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관리하면 당뇨병 진행 막고 고혈당 치료개선”
과체중 또는 비만, 특히 복부비만은 제2형 당뇨병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 고혈당, 고혈압, 이상지질혈증과 더불어 심혈관질환의 주요 위험인자인 만큼 예방과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심혈관 위험인자의 집합체인 대사증후군이 비만을 시작으로 인슐린 저항성 → 고혈당·고혈압·이상지혈증 → 죽상동맥경화증의 과정을 거쳐 심혈관질환으로 종결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특히 체중증가에 따른 인슐린 기능장애의 상관관계를 고려할 때 비만 환자에서 인슐린 저항성에 의한 제2형 당뇨병의 관리는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필수적인 타깃이다.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비만의 관리 역시 마찬가지다. 이를 통해 궁극적인 심혈관질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것은 물론 제2형 당뇨병 치료성적까지 개선할 수 있다. 학계에서는 5% 정도의 체중감소로 체내 혈당량을 유의하게 개선할 수 있으며, 체중 관련 동반질환에도 혜택이 있는 것으로 보고돼 왔다(Diabetes Care 2007;30:1374-1383, 2011;34:1481-1486).
학계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85%가량이 과체중 또는 비만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양에 비해 상대적으로 마른 당뇨병이 많았던 우리나라 역시 최근에는 비만형 당뇨병이 증가하는 추세다. 대한당뇨병학회의 ‘Diabetes Fact Sheet in Korea 2013’에 따르면,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과체중 또는 비만을 동반하고 있다.
비만관리 별도 섹션으로
미국당뇨병학회(ADA)도 당뇨병 환자에게 미치는 비만의 폐해를 고려해 새 가이드라인에서 처음으로 비만관리 섹션을 별도로 구성해 집중논의를 진행했다. ADA는 “비만의 관리가 당뇨병 전단계에서 제2형 당뇨병으로의 진행을 지연 또는 억제하며 제2형 당뇨병 치료에도 혜택을 줄 수 있다”며 비만치료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다. “과체중 또는 비만인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중등도 수준의 지속적인 체중감량을 통해 혈당조절을 개선할 수 있었고, 치료에 사용되는 혈당강하제의 수도 줄일 수 있었다”는 것.
생활요법·약물치료·비만수술
ADA는 비만관리 섹션에서 환자의 체질량지수(BMI)에 따라 식이·운동·행동요법(생활요법), 약물치료, 비만수술을 단계적으로 권고하고 있다. 먼저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제2형 당뇨병 환자 전반에 생활요법이 적용돼야 한다. 약물치료는 BMI 27.0kg/㎡인 환자에서부터 사용하도록 권고했다. BMI 35.0kg/㎡ 이상에서는 비만수술도 고려할 수 있다<표 1>.
“혈당강하제 체중 감소시키거나 중립적이어야”
과체중·비만인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약물치료에 있어서는 혈당강하제의 선택이 우선적인 고려사항이다. 가이드라인은 이와 관련해 “체중에 영향이 없거나 체중감소를 촉진시키는 약제가 선택돼야 한다”며 메트포르민·α-글루코시다제 억제제·GLP-1 수용체 작용제·SGLT-2 억제제 등을 체중감량 효과가 있는 약제로, DPP-4 억제제는 체중에 중립적인 영향을 미치는 약제로 언급했다.
FDA 승인 비만약제
한편 ADA는 새 가이드라인에 비만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된 체중감량 약제들을 소개했다. 이 약제들은 BMI 27kg/㎡ 이상에 하나 이상의 비만 관련 합병증을 보유했거나 BMI 30kg/㎡ 이상에 치료의지가 있는 환자들에게 장기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됐다. 가이드라인에는 이 비만약제들의 유효성과 안전성 관련 특성이 제시돼 있다<표 2>.
당뇨병 환자에서 비만치료 효과
당뇨병 환자에서 체중감소 혜택을 본 연구는 로카세린을 대상으로 한 BLOOM-DM이 대표적이다.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로카세린의 체중감소 관련 유효성과 안전성을 검증한 것이다. 기저시점에서 BMI 27~45kg/㎡, 당화혈색소(A1C) 7~10%로 비만인 당뇨병 환자들을 로카세린 10mg 1일 1회, 로카세린 10mg 1일 2회, 또는 위약군으로 1:1:1 무작위 배정해 체중과 함께 혈당의 변화를 평가했다.
결과는 ITT 분석에서 기저시점 대비 5% 이상 체중이 감소한 비율이 로카세린 1일 2회군에서 37.5%, 1일 1회군에서 44.7%로 위약군의 16.1%와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PP 분석에서는 44.6%, 54.7% 대 17.9%로 차이가 더 벌어졌다(P<0.001). 10% 이상 체중이 감소한 환자의 비율도 마찬가지였다.
혈당조절과 관련해서는 A1C가 각각 0.9%, 1% 대 0.4% 감소했다. 공복혈당은 27.4±2.5mg/dL, 28.4±3.8mg/dL 대 11.9±2.5mg/dL 줄어 역시 로카세린군의 유의한 혜택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비만인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체중과 더불어 혈당의 유의한 개선이 관찰된 만큼,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체중감소에 있어 유용한 전략이 될 것”이라며 로카세린의 역할을 지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