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장 최낙천
경상의대 교수
경상대병원 신경과
최근 'Asian Stroke 환자에서의 Cilostazol의 효과'을 주제로 좌담회가 개최됐다. 좌장은 경상의대 최낙천 교수가 맡았고, 동아의대 김대현 교수, 부산의대 조한진 교수, 울산의대 김욱주 교수가 차례로 강연한 뒤 토론이 이어졌다. 본지에서는 이날의 강연 및 토론 내용을 요약·정리했다.








패널 강지훈
성균관의대 교수
삼성창원병원 신경과
패널 양태일
동의의료원
신경과 과장













아시아인에서 발생하는 뇌졸중의 특징

김대현
동아의대 교수
동아대병원 신경과
서론
아시아인에서 발생하는 뇌졸중은 두개내 죽상동맥경화증(intracranial atherosclerosis, ICAS), 소혈관질환(small vessel disease), 출혈성 뇌졸중(hemorrhagic stroke)의 비중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아시아인은 백인보다 뇌의 미세혈관에서 발생하는 열공성 뇌경색(lacunar infarction)의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J Neurol Sci. 2007;2:14-7). 1,982명의 국내 환자 및 1,071명의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환자를 대상으로 뇌졸중 아형(subtype)을 분석한 결과 국내 환자가 미국 환자에 비해 ICAS 및 소혈관질환 유병률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아시아계 미국 환자의 경우에도 국내 환자와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Cerebrovasc Dis. 2010;29:328-35)<그림 1>.

 
2002년부터 2010년까지 국내 환자의 뇌졸중 및 혈관 병변 유형을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대혈관질환의 비중은 그대로 유지되는 반면 심인성 색전증(cardioembolism)은 증가 추세를, 소혈관폐색(small vessel occlusion)은 감소 추세를 보였다. 소혈관질환 환자에서는 심방세동 및 심방조동 위험이 있고 혈압이 조절되지 않거나 지질프로파일이 좋지 않은 경우가 관찰되기 때문에 이들 위험인자를 관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열공성 뇌졸중의 예후
열공성 뇌졸중은 다른 아형의 뇌졸중에 비해 조기 재발률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소혈관질환 환자를 5년간 장기 추적한 결과 다른 아형의 뇌졸중과 비슷한 수준의 무재발 생존율(recurrence-free survival)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Neurology. 2004;62:569-73).

열공성 뇌졸중 환자의 47%가 뇌-소혈관질환 중 열공성 뇌경색이 재발한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하지만 일차 뇌졸중과 재발한 뇌졸중의 아형은 서로 다를 수 있고, 열공성 뇌졸중 발생 후 비열공성 뇌경색(non-lacunar infarction)이 발생하는 경우도 28%를 차지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Brain. 2005;128:2507-17). 또한 열공성 뇌졸중으로 인한 장기 사망률이 허혈성 뇌졸중보다 낮지 않다는 것을 고려할 때 열공성 뇌졸중의 위험성에 대해 좀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뇌미세출혈과 ICH
뇌미세출혈(cerebral microbleed, CMB)은 허혈성 뇌졸중 환자에서 흔히 관찰되며 유병률은 인종 간에 차이를 보인다. 체계적 문헌고찰(systematic review)을 통해 항혈전제(antithrombotic agent)가 CMB 및 두개내출혈(intracerebral hemorrhage, ICH)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warfarin 또는 항혈소판제를 투여한 환자는 투여하지 않은 환자보다 CMB 및 ICH 발생률이 더 높은 경향을 보였다. 또한 ICH와 뇌경색/일과성 허혈 발작 간의 위험성을 비교했을 때는 warfarin 투여군, 항혈소판제 투여군, warfarin 및 항혈소판제를 투여하지 않은 군 모두 ICH 위험성이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항혈전제 치료를 받으면서 CMB를 경험한 환자는 CMB를 경험하지 않은 환자보다 ICH 발생 위험이 더 높았고, 이는 아시아 환자에서 더욱 두드러지는 양상을 보였다(Stroke. 2010;41:1222-8, Stroke. 2013;44:995-1001). ICH가 아시아인에서 높은 빈도로 발생한다는 것은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됐으며, 특히 warfarin을 투여했을 때 ICH 발생률은 서양인 대비 아시아인에서 4배가량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


소혈관질환에서 Cilostazol의 유용성   

조한진
부산의대 교수
부산대병원 신경과
열공성 뇌졸중의 진단
CMB, 열공성 뇌경색, 백질변성(leukoaraiosis)은 서로 다른 형태의 병변으로 발현되지만 소혈관질환에 의한 병변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현재 TOAST 분류에서 열공성 뇌경색은 피질하 영역에 발생한 1.5 cm 미만의 허혈성 병변으로 정의하고 있지만 병변의 크기가 1.5 cm 이상인 열공성 뇌경색도 관찰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특히 급성기에 DWI에서 1.5 cm 이상의 크기를 보였다 하더라도 수개월 후 FLAIR 영상에서 1.5 cm 미만의 병변으로 축소되는 경우도 많으므로 정확한 병변의 크기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추적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출혈 위험
CMB는 GRE 영상이나 SWI에서 2~10 mm 크기의 저음영으로 표출되는데, 고혈압으로 인한 CMB는 주로 심부 또는 피질하 영역에 집중돼 나타나는 반면, 아밀로이드혈관병증의 경우에는 피질과 피질하 영역의 접합부에 나타나는 특징을 보인다. ICH가 있었던 22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에서 CMB는 ICH의 위험인자로 나타났으며, CMB의 발생 부위가 ICH의 발생 부위와 일치하는 결과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항혈전제를 사용하던 도중 ICH가 발생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행된 메타분석에서도 CMB가 존재하는 경우 항혈전제 사용 시 ICH의 발생이 증가하는 결과를 보여 주었다.

따라서 CMB를 동반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열공성 뇌경색 환자는 항혈전제를 사용함에 있어 출혈 위험성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MATCH 연구는 대상 환자를 clopidogrel+aspirin 병용 투여군과 aspirin 단독 투여군으로 나눠 18개월 동안 추적 관찰한 연구로 50% 이상의 열공성 뇌경색 환자가 포함됐다. 그 결과 aspirin 단독 투여군에 비해 clopidogrel+aspirin 병용 투여군에서 출혈 위험이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SPS3 연구에서 6개월 이내에 열공성 뇌경색이 발생한 환자를 clopidogrel+aspirin 병용 투여군과 aspirin 단독 투여군으로 나눠 평균 3.4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역시 병용 투여군에서 출혈 위험이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열공성 뇌경색 환자를 대상으로 clopidogrel+aspirin 병용 투여를 장기간 시행하는 것은 높은 출혈 위험성을 감안해 보았을 때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항혈소판제 투여에 따른 출혈 시간(bleeding time)의 변화를 측정해 보았을 때 clopidogrel 및 aspirin은 출혈 시간을 유의하게 증가시킨 반면 cilostazol은 증가시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aspirin+cilostazol을 병용 투여했을 때도 aspirin만 단독으로 투여했을 때와 비교해 비슷한 출혈 시간을 보여 출혈에 대한 cilostazol의 안전성을 보여주었다. 또한 cilostazol의 뇌졸중 재발 예방에 대한 연구들을 이용해 시행한 메타분석에서도 cilostazol은 aspirin 대비 출혈성 뇌졸중의 위험을 유의하게 감소시켰음을 보여주었다<그림 2>.

 
특히 메타분석에 포함된 환자들의 대다수를 차지한 CSPS2 연구에서 전체 환자의 65%가 열공성 뇌경색 환자로 조사됐고 이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위군을 분석한 결과 cilostazol 투여군이 aspirin 투여군에 비해 출혈 위험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죽상성 동맥분지질환/내피세포 기능
현재 흔히 사용하고 있는 영상 기법만으로는 죽상성 동맥분지질환(branch atheromatous disease, BAD)을 완전히 구분해 내기 어렵다. 따라서 고해상도 자기공명영상을 이용해 BAD를 확인하려는 시도가 지속되고 있으며, 이 영상기법을 이용한 연구에 의하면 MRA에서 정상적인 혈관을 보이는 환자의 51.2%가 BAD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현실적으로 열공성 뇌경색과 BAD로 인한 뇌경색을 정확하게 감별하는 것은 힘들기 때문에 열공성 뇌경색 환자에게 항혈전제를 투여할 때 죽종을 호전시킬 수 있는 약물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으며 TOSS-1 연구에서 cilostazol은 뇌내동맥의 죽종을 호전시키는 효과가 있음이 확인됐다.

진행된 백질변성을 가진 환자의 경우 동맥경직(arterial stiffness)이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러한 동맥경직은 백질변성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열공성 뇌경색 환자에게서 동맥경직을 호전시킬 수 있는 항혈전제를 선택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Cilostazol은 내피세포의 기능을 개선시켜 동맥경직 상태를 호전시킬 수 있는 약물로 ECLIPse 연구의 하위군 분석 결과 cilostazol 투여군에서 transcranial doppler pulsatility index (TCD PI) 값이 대조군과 비교해 유의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당뇨병을 동반한 뇌졸중 환자에서 Cilostazol의 역할

김욱주
울산의대 교수
울산대병원 신경과
혈당 관리와 뇌졸중 예방의 연관성
당뇨병이 독립적인 심혈관 위험인자라는 것은 널리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에 따라 당뇨병과 뇌졸중의 상관관계를 규명하기 위한 연구 또한 여러 차례 시도됐다. 하지만 3,86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UKPDS 33 연구를 비롯한 여러 임상연구 결과, 혈당 관리를 집중적으로 시행한 군과 표준 치료군의 뇌졸중 발생률에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당뇨병 환자에서 Aspirin 치료
2002년부터 2008년까지 죽상동맥경화증이 없는 2,539명의 당뇨병 환자를 aspirin 투여군 또는 위약군으로 나눠 4.37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aspirin은 위약 대비 죽상경화성 사건의 발생률을 감소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JAMA. 2008;300:2134-41).

2009년에 발표된 메타분석 결과에서도 aspirin 투여에 따른 사망률 및 심근경색 발생률 감소가 관찰됐지만, 당뇨병 유무에 따른 하위군 분석 결과 당뇨병 환자군에서 위험도 감소 효과는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Diabetes Care. 2009;32:2300-6).

2012년에 발표된 메타분석 결과를 비롯해 aspirin이 주요 출혈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으므로, 출혈 위험 대비 임상적 이득을 잘 판단해 투여해야 하며, 특히 혈관 합병증이 우려되는 당뇨병 환자에서는 더욱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

Cilostazol의 다면적 효과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DAPC 연구 결과 cilostazol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당뇨병 환자의 내중막두께(intima-media thickness, IMT) 진전을 억제했으며, 아울러 중성지방(triglyceride)의 감소 및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high 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 HDL-C)의 증가를 나타냈으며, 총 콜레스테롤과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low 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 LDL-C) 수치도 개선시키는 경향을 보였다(Circulation. 2010;121:2584-91).

뇌졸중의 2차 예방에 있어 여러 항혈소판제들이 효과적이라고 언급됐지만 고혈압 및 당뇨병 등의 동반질환이 있는 뇌졸중 환자에서도 유의한 효과가 있는지 확인된 연구는 많지 않다.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cilostazol의 효과를 평가하고자 시행된 CSPS 연구에서 당뇨병 유무에 따른 하위군 분석을 시행한 결과, 위약군에서는 당뇨병을 동반한 환자군이 동반하지 않은 환자군에 비해 뇌경색 재발률이 월등히 높았지만 cilostazol 투여군에서는 당뇨병을 동반한 환자군의 뇌경색 재발률이 동반하지 않은 환자군과 거의 유사해 위약군에 비해 63.9%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p=0.008).

이와 같은 결과는 당뇨병 환자에서 뇌경색의 재발 방지를 위해 cilostazol이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2010년 발표된 CSPS2 연구에 의하면 뇌졸중 2차 예방에 있어 cilostazol이 aspirin에 비해 열등하지 않으며 출혈 사건 및 열공성 뇌졸중의 위험을 유의하게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Discussion

최낙천: 최근 cilostazol이 IMT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돼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정상 범위 상 IMT의 증식 정도가 1년에 0.01 mm로 알고 있습니다만, 이것을 명확하게 판단하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대현:
죽종의 진행을 억제(regression)시킨다기보다는 안정화시킨다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statin을 투여해도 IMT의 억제 효과를 직접적으로 관찰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양태일: 개인적으로 다른 항혈소판제에 비해서 cilostazol 투여 시 출혈 위험성이 낮다고 생각돼 당뇨병 환자에서 우선적으로 고려하게 됩니다. 통계를 내보지는 않았지만 aspirin+clopidogrel보다는 aspirin+cilostazol이 좀 더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조한진:
국내에서 진행된 Cilostazol in Acute Ischemic stroke treatment (CAIST trial, Cerebrovasc Dis. 2011;32:65-71) 연구에서는 48시간 이내의 급성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cilostazol과 aspirin의 효과를 비교했었는데, 기존에는 aspirin을 제외한 다른 항혈소판제들은 급성 뇌졸중 환자의 예후를 개선시키지 못했으나, 이 연구를 통해 cilostazol의 효과가 입증된 바 있습니다.
 
최낙천: 2제요법에 cilostazol을 추가한다고 해서 출혈 위험이 증가한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3제요법이 필요하다면 과감히 사용합니다.

김대현:
보통 aspirin+clopidogrel 사용 시 부하 용량(loading dose)부터 사용하는데, cilostazol은 어떻습니까?
 
최낙천: 100 mg부터 시작합니다.
 
조한진: 기존의 연구 결과로 보아 뇌경색의 원인이 대혈관의 협착으로 인한 대동맥색전이라면 aspirin+clopidogrel 2제요법을 단기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죽종의 진행을 억제하고 안정화시키는 것이 목적이라면 cilostazol을 선택할 수 있다고 봅니다.
 
김욱주: TOSS-2 연구에서 뇌졸중 급성기에는 aspirin+clopidogrel, 시간이 조금 지난 후에는 aspirin+cilostazol이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조한진: 사용 중에 약물 교체도 하십니까?
 
강지훈: 초기에 aspirin+clopidogrel을 사용하다가 2~3주 후에 cilostazol로 교체합니다.
 
조한진: Aspirin을 포함한 다른 항혈소판제와 달리 cilostazol은 효소 차단 기전을 통해 다면적 효과를 나타내며, 이로 인해 차별적인 임상적 유용성을 갖는 것으로 보입니다.

  정리·메디칼라이터부
  사진·고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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