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제 출시는 안심하고 써도 된다는 뜻"
"역전제 출시는 안심하고 써도 된다는 뜻"
  • 박상준 기자
  • 승인 2016.03.18 0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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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마스터의대 존 아이켈붐 박사 맥마스터대학교 교수

새로운 경구용 항응고제(NOAC)에 이어 역전제까지 나오면서 항응고 효과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시대를 앞두고 있다. 국내에서 승인된 첫 번째 약물은 다비가트란(제품명 프라닥사)의 역전제 이다루시주맙(idarucizumab 제품명 프락스바인드)이다. 지난해 말 미국 허가에 이어 국내에서도 지난 4일자로 식약처 허가를 획득했다.

이다루시주맙은 다비가트란에 의한 응급 출혈이 발생하거나 수술이 요구될 때 필요하다. 주입하면 금새 혈액이 굳어지면서 다비가트란 항응고 기능을 조절할 수 있다. 국내 사용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또 어떻게 사용하는지 최근 베링거인겔하임 SPAF 심포지엄 참석차 방한한 캐나다 뇌졸중 석학인 맥마스터의대 존 아이켈붐 교수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 아이켈붐 교수. 캐나다 맥마스터의대에서 NOAC과 관련된 주요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역전제에 대한 연구를 진행중이다.
-미국에 이어 NOAC의 첫 역전제인 프락스바인드가 지난 3월 4일 한국에서도 허가됐다. 어떤 기전을 갖고 있는 약물이며 또 역전제 허가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프락스바인드는 항체로 작용기전은 매우 간단하다. 프라닥사에만 특이적으로 결합하기 때문에 상당히 빠르고 효과적인 역전 효과를 보이는 한편, 역전제가 목표로 하지 않는 다른 응고인자들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아 부작용이 없는 약제이다.

또한, 투약 후 6시간 이내 90% 정도가 체내 밖으로 사라지기 때문에 프락스바인드를 투여한 다음 날 프라닥사를 통한 항응고제 치료를 재개해도 문제가 없다. 허가 의미에 대해서는 앞으로 전문의들이 완전하게 항응고 효과를 컨트롤 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 것이라고 부여하고 싶다. 자동차에 비유를 하자면, 에어백(프락스바인드)을 갖춘 자동차(프라닥사)가 생긴 것이다. 물론 에어백이 필요한 상황을 바라진 않지만 안전을 위해 반드시 갖춰져 있기를 바라는 개념으로 생각할 수 있다.

-역전제를 사용해 본 전문가로서 어떤 평가를 내릴 수 있나?
때로는 너무 획기적이며, 훌륭한 의학적 발전을 경험하면 사람들이 의문을 가지다 결국에는 그 가치를 인정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프락스바인드의 개발이 이에 해당한다. 믿기 어려울 만큼, 획기적인 효과와 안전성을 보이는데, 정말로 손가락으로 꼽힐 정도의 혁신성을 가진 획기적인 약제이다.

NEJM에서 2015년도 가장 중요한 논문들 중 하나로 프락스바인드 논문을 꼽을 정도로 항응고 치료 측면에서 기념비적인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혈액학자로써 향후에 뒤돌아봐도 획기적인 시점으로 회고될 것으로 확신하다.

-어떤 환자들에서 역전제가 필요한가?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적응증은 응급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신속하게 수술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생명을 위협하는 출혈이 발생하고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효과적으로 프라닥사의 항응고 효과를 역전하여 출혈을 관리하는 것이다. 물론, 다양한 원인으로 출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역전제만을 쓰는 것으로는 모든 출혈을 완전히 멈추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항응고 효과를 역전하고 나면, 의료진들은 그 외의 다른 출혈 원인 요소 및 필수적인 응급 관리에 집중해 치료할 수 있게 된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허가의 기반이 된 RE-VERSE AD 연구를 보면 프라닥사 용량에 상관없이 역전제 용량은 5g으로 동일하다. 단일 용량은 괜찮은가?
결론부터 내리면, 프락스바인드는 한 가지 용량으로 각기 다른 프라닥사 용량을 다 커버할 수 있다. 용량 개발 시 목표는 RE-LY연구 대상인 환자들 체내에서 측정된 최고 용량을 커버하고 조금 더 남을 정도의 충분한 역전 효과를 낼 수 있는 용량이었다. 응급 수술이 필요한 상황에서 의료진이 용량에 대한 고민 없이 편리하게 사용함은 물론, 충분히 믿을 수 있는 확실한 항응고 역전 효과를 가진 한 가지 용량 개발을 목표로 한 것이다.

따라서 필요한 용량을 다소 초과한다고 해도 환자에게 해가 되지 않기 때문에 조금 더 여유 용량을 투여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역전제는 안전성 부분이 상당히 중요한데, 현재까지 피연구자인 환자 및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관찰했을 때 이상반응은 거의 보고된 바 없다.

-위약과 비교한 데이터가 없어서 한계점으로 지적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과학자 입장에서 당연히 위약 대조군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3상 임상 디자인에 대한 유럽 및 미국 FDA 관계자들이 위약대조군에 대한 윤리적인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심각한 출혈로 응급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이전 연구들을 통해 역전 효과를 입증한 역전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약을 투여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올바른 선택인지에 대한 우려가 있던 것이다.

아울러, 현재 맥마스터 대학에서 진행 중인 리바록사반이나 아픽사반의 역전제에 대한 연구도 프락스바인드와 마찬가지로 위약대조군 없이 진행했다. 물론 해당 연구는 프락스바인드 만큼 포괄적이지는 않지만 기본적인 틀은 비슷하다. 이와 같은 임상 디자인이 일반화되고 있는 것 같다.

-프락스바인드를 아시아 환자에게 적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동양 뿐만 아니라, 캐나다, 미국에서도  프락스바인드가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아직 분석된 임상 결과가 제한적인 편이다. 다만, 현재 상황에서는 생물학적 혹은 약물학적 관점으로는 동양인들에서의 치료 반응은 전세계 다른 인종에서 관찰된 결과와 일치할 것으로 생각된다.

지금 시점에서 인종 간에 차이를 보일만한 소견은 전혀 없다. 동양인 환자에서 딱히 다른 치료 반응이 나온다고 볼 수 없는 것은 프락스바인드는 정맥으로 주입하는 약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소화기관 흡수율 차이 등으로 인한 효과 차이에 대해서도 걱정할 여지가 없다. 그리고 임상 1상에서 일본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얻었던 결과가 다른 국가에서 얻은 임상 결과들과 별로 차이가 없었다.

-출혈을 일으키는 요인은 다양하다. 아스피린 등 다른 약물들을 프라닥사와 함께 복용하고 있다고 가정할 때, 이런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프락스바인드는 프라닥사의 항응고 효과만을 역전하기 때문에 다른 출혈 이슈에 대해서는 그에 맞는 대책을 찾아 관리해야 한다. 프라닥사를 사용하는 환자에게 출혈이 발생할 경우, 역전제를 쓰면 모든 출혈이 해결될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아스피린 등 다른 약제의 복용, 고령, 신기능 장애, 과거 출혈 기왕력 등 다른 출혈 원인들이 있을 수 있다. 프라닥사의 항응고효과는 출혈의 원인 중 하나에 불과하기 때문에 모든 출혈문제를 프락스바인드가 모두 해결해줄 수는 없다.

현재 항응고제를 쓰고 있는 심방세동 환자들 중에서 약 1/3은 아스피린도 같이 복용한다. 또한 한·중·일 국가에서 아스피린이 출혈의 원인으로 더 많이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스피린의 경우에는 그 효과에 대한 역전이 힘들고, 혈소판 수혈 시 많은 양이 필요하다.

▲ 아이켈붐 교수 교수는 역전제는 사용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만약을 위해 자동차의 에어백과 같은 기능이라고 비유했다.
-다른 NOAC 계열의 역전제의 공급시기도 궁금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올해 연말 정도에 미국에서 다른 항응고약품의 역전제에 대한 허가를 승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에서 승인된다고 해도 제품 생산에 제한점이 있다. 리바록사반과 아픽사반의 역전제, '안덱사넷 알파'의 경우 '포톨라'라는 작은 회사가 개발·생산을 한다.

공장 규모가 작기 때문에 금년 내에 승인되어도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는 2~3년이 지나야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프락스바인드는 베링거인겔하임에서 자사의 연구/개발 시설을 이용해 직접 개발하고 생산하기 때문에 허가를 받아 빠르게 제품을 공급하는데 아무런 이슈가 없을 것이다.

-역전제의 유무가 앞으로 NOAC 처방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이는가?
NOAC의 역전제 등장으로 의사와 환자 모두 프라닥사와 같은 약제를 좀 더 안심하고 널리 사용해서 뇌졸중 발생률을 감소시키고, 중증 장애나 사망 또한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항응고 치료에 있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바로 꼭 필요한 환자들이 항응고제를 통해 항응고 치료를 받아 뇌졸중을 효과적으로 예방하는 것이고, 프락스바인드와 같은 역전제까지 갖춘 프라닥사를 통해 항응고 치료의 관리가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물론 각 치료제마다 장점들이 있어 이를 고려해 항응고 치료제를 선택하여 진행해도 좋다. 지금까지 출혈이 겁이 나서 항응고 치료를 하지 못했다면, 이번 프락스바인드 허가가 매우 반가운 소식일 듯 하다.

-의료진에게 조언하고 싶은 메시지는?
잘 사용하려면 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해서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신속하게 주입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이 마련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사용법을 숙지하는 것이다. 새벽 2시에 응급 환자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프락스바인드를 써본 의료진이 없을 수도 있다. 그렇기에 어떤 경우에서 프락스바인드를 사용해야 하고 어디에 비치됐는지 등에 대해 관련 의료진들이 알 수 있게 병원 내 정보시스템이 갖춰지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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