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협, 예방접종 실태조사 발표…민간무료접종 시행 이후에도 변화 없어

지난해 시행된 병·의원 무료예방접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공중보건의사의 업무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회장 백동원)는 17일 ‘안전한 예방접종 가이드라인 구축을 위한 예방접종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를 위해 대공협은 홈페이지 설문조사 프로그램을 통해 예방접종 경험이 있는 2, 3년차 공보의를 대상으로 지난해 8월 10일부터 9월 15일까지 1차 설문조사(105명 응답)를, 올해 1월 11일부터 2월 8일까지 2차 설문조사(42명 응답)를 진행했다.

독감예방접종이 시작되기 전, 실시된 1차 조사 때 일 평균 예방접종 예진환자 수 100건 이하가 19%, 100~200건이 18%, 300건 이상이 63%로 대다수의 보건소, 보건지소에서 일평균 300건 이상의 예방접종을 시행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1000명 이상 접종비율 또한 응답자의 11%나 됐다.

이에 대공협은 독감예방접종이 시작되기 전 독감예방접종 1차 실태조사를 통해 드러난 문제점을 보건복지부에 제시했고, 복지부는 65세 이상 노인 병·의원 무료 독감예방접종이 가능해졌으므로, 그 동안 지적돼 왔던 보건소와 보건지소의 무분별하고 과도한 독감예방접종 업무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병·의원 무료접종으로 인해 바뀐 예방접종 정책의 효과 및 문제점을 알아보기 위해 대공협은 독감예방접종이 끝난 뒤 2차 조사를 실시했는데 상황이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공보의들의 예방접종 업무가 과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공협에 따르면 2차 조사 결과, 일 평균 접종 건수는 100건 이하가 32%, 100~200건이 31%, 300건 이상은 36% 비율을 보였으며 1000명 이상은 10%로 조사된 것.

대공협은 “병·의원 65세 이상 노인 무료 독감예방접종 시행 후 일 평균 접종 건수가 감소했으나, 300건 이상 접종 비율이 36%로 여전히 많은 보건소 및 보건지소에서 과도한 환자수의 예진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한 ‘65세 이상 노인들에 한해 민간 병·의원에서 무료 독감 예방 접종’ 시행 후 예년에 비해 업무량의 변화가 있었냐는 질문에 28%에서는 ‘변화가 없었다’고 응답했고, 10~20% 정도 ‘감소했다’라는 응답이 35%, 30~40% 정도 감소했다는 응답이 25%, 50%이상 감소했다는 응답이 11%로 나타났다.

업무량의 전반적인 감소가 있었음에도 절반 이상의 응답자가 여전히 현재의 접종 업무량이 과중하다고 응답했다.

적절한 예진 시간을 묻는 질문에 모든 응답자가 ‘환자 당 최소 2분 이상’의 예방 접종 진료 시간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3~5분이 적절하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여기에 복지부가 지난해 10월 ‘출장 예방접종 근절’에 대한 공문을 각 지자체에 배포했음에도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노인정, 요양원 등의 비 의료기관으로 출장 예방접종을 나갈 것을 기관장에게 강요받아 시행한 지역이 10군데가 넘었다.

대공협은 “민간 병·의원 위탁으로 전반적으로 예년에 비해 접종건수가 감소했으나 전체적으로 국민들에게 홍보가 부족했고, 수급에 대한 예측을 적절히 하지 못해 민간 병·의원의 백신 공급이 적절히 되지 못했다”며 “보건소의 예방접종 건수가 예방접종 담당 공무원들의 실적으로 평가돼 공무원들의 실적 압박과 비협조로 인해 민간 병·의원과 마찰이 생기는 등 문제점들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개선하려면 무료 예방접종을 모두 민간 병·의원으로 이전하고 보건소에서는 유료 접종, 의료급여 수급자나 장애인 등의 접종에 집중할 수 있게 분리해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안전한 예방접종 문화가 만들어질 때까지 지속적으로 실태조사를 하고, 올바른 정책을 위한 목소리를 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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