 platelet factor 4 (PF4)와 결합해 heparin-PF4 복합체를 생성하는데, heparin에 민감한 환자의 경우 항원성 복합체인 heparin-PF4 복합체에 대응하는 항체를 생성하게 된다. 이 항체의 Fc 절편(Fc portion)은 혈소판 표면에 있는 Fc 수용체와 교차결합하여 혈소판 활성화의 원인이 된다. 활성화 된 혈소판에 의해 prothrombin에서 유래된 미세 입자의 생성은 응고 연쇄반응을 일으키고, 이는 thrombin 생성을 촉진시켜 동맥 및 정맥에 혈전을 형성하게 된다<그림 1>.

 
2005년 발표된 리뷰 논문에서 심혈관 수술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혈액 투석 환자의 0~12%, 심혈관질환 환자의 2~8%, heparin 투여 환자의 0.5~5%에서 항체가 생성된 것으로 조사됐다(Circulation. 2005;111:2671-83).

HIT의 관리
환자가 HIT인 것으로 판단되면 heparin 투여를 중단하고, 지속적으로 혈전증을 모니터링 하여 예방적 혈소판 수혈(prophylactic platelet transfusion)을 피해야 한다. Heparin이 유입될 수 있는 모든 공급원을 차단하고, 환자를 알러지 환자로 분류해 기록한다. 단순한 heparin 투여 중단만으로는 HIT 관리가 불충분하므로 heparin을 대체할 수 있는 항응고제를 투여해야 한다.

HIT에 대한 위험을 낮추고 안정적인 항응고 치료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직접적 thrombin 억제제(direct thrombin inhibitor)를 투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HIT 환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직접적 thrombin 억제제로는 argatroban, lepirudin 등이 있다.

Argatroban과 lepirudin의 반감기는 각각 40~50분, 78분 정도이며, argatroban은 주로 간에서, lepirudin은 주로 신장에서 배설된다.  그러나 lepirudin의 경우 신장 배설 약물이기 때문에 신질환 환자에서 투여 시 용량 조절이 필요할 수 있으며, hirudin 유래(hirudin derivative) 약물이므로 항체가 생성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2014년에 발표된 argatroban과 lepirudin의 효과를 최초로 비교한 무작위 대조군 이중맹검 연구에서는 두 약물의 효과는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argatroban 투여군에서 출혈 위험이 더 낮았다고 보고했다(Critical Care. 2014;18:588).

HIT 환자에서 Argatroban의 치료
간장애가 없는 HIT 환자에서 argatroban의 투여 시에는 초기용량 2 μg/kg/min으로 시작해 최대용량이 10 μg/kg/min을 넘지 않도록 한다. Argatroban 투여 전 heparin 치료를 중단하고, 활성 부분 트롬보플라스틴 시간(activated partial thromboplastin time, aPTT)의 기저치를 확인한다.

aPPT의 목표범위를 기저치의 1.5~3.0배로 조절하고 100초를 초과하지 않도록 하며, 투여 시작 2시간 후에 aPTT 수치를 확인한 후 1일 1회 이상 모니터링 하여 aPPT 수치에 따라 용량을 조절한다. 최대 권장 투여 기간은 14일이다.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percutaneous coronary intervention, PCI)을 시행받은 HIT 환자의 경우 초기용량 350 μg/kg의 argatroban을 bolus로 주입하고 이후 25 μg/kg/min으로 주입한다. 초기 bolus 주입 5~10분 후 활성응고시간(activated clotting time, ACT)을 확인하고 300~450초로 유지될 수 있도록 용량을 조절한다.

신질환 환자에서는 표준 권장 초기용량을 투여하되, 혈액 투석 중인 환자에서 argatroban 치료를 시작하고자 할 때는 argatroban 250 μg/kg을 bolus로 주입한 후 2 μg/kg/min을 지속적으로 주입하고, 치료 종료 1시간 전에 주입을 중단하며, ACT를 170~230초로 유지하도록 한다.  


4T’s Score를 통한 HIT 진단

김영수
가톨릭의대 교수
의정부성모병원신장내과
"4T’s Score 사용한 HIT 진단
 신속한 치료 요구되는 HIT 환자에 도움"

HIT 진단
HIT는 남성보다는 여성, 고령, 수술 환자 및 높은 농도의 heparin을 투여한 경우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도 많다. HIT 환자에서 나타나는 임상 양상으로는 혈소판감소증이 가장 흔하며, 약 90%의 환자에서 발생한다. 혈전증 또한 약 50%의 HIT 환자에서 나타나며, 동맥 혈전증보다는 정맥 혈전증이 흔히 나타난다.

비면역성인 HIT I형 환자에서 heparin 투여 시점으로부터 1~4일에 혈소판감소증이 발생하고 혈전증이 경증으로 나타나는 것에 반해, 면역성인 HIT II형 환자에서는 항체가 생성되는 데 시간이 소요되므로 I형 환자에서보다 혈소판감소증의 발생이 늦게 나타나고 상대적으로 중등증 또는 중증의 혈전증이 발생한다. 이 외에도 피부의 괴사(skin necrosis), 팔·다리의 괴저(limb gangrene), 조직의 경색(organ infarction), 급성 전신성아나필락시반응(acute systemic anaphylactic reaction)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임상 양상만으로 HIT를 진단할 경우 파종성 혈관내응고(disseminated intravascular coagulation, DIC), 면역성 혈소판감소증(immune thrombocytopenia), 수혈 후 자반증(post-transfusion purpura) 등의 혈액 질환과 혼동될 수 있다. 

HIT를 확진할 수 있는 방법은 혈소판감소증이 발생한 환자를 대상으로 heparin-PF4 항체의 생성여부를 평가하는 것인데, 효소 면역 분석법(enzyme-linked immunosorbent assay, ELISA), 유세포 분석법(flow cytometric assay), 세로토닌 분비능 검사(serotonin release assay, SRA), 입자겔 면역 분석법(Heparin-PF4 Particle-gel immuno assay) 등을 이용할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 긴 소요 시간 및 검사의 민감도 등의 문제가 있어 빠르게 치료를 진행해야 하는 HIT 환자에게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HIT 원인 약물인 heparin의 투여 중단에 대한 판단은 임상적 기준을 근거로 결정하게 되며, 대표적인 진단 도구로는 4T’s score가 있다.

4T's Score
4T’s score는 혈소판감소증의 중증도, 혈전증, 발생 시점, 혈소판감소증을 발생시키는 다른 원인(thrombocytopenia, thrombosis, timing, other cause for thrombocytopenia)을 평가해 HIT를 진단하는 도구이다<그림 2>.

 
예를 들어, 발생 시점 항목에서는 heparin 투여 후 5~10일에 혈소판감소증이 발생하거나 혈소판감소증 진단 시점을 기준으로 15~30일 전 heparin을 투여한 적이 있는 경우 2점, 10일이 지나지 않아 발생하면 1점을 부여하고, 혈전증 항목에서는 괴사를 동반하면 2점, 혈전증이 진행 중이거나 재발성인 경우 1점을 부여한다.

이렇게 점수를 부여하는 목적은 환자가 현재 나타내는 증상이 HIT가 아닌 다른 증상에 기인한 것인지를 구분하기 위함이다.

4T's score 외에 HIT Expert Probability (HEP) score를 이용할 수 있는데, 명칭 그대로 HIT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서 개정한 HIT를 진단하는 도구이다.  기존의 4T’s score의 기준에 Nadir platelet count, skin necrosis, acute systemic reaction, bleeding의 세 개 평가 항목이 추가되어 조금 더 세분화되어 있다. 4T's score에 대한 12개의 논문을 대상으로 체계적 고찰 및 메타분석한 연구 결과 4T’s score가 낮을 경우 HIT가 아닐 가능성이 99%로 매우 높았다.  즉, 4T's score가 3점 이하인 낮은 환자의 경우 HIT가 아닌 다른 원인으로 인한 혈소판감소증을 보이는 것으로 간주되며, heparin 치료를 중단할 필요 없이 다른 원인을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반면 4T’s score가 4점 이상인 환자의 경우 혈소판감소증에 대한 다른 원인을 찾을 수 없다면 heparin을 중단하고 심각한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대체 항응고제를 투여해야 하며, HIT 확진을 위한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Blood. 2012;120:4160-67). 점수의 총 합이 6~8점이면 HIT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혈액 투석 환자의 경우 혈소판감소증의 중증도는 평가 기준이 아니며, 발생 시점이 중요한 평가 항목인데, heparin 투여 후 5~14일 사이에 발생했으면 2점, 14일 이후에 발생했다면 1점, 4일 이내에 발생했다면 0점을 부여한다(J Clin Monit Comput. 2015;29:7-9). 투석 환자를 대상으로 HIT가 임상적 예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HIT가 예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만한 혈전 및 괴사 등의 발생률은 미미한 것으로 조사됐다(Thromb Haemost. 2008;100:498-504).


Discussion

김영옥: DIC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혈액 응고 기전이 활성화돼 광범위하게 혈전이 형성되거나 출혈을 일으키는 질환인데, HIT 진단 시 DIC와 구분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있는 지 궁금합니다.
 
김영수: 응고 산물(fibrin clot) 분해 산물인 D-dimer 수치를 평가하는 검사가 DIC를 구분해 내는 데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신미정: Heparin 투여 시 혈전이 잘 생성되는 특성을 가진 환자들이 있는 반면, aspirin만 증량해서 사용해도 안정적으로 상태가 유지되는 환자들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argatroban을 투여하는 것은 대체요법이라기 보다 항응고 요법의 일환으로 보여집니다. 투석 환자 등에서 heparin과 argatroban의 항응고 효과에 대해 비교한 연구가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김영수: Argatroban의 효능 및 효과를 평가한 연구 논문에 heparin과의 비교 자료가 있습니다. Heparin의 경우 aPTT를 급격히 상승시키는 데 반해, argatroban은 용량 의존적으로 완만하게 상승하는 특성을 갖고 있어서 출혈 환자에서도 안정적이라고 생각됩니다. 앞서 얘기했듯이 HIT가 heparin을 투여하자 마자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됩니다. 혈액 투석 환자에서 heparin을 투여하자 마자 혈소판 수치가 감소했다고 한다면 그것은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I형의 경우 항체 형성에 의한 것이 아니고, 생성되는 시점도 빠르지만, 증상도 곧 소실됩니다.

윤선애: 혈액 투석 환자에서 혈소판감소증을 종종 볼 수 있는데, 4T's score 등의 정확한 기준으로 만성 간질환, 골수기능 저하, 혈액응고 장애, 약제 및 투석막 관련 등의 다른 원인에 의한 혈소판감소증이 배제되어야  합니다.
 
송호철: 투석 환자의 1~5%에서 HIT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어떤 것 같습니까?
 
윤혜은: 혈소판 수치가 심각하게 떨어지는 환자는 많이 보지 못했습니다.

김영옥:
4T’s score의 경우 혈액 투석 환자에서 heparin 투여 후 5~14일 사이에 혈소판 수치 감소가 발생했다면 2점, 14일 이후에 발생했다면 1점을 부여하도록 되어 있지만, 14일이 지나서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2점을 주는 것이 현실에 더 맞는 것 같습니다.

최의진:
실제로는 HIT라면 heparin 투여한 지 1~2주 사이에 혈소판이 감소했을 텐데, 그 때 발견하지 못하고 9개월이 지나서 발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신석준:
심장내과에서는 어떤 환자의 경우 heparin을 사용합니까?

신미정: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환자에서 많이 투여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병수:
1~2일만 heparin을 투여해도 항체가 생길 수 있으므로 5일 이상 투여하지 않고 짧게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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