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첨가된 물 섭취한 주민들…소두증 등 각종 질병 노출

선청성 기형인 소두증의 주요 원인이 '지카바이러스'가 아닌 살충제로 알려진 '피리프록시펜'일 가능성이 높다는 새로운 주장이 나왔다.

▲ 소두증 신생아는 정상태아와 비교했을 때 듣기 말하기, 쓰기 능력은 물론, 신체적 기능도 현저히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WHO는 머리 둘레가 32㎝ 이하인 상태로 태어난 신생아를 소두증으로 간주하고 있다.

다수의 외신에 따르면 지난주 아르헨티나 의사 단체인 농작물에 농약이 살포된 마을들의 의사들(Physicians in the Crop-Sprayed Villages) 조사결과 브라질 내에서 소두증 신생아가 급격하게 태어나는 이유가 산모의 지카바이러스 감염이 아닌, 유충성장억제제로 쓰이는 피리프록시펜(pyriproxyfen)을 주민들이 사용하는 상수도에 살포한 게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단체가 환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을 조사했더니, 2014년부터 상수도에 피리프록시펜을 첨가했고, 첨가된 물을 먹은 주민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소두증을 비롯한 각종 질병에 노출돼 있었다는 것.

특히 이 지역에는 수백 명의 임산부가 이미 피리프록시펜에 노출돼 있었던 것으로 파악돼, 소두증 연관성을 따져봤을 때 분명 '우연의 일치'는 아니라는 게 의사 단체의 부연 설명이다.

피리프록시펜은 몬산토의 제휴 업체로 알려진 일본 스미토모화학에서 만든 살충제로 브라질 정부가 2014년부터 지카바이러스 매개체로 지목된 모기를 없애기 위해 해당 살충제를 대량 살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주장에 브라질 공공의료단체인 아브라스코(Abrasco)도 피리프록시펜과 소두증 간의 연관성이 높다는 데 이견을 함께 하며 "브라질 당국의 과도한 살충제 사용은 오히려 사람에게 장애를 입힐 가능성이 높아, 불확실한 정보만으로 살충제를 이용해 무조건 모기를 죽이는 것은 옳지 못한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브라질 보건당국은 피리프록시펜 소두증 유발설에 대해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못 박았다.

보건당국은 성명서를 통해 "현재 지카바이러스와 소두증을 연관성을 밝혀내기 위해 바이러스에 감염된 혈액 샘플을 비롯한 조직과 양수 검사를 이용한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면서 "피리프록시펜과 소두증은 전혀 과학적으로 입증이 되지 않은 사실이며, 이들 살충제를 살포하지 않은 지역에서도 소두증이 발생한 것을 이미 확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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