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브랜드를 쌓아야 한다 ... 병원의 업 분명히 하고 컨텐츠 만들어야

많은 사람이 즐겨 보는 MBC의 '무한도전'. 이 프로그램의 브랜드 파워는 그야말로 대단하다. 몇 달을 못 버티고 사라지는 프로그램이 대부분인 방송계에서 지난 2005년 4월 출발해 지금까지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무한도전은 사람들이 언제든지 믿고 볼 수 있고, 끊임없이 스토리가 만들어지고, 새 코너도 금세 인지도를 얻는다. 브랜드의 힘이다.
전문가들은 병원의 브랜드도 무한도전처럼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언제나 믿고 본다는 것은 상품 신뢰도가 높다는 것으로 의료소비자가 탐색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끊임없이 스토리가 만들어진다는 것은 구전효과로 대중의 관심도가 높다는 것으로 병원의 변동성이 적다는 것이다. 새 코너가 금세 뜬다는 것은 새로운 시장에 안착하기 쉽다는 뜻으로 병원의 확장성을 의미한다.

 

병원의 정의·진정성 분명히 하라

브랜드는 '구별하기 위해, 누군가에게 특정 방법으로 고유의 표시를 강하게 각인한다. 그리고 경험하게 한다'로 정의할 수 있다.

'병원을 브랜딩하라'의 저자인 HBA 송경남 대표는 병원 브랜드는 '우리 병원의 차별적 의료품질을 총체적으로 표현한 것. 그것은 색깔이다. 브랜딩은 그 색깔을 찾아 의료소비자, 대중의 머릿속에 강하게 인식시키는 모든 활동'이라고 정의했다.

송 대표는 "병원이 브랜드를 만들려면 업(業)의 정의를 분명히 해야 한다. 이것이 곧 브랜드의 정체성과 맞닿아있기 때문"이라며 "병원이 왜 존재하는지, 무엇이 될 것인지, 어떤 방향으로 운영할 것인지 등 사명과 비전, 핵심가치 등이 확실해야 브랜드가 한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말한다.송 대표는 브랜드를 만드는 데 10가지 팁이 있다고 조언한다. 우선 상위 조건에 해당하는 것은 업의 본질과 진정성이다. 업의 본질이란 브랜드의 정체성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으로 병원의 목적과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또 "브랜딩 과정에서 병원 직원 모두가 절대적으로 지켜야 할 원칙과 가치관도 형성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정성도 브랜드를 만드는 중요 요소다. 의료소비자에 대한 진정한 배려와 측은지심이 없다면 소비자의 마음은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병원 콘텐츠를 만들어라

브랜드를 만드는 철학이 만들어졌다면 콘텐츠를 찾아야 한다. 병원의 컨셉이 녹아 있는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찾으라는 얘기. 브랜드를 설명하고 힘을 줄 수 있는 요소가 있는 이야기라면 더욱 좋다.

▶ 스토리를 입혀라
모 성형외과는 후배들에게 메스를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병원 옥상에서 트레이닝한 것을 스토리텔링으로 만들었고, 모 안과병원은 안경 쓴 의사들이 라식 수술을 받아 환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원의 데이터를 이용해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 병원만의 상품을 만들어라
병원이 상품을 만드는 것도 브랜드를 만드는 적극적인 방법이다. 브랜드 속의 브랜드로 승부하라는 것이다. 차병원의 소녀들 산부인과나 아이러브 안과의 예스 노안수술-퀵 쌍꺼풀 등이 그 예다.

▶ 환자 오감을 만족시켜라
고객에게 오감을 경험하게 하고 환자 접점을 공략하는 것도 브랜드를 만드는 한 방법이다. 
송 대표는 "LA차병원 산모들에게 미역국을 제공하는 것과 병원 로비 커피숍, 외래 진료실의 클래식 음악 등 고객이 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며 "환자와의 접점 포인트에서 고객이 감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환자 눈높이에 맞춰라
고객접점 부분에서 H+양지병원과 뉴고려병원, 명지병원 등이 눈에 띈다. 양지병원은 의료진이 쉐프로 변신해 암환자에게 식사를 제공하기도 하고, 재능공연으로 2주에 한번씩 공연도 한다. 설날이나 추석에는 환자들이 참여하는 행사를 개최하기도 한다. 뉴고려병원은 소아청소년 병실에 온돌을 깔아 고객을 배려했고, 명지병원은 소아청소년과를 어린이 눈높이에 맞게 만들어 호응을 얻고 있다.

▶ 지역사회와 소통하라

지역사회 연대와 병원 홍보도 브랜드를 만드는 핵심 요소다. 분당 바른세상병원은 유소년야구대회를 주최해 병원의 가치를 알리고 있고, 힘찬병원은 지난 2002년 가정방문 서비스를 시작해 2014년까지 10만 가구를 방문하는 등 지역에서 병원의 이름을 높혀가고 있다.

 

위기는 언제든 올 수 있다

병원 스토리를 만들고 홍보를 해 브랜드를 만들었더라도 지키지 못하면 소용없다. 병원의 위기는 언제 어디서든 올 수 있다.

송 대표는 "모 성형외과가 수술실에서 찍은 간호사들의 사진 한장으로 한꺼번에 무너져내렸다. 병원은 원장만 잘한다고 되지 않는다"며 "원장과 전 직원이 윤리선언을 하고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병원 브랜드의 마지막 요소는 위기관리를 어떻게 하느냐다. 전문가들은 위기가 터졌을 때 즉각 해명하고 시인하라고 조언한다. 물론 잘못이 있을 경우다. 이후 완벽함보다는 빠른 대응으로 핵심 메시지를 반복해야 하고, 병원의 과오가 있을 때는 즉각 사과를 해야 한다. 만일 억울한 오해가 있을 때는 적극적으로 해명하라고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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