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국제 학회_그라나다

"무어인의 눈을 간직한 여인이여"
유럽에서 만나는 이슬람 유산 이색적…집시문화 공존

 `그라나다!
 해질녘이면 투우의 피로
 붉게 물드는 땅이여.
 반항적인 꿈이 어린
 무어인의 매력적인 눈을 간직한
 여인이여.
 온통 꽃으로 뒤덮힌 집시 소녀여.`
 
 세기의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가 즐겨 불렀다는 노래 `그라나다(Granada)`의 한구절이다. 노랫말에서 알 수 있듯이 그라나다에는 무어인의 이슬람 역사와 집시나 투우 등 서구의 정열은 물론 가톨릭 문화까지 함께 담겨 있다. 스페인의 작은 고도(故都)로 널리 알려진 이 도시에서 이달 말 제27차 세계내과회의(27th World Congress of Internal Medicine)가 개최된다.
 국제내과학회(International Society of Internal Medicine) 주관으로 오는 9월 26일부터 10월 1일까지 일주일 일정으로 열리는 이번 세계내과회의는 전세계 관련 전문가들이 총집합해 내과의 과거·현재·미래를 짚어보는 대규모 국제행사다. 1948년 스위스에서 창립된 국제내과학회는 현재 한국을 비롯해 총 58개 회원국으로 구성돼 있다. 내과 학술증진과 전세계 내과의사들의 협력증진을 목표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매 2년마다 세계내과회의를 개최하고 있으며, 지난 2002년 일본 쿄토에 이어 올해 그라나다에서 성대히 막을 올리고 2006년에는 타이완 타이페이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번 대회에는 총 1500여개의 초록이 접수됐으며, 27개의 분야별 세션이 진행되는 등 기존과 같이 대규모의 학술 및 부대행사들이 펼쳐진다.
 스페인 남부에 위치한 그라나다는 수도 마드리드에서 6시간 거리의 조그마한 도시지만, 그 역사 만큼은 큰 상징성을 갖고 있다. 그라나다는 8세기부터 이베리아 반도를 지배해 왔던 이슬람왕국이 그리스도교 세력에 의해 멸망할 때까지 마지막 거점으로 번영을 이뤘던 이슬람 문화의 꽃이었다. 나스르왕조의 마지막 왕인 보압딜이 가톨릭계 세력인 이사벨 1세와 페르난도 5세 왕에게 최후의 보루였던 그라나다를 넘겨주고 아프리카로 쫓겨간 1492년은 이베리아 반도에서 이슬람왕국 최후의 해이자, 에스파니아 통일의 날로 역사에 새겨져 있다. 아직까지도 보압딜 왕이 거했던 알람브라 궁전과 그가 떠나며 궁을 바라보고 울었다는 한탄의 언덕이 유적으로 보존돼 이슬람왕국의 슬픈 역사를 대변해 주고 있다.
 특히, 알람브라궁전은 중세 이슬람 문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귀중한 유산이다. 현재 이슬람교도국이 아닌 유럽에서 그 찬란함을 자랑하고 있는 알람브라궁전에 대한 찬사는 듣는 이의 귀를 솔깃하게 한다. `중세 이슬람 문화의 결정체`, `이슬람 건축의 최고 걸작` 등으로 불리는 알람브라궁전은 그러한 찬사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화려함을 자랑한다. 하지만 다른 유럽의 궁전들처럼 거대함, 보석장식, 그림장식 등으로 화려함을 뽐내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우상숭배를 금지한 이슬람 교리에 따라 내부 장식을 식물과 기하학적인 디자인으로만 구성하였기 때문에 소박하지만 환상적인 모습으로 관광객들을 압도한다.
 또한 물이 귀한 땅에서 살아온 이슬람교도들의 오아시스에 대한 열망은 곳곳에 연못과 분수를 만들어 놓았다. 왕의 여름 별궁인 헤네랄리페에서는 아치형으로 물을 뿜는 분수와 아담하지만 아름다운 정원을 볼 수 있다. 알람브라궁전에서 가장 뛰어난 중정(中庭)으로 손꼽히는 왕궁의 아라야네스 안뜰은 정확한 대칭구조를 이루는 건물 중앙에 사각형의 연못이 있다.
 그라나다의 또 다른 맛은 이슬람 문화유산 뿐만 아니라 16세기부터 꽃피운 그리스도교 문화의 찬란함을 엿볼 수 있다는 데 있다. 16세기에 시작해 18세기에 완성된 그라나다 대사원은 탑의 높이가 57m에 사원내부 길이가 116m에 달하는 중세 고딕양식과 근세의 르네상스 양식이 혼합된 아름다운 건축물로, 20개의 거대한 기둥이 사원을 받치고 있다. 대사원 오른쪽에 있는 전형적 고딕양식의 왕실예배당은 나스르왕조를 몰락시킨 이사벨과 페르난도 왕의 명령으로 지어진 것으로 당시의 위용을 자랑한다.
 차비스 비탈 동쪽 일대의 사크로몬테(Sacromnte)는 집시들이 살고 있는 언덕으로, 거미줄 처럼 뻗어 있는 골목길들이 집시들이 거주하는 동굴로 이어져 있다. 이곳에서 볼 수 있는 플라멩코쇼(타블라오)는 그 강렬함으로 수많은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그라나다 최고의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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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국제 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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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ropean Federation of
Neurological Societies
(EFNS)
4~7일, Paris, France

European Association of
Nuclear Medicine(EANM)
4~8일, Helsinki, Finland

European Respiratory
Society(ERS)
4~8일, Glasgow, UK

11th Asia Pacific League
of Associations for
Rheumatology Congress
11~15일, Jeju, Korea

Heart Failure Society of America(HFSA)
12~15일, Toronto, Ontario,
Canada

Radiology Business
management Association(RBMA)
12~15일, Maimi Beach,
FL, USA

European Society for
Neurogastroenterology &
Motility
16~18일, Canbridge, UK

International Congress of
Cardiac Doppler Society in
Conjunction with Echo Seoul
17~19일, Seoul, Korea

European Society of Cataract
& refractive Surgery
18~22일, Paris, France

Australasian Society for
Ultrasound in Medicine
(ASUM)
23~26일, Sydney, Australia

Cardiovascular &
Interventional Radiological
Society of Europe(CIRSE)
25~29일, Barcelona, Spain

United European Gastroenterology Week
25~29일, Prague,
Czech Republic

American Society of
Nuclear Cardiology(ASNC)
9월29일~10월3일
New York, USA

American Thyroid
Association-Annual Meeting 9월29일~10월3일
Vancouver, Cana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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